글로벌
훽스트/롱프랑, 합병 後 향배는?
훽스트 마리온 룻셀社와 롱프랑 로라社가 향후 3년 동안 2단계에 걸친 합병절차를 거쳐 '아벤티스'(Aventis)로 재 탄생키로 발표함에 따라 이 새로운 선도적 생명과학기업의 향후 진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합병을 위한 첫단계의 착수를 위한 요람기(gestation period)는 50대 50 지분의 생명과학 합작기업 출범 이후 시점인 향후 6개월 동안의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신생기업체가 모든 법적인 절차를 완료하고 태동기를 건너가기 까지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롱프랑의 쟝 르네 푸르토 회장은 "이번 합병에 대한 아이디어가 처음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90년대 초로 당시는 훽스트와 롱프랑은 룻셀 우클라프(Roussel Uclaf)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있었던 때"라고 회고했다.(훗날 훽스트는 자사의 제약사업부와 룻셀을 합병한 후 美 마리온 메렐다우를 인수, 훽스트 마리온 룻셀을 출범시켰음.)
그러나 정작 이같은 아이디어를 먼저 실행에 옮겨 푸르토 회장 일가족을 독일 하이델베르크로 초청하고 합병과 관련한 의사를 타진한 사람은 훽스트의 위르겐 도르만 회장이었다는 후문이다.
훽스트와 롱프랑의 합병계획 발표는 유럽단일통화의 출범을 정확히 한달 앞두고 터져나온 것이어서 아벤티스는 21세기 새로운 유럽통합의 상징적 존재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아벤티스의 통합과정에서는 프랑스法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도르만 회장은 양사가 이 과정을 원만히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정치가들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유럽의회(European legislation)가 조만간 유럽증권주식회사(European stock corporation)의 설립을 가능케 할 것이며, 이것이 상호의사결정이나 세금문제 등을 해결하고 양사의 통합이 한결 용이하게 완료될 수 있도록 해 주리라는 것.
구조조정 과정에서 요구되는 인력축소 규모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형편이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의 양사 재직자들에게는 이 문제가 핫이슈이다. 양사 고용자의 약 40%가 이들 두 나라에서 종사하고 있어 인력감축에 대한 저항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훽스트만 하더라도 올초 독일의 R&D 담당인력 600명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반발에 직면했었다. 도르만 회장은 아벤티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고용자 대표들과 대화를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96년 산도스와 시바의 합병으로 노바티스가 출범하던 당시 전체 고용자의 10%에 달하는 10,300명이 감축됐었다. 아벤티스가 승계할 인력규모는 95,000명 선으로 알려졌다.
아벤티스 파마(Aventis Pharma)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內 핵심시장에서 마케팅력을 기초로 선도주자(market leader)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탈리아에서는 2위, 영국에서는 3위, 일본 및 브라질에서는 2위업체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약 2,000억엔(16억달러)의 매출실적(pro-forma sales)과 3,800여명의 종사자를 거느린 기업으로 재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도 양사가 별개의 기업으로 경영되었을 당시에 비해 한층 강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內 매출액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경쟁사들로부터 위협적인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아벤티스는 배가된 영업력을 신제품 발매 및 코마케팅 계약성사를 위한 파트너 물색에 적극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IMS가 처방용 의약품 매출실적을 기초로 조사한 제약기업 순위자료에 따르면 양사가 통합할 경우 940억달러를 넘어서고 있는 미국 제약시장의 3% 정도를 점유, 1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합병 前 미국內 랭킹은 훽스트 16위, 롱프랑 22위.)
아벤티스는 백신사업부와 혈장제조업체 센테온(Centeon)을 포함시킬 경우 미국 제약시장에서 머크, 그락소웰컴, 노바티스, 화이자 등에 이어 6위에 랭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훽스트는 지난해 항고혈압제 '카디젬'(딜티아젬)이 8억8,000만달러의 매출실적을 기록했으며, 롱프랑은 항응고제 '로베녹스'(에녹사파린)가 5억달러를 달성한 바 있어 他社의 대표제품들에는 미치지 못했다.
머크, 화이자,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 등의 경우 지난해에 적어도 20억달러의 매출실적을 기록한 거대품목을 한가지씩은 보유하고 있다. 이들 3社의 미국內 총 매출실적 규모는 아벤티스의 2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아벤티스는 미국內 매출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신기술 개발, 광고 및 판매장려책 전개를 위한 예산을 증액할 방침이다. 3,400명선에 달하는 영업인력도 빠른 시일내에 4,000명 수준으로 증원할 예정이다.
현재 롱프랑은 펜실베이니아州 칼리지빌에 소재한 본사인력 2,000명을 포함, 미국내에 4,500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칼리지빌에는 심혈관계 및 유전자 치료제 등의 연구센터도 위치해 있다.
훽스트는 미국 내에서 HMR, HMR & Merrell Pharmaceuticals 등에 6,300명을 고용하고 있다. 본사는 미주리州 캔사스시티에 두고 있으며, 이밖에 뉴저지州 브리지워터에 있는 약물개발센터에 800명이 근무 중이고, 오하이오州 신시내티에도 제조공장이 있다.
도르만 회장은 "아벤티스의 출범이야말로 훽스트와 롱프랑 모두에게 생명과학 분야의 획기적 성장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액의 15%에 달하는 30억달러 정도를 R&D에 투자, 아벤티스를 연구중심 기업으로(research-intensive companies) 자리매김시키겠다"고 차후 구상을 밝혔다. 이중 제약 관련 R&D에만 25억달러 정도를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벤티스는 현재 허가과정을 거치고 있거나 임상 3상이 진행중이어서 내년부터 오는 2002년 사이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품목만도 31개에 달한다. 또 다른 31개 품목이 현재 임상 1상 및 2상 진행 중이다.
제약부문에서 가까운 장래에 전략품목으로 기대되는 제품들은 향후 3년의 기간동안 양사의 통합을 더욱 촉진함은 물론 7억달러에 달하는 시너지 효과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벤티스는 훽스트 마리온 룻셀과는 달리 출발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데, 이는 HMR의 경우 출범 초기에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한 결과로 경영이익(operating profit margin) 증가율이 한자리수에 그쳐 목표에 20% 미달했었기 때문이다.
HMR은 또 '셀단'(테르페나딘) 등의 제품을 시장에서 회수하는 등 예기치 못했던 어려움도 겪은 바 있다.
아벤티스 제약사업부(Aventis Pharma)의 신임사장 리차드 마크햄은 "늦어도 내년 2월 초까지는 아벤티스 파마에 500명의 최고경영자들을 선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 HMR 출신의 프랭크 더글러스가 R&D 최고담당자로 임명됐으며, 국제제약경영사업팀은 마크햄 자신이 이끌기로 했다.
副책임자 및 백신사업담당에는 쟝 자끄 버트랑, CFO에는 다니엘 까뮈, 인사담당은 게롤트 린쯔바하, 기업통합담당(integration)은 필립 파이어, 특수프로젝트담당은 파터 라델 등이 내정됐다. 회계담당(commercial operations)에는 티에리 수삭, 산업담당(industrial operations)은 버나르 뒤브와, 개발담당(corporate development)에 토마스 홉스테터 등도 명함을 파고 있다.
아벤티스는 유전자 치료(genomics and gene therapy) 분야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양사의 합병으로 ▲심혈관계 ▲항감염제 ▲천식/알러지 ▲백신 ▲신진대사/당뇨병 ▲중추신경계 ▲혈장유도(plasma derevatives) ▲암 등 8개 분야에 대해 개발 파이프라인(development pipeline)을 형성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심혈관계 및 호흡기계 질병 분야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훽스트와 롱프랑은 센테온(Centeon)과 파스퇴르 메레우 코노트(Pasteur Merieux Connaught)를 합칠 경우 ▲등록단계(registration) 10개 ▲임상 3상 21개 ▲임상 1상 및 2상 31개 등 총 62개의 약물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아벤티스가 오는 2002년 이전까지 시장발매를 염두에 두고 있는 28개 약물(compounds)들 가운데 14개는 최고 5억달러 이상의 매출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HMR이 개발해오고 있던 것인데, 바로 이점이 롱프랑으로 하여금 합병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게끔 유도했던 요인의 하나라는 지적이다.(HMR의 R&D파워는 지난 95년 훽스트 룻셀과 마리온 메렐다우가 통합한 이래로 합리화 과정을 거치면서 배가되었음.)
특히 유망한(high-potential) 제품들의 리스트를 꼽아본다면 우선 HMR이 첫 시장으로 미국에서 출시한 변형 관절염 치료제(modifying anti-arthritic drug) '아라바'(르플루노마이드)가 꼽히고 있다.
롱프랑의 알러지 치료제 '케스틴'(에바스타틴, 알미랄-프로데스파마로부터 라이센스권을 얻은 제품임)과 HMR의 골다공증 치료제 '악토넬'(리세드로네이드) 등은 내년에 발매한다는 것이 목표이다. 활성(non-sedating) 항히스타민제 '케스틴'은 '알레그라'(펙소페나딘)를 대체할(complement) 수 있을 전망이다.
프록터&갬블社와의 제휴로 개발되고 있는 폐경기 후 골다공증 치료제 '악토넬'은 발매가 임박했으며, 미국에서 파제트병 치료제로도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00년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유망한 4개 제품으로는 훽스트가 개발해온 ▲유전자 활성(gene-activated) 에리스로포이에틴(GA-EPO) ▲카리포라이드 ▲기초 인슐린 ▲정신분열증 치료제 MDL 100907 등이 꼽히고 있다.
2000년에서 2002년 사이에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으로는 ▲롱프랑의 파킨슨병 치료제 '릴루텍'(릴루졸; 이미 근위축성측상경화증 치료제로 발매되었음) ▲훽스트의 항생제 '케토라이드' 등이 있다. 특히 美 트랜스카리오틱 테라피社(Transkaryotic Therapies)와 공동으로 개발중인 GA-EPO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벤티스는 HMR이 암젠社 '에포젠'(에포이틴-알파)의 마켓 프랜차이즈에 도전하고 있는 HMR을 적극 지원할 전망인데, 이 문제는 법정으로까지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염화수소 변환 억제제(sodium-hydrogen exchange inhibitor) 카리포라이드의 경우 국소빈혈로 인한 급성관상동맥질환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해주는 최초의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HMR은 또 정신분열증 치료제로 개발중인 M100907, a 5HT2A 길항제에도 기대를 걸고 있는데, 이 제품은 미국과 유럽에서 올해 3/4분기에 임상 3상에 들어갔다.
한편 아벤티스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 태세이다. 아벤티스는 HMR이 재 합성(recombinant) 인슐린 제품인 '인슈만'을 발매했던 바톤을 이어받아 99년에 기초 인슐린(인슐린 글라진)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HMR은 최근 2001년 출시를 목표로 한 흡입용 인슐린 제품의 개발을 위해 화이자/인헤일 테라퓨틱社(Pfizer/Inhale Therapeutic)와 합작계약을 체결했었다. 이와함께 속효성(fast-acting) 제품 등 2개의 변형(modified) 인슐린에 대한 초기임상을 진행 중이다.
아벤티스는 또 제 3세대 설포닐유레아(sulphonylurea) '아마릴'(글리메피라이드)로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롱프랑은 또 '탁소테레'(도세탁셀)의 시장확대를 위해서도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 제품은 두부(頭部) 및 목 부위, 위, 난소에 발병하는 癌에 대해 단독투여 또는 다른 화학요법제와 병용투여용 치료약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유방암 및 폐암(non-small-cell lung cancer)에 대해서는 기초단계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재 합성(recombinant) 히루딘 제품의 경우 다른 방식으로 개발된 제품임에도 불구, 독점금지와 관련하여 문제가 될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HMR의 '레플루단'은 미국에서 지난 2월 허가 헤파린 유도성 혈소판감소증(heparin-induced thrombocytopenia) 치료제로 허가됐으며, 내년 1/4분기 중 불안정성 협심증 치료제로 허가신청될 예정이다.
롱프랑은 노바티스가 정맥혈전증(deep vein thrombosis) 예방제로 개발 중인 '레바스크'의 전 세계 판권(rights)을 확보해둔 상태이다. HMR이 알쯔하이머 및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프로펜토필린'의 경우 최근 유럽 상호인증제도(EC's CPMP)에서 반려된(rejected) 있으나, 재 검토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아벤티스는 이밖에도 ▲부정맥 치료용 칼륨 ATP 억제제 ▲혈전증 치료용 팩터 Xa 길항제 ▲골다공증 치료용 선택적 에스트로젠 수용조절제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용 인터루킨 전환 효소억제제 등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많은 화합물들을 보유하고 있다.
아벤티스는 기업 및 연구기관들과 80여 件에 달하는 제휴관계를 맺고 있어 관련업계에서 이 분야의 선도주자로 꼽히고 있다. 롱프랑은 이를 통해 프랑스, 영국, 미국 등의 20여 관련기업 및 연구기관들과 협조망을 구축해 놓아 세포 및 유전자 치료 연구분야에서 최대규모로 꼽히고 있다.
HMR의 경우 유전자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셀 제네시스社(Cell Genesys) 및 메데젠社(MedeGene) 등과 제휴하고 있다. 특히 HMR은 제노믹스(genomics) 분야에서 아리아드社(Ariad Pharmaceuticals) 및 미국 데이터베이스기업 인사이트社(Incyte Pharmaceuticals) 등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맺고 있다.
롱프랑의 경우 프랑스의 유전자기업(gene profiling company) 엑손히트社(ExonHit)와 손을 잡고 있다. 이를 통해 頭部 및 목 부위에 발생하는 癌을 퇴치하는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롱프랑은 또 심장발작시 단백질 발현(expression)을 연구하기 위해 영국 프로테옴 사이언스社(Proteome Sciences)와의 제휴관계를 맺고 단백질 분해제 개발에 가장 먼저 뛰어든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아벤티스는 R&D 주력을 통해 향후 3년동안 매년 15억달러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중 70%의 몫을 아벤티스 파마가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R&D는 프랑크푸르트, 파리, 도쿄, 미국 펜실베이니아州 칼리지빌 및 뉴저지州 브리지워터 등의 관련시설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아벤티스는 이들 R&D시설들 중 일부를 통합하거나 폐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사노피와 신페라보의 경우 지난 3일 합병계획을 발표했었다. 양사의 합병(tie-up)은 제약부문에서 310억프랑(54억달러) 규모의 매출액을 올릴 수 있는 거대기업의 탄생을 의미하는 것이다.
처방용 의약품만 약 280억프랑 규모에 달해 97년 통계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세계 16위 제약기업에 해당된다.
양사의 제약사업부 통합을 통해 새로운 지주회사(holding company)를 설립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사노피의 경우 향수사업부를 처분할(selling off) 것으로 알려졌다. 사노피의 화장품(향수)사업부문은 '이브 생 로랑'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왔다.
'사노피-신테라보'는 프랑스 제약시장에서 아벤티스에 이어 2위를 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덕규
1998.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