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베링거·애보트 "손에 손잡고"
베링거 인겔하임社와 애보트社가 코-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8년을 유효기간으로 성사된 이번 계약은 일단 텔미사르탄과 멜록시캄의 미국시장 발매를 위해 성사된 것이다.
양사는 그러나 장차 다른 치료제 분야에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나갈 것임을 시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애보트는 1일 1회 복용용 안지오텐신Ⅱ 수용체 억제제인 항고혈압제 '미카디스'(텔미사르탄)와 역시 1일 1회 복용하는 골관절염 치료용 비 스테로이드성 항궤양제(NSAI) '모빅'(멜록시캄)의 판매를 위한 코-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베링거측은 이번 계약과 관련, "막강한 영업력을 지닌 마케팅 파트너를 확보하게 되어 미국시장 진출에 큰 원군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베링거는 전문의(specialist physicians), 그리고 이 보다 인원수는 적지만 일반개원의(general practitioners)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며, 반면 애보트는 1차 의료(primary care) 분야를 전담키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에 약 600명의 영업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베링거는 올해 말까지 830명 선으로 확충키로 했으며, 1차 의료 분야에 약 1,000명의 영업전담자를 두고 있는 애보트도 1,200명 수준으로 인원규모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미카디스'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허가를 취득한데 이어 1월 발매됐는데, 애보트는 오는 4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베링거는 유럽시장에서는 이미 허가를 취득한 바 있는데, '프리토'(Pritor) 상품명으로 그락소 웰컴과 공동판매키로 했다.
그러나 베링거와 애보트 양사는 미국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이미 선을 보인 머크의 '코자', 노바티스의 '디오반',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사노피의 '아프로벨' 등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여기에 스미스클라인 비참의 '테베텐', 아스트라/다케다의 '아타칸드' 및 '블로프레스', 아메리칸 홈 프로덕트의 '베르디아' 등도 조만간 가세할 전망이어서 험난한 전도가 예고되고 있다.
'테베텐'은 1일 1회 복용제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미국시장 발매가 미뤄지고 있다. '아타칸드'와 '블로프레스'는 올해 하반기경 미국시장에 발매가 예상되고 있다. 아직 개발이 진행중인 '베르디아'는 부작용 발현 가능성으로 인해 지난해 신약심사(NDA)가 유보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골관절염 치료제로 허가가 신청되었고, 올해 말경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도 관련서류를 제출할 예정인 선택적 COX-2 억제제 '모빅'도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야 할 입장이다.
즉, 전통적인 개념의 NSAIs는 물론 썰/화이자의 '셀레브렉스', 머크의 '바이옥스' 등과도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 '모빅'은 올해 말경 미국에서 허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록 美 FDA가 COX-2의 선택성이 위장장해 부작용을 감소시켜줄 것이라는 점을 아직 수용하지 않고 있으나 최근 류마티스 및 골관절염 치료제로 발매된 썰/화이자의 '셀레브렉스'(셀레콕시브)는 화이자의 '비아그라'(실데나필)에 이어 두 번째로 단시일내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약심사(NDA) 계류중인 머크의 '바이옥스'(로페콕시브)는 올해 후반에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애보트로서는 베링거와 파트너 관계를 맺은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분석이다.
이는 그동안 항생제나 중추신경계 등에서는 나름대로 강점을 지니고 있으나, 심혈관계나 류머티스 치료제 분야에서는 파트너 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
애보트는 지난해 보조(complementary) 심혈관계 치료제 '트리코'를 발매했었다. 미분화 페노피브레이트(micronised fenofibrate)인 '트리코'는 푸르니에社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발매한 것이다. 더욱이 이 제품은 아직 경쟁품목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 앞서 애보트측이 중남미와 카리브 연안국가들에서 멜록시캄을 공동판매키로 하는 협력관계를 맺기도 했다.
이번 계약은 애보트측이 마일스 화이트가 신임회장으로 들어선 새로운 체제 하에서 라이센스 계약을 맺는 전략(licensing-oriented strategy)이 한층 강화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보트는 일본 다케다社와의 협력관계가 종결된 후 상대적으로 취약한 연구개발력(relatively weak R&D pipeline)이 문제점으로 부각됐었다.
한편 애보트의 제약사업담당 수석부회장 아더 히긴스는 베링거측과의 추가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hinted) 애보트는 앞으로 수주일동안 추가 협력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는 방침이다.
베링거측도 AIDS 치료제와 천식치료용 류코트리엔 길항제 등의 분야에서 협력관계 구축에 관심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링거는 당장 AIDS 치료제 '비라뮨'(네비라핀)과 양성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알나'(탐수로신) 등의 판매를 위한 미국측 공동판매자를 물색하고 있는 입장이다. 베링거는 전 세계 제약기업들 가운데 몇가지 R&D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할 파트너를 찾아 왔었다.
반면 애보트는 HIV 프로테아제 억제제 '노르버'(리토나버)와 천식치료용 류코트리엔 길항제 '자이플로'(지류톤) 등을 판매하고 있다. '자이플로'는 부작용 문제로 인해 판매가 일단 유보되고 있는 상태이다.
호흡기계에 강점을 지닌 베링거도 경구용 천식치료제 LTB4 길항제에 대한 초기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다만, '알나'의 경우 유사한 제네릭 제품들이 잇따라 발매되어 나올 예정인 데다 애보트측도 '하리트린'(테라조신)을 판매중이어서 직접적인 경쟁관계가 형성되는 문제점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이덕규
1999.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