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애보트, 제약社 引受 추진
애보트社가 기업인수를 통해 제약 및 병원용품(hospital products) 사업분야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애보트의 최고경영자 마일스 화이트 회장은 최근 열린 연례주주총회 석상에서 "볼륨이 큰 대형 M&A를 성사시키는 방식 보다는 소규모나 중간 사이즈의 기업들을 인수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애보트는 지난해 총 125억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린 바 있는데, 이중 제약사업 분야가 차지하는 몫은 40억달러였다. 애보트는 처방용 의약품, 진단용약, 영양식품(nutritionals), 병원용품, 화학제품, 농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해 왔다.
애보트의 기업인수 대상으로는 몬산토社의 제약부문 자회사 썰社와 의료기기 업체인 보스톤 사이언티픽社 등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보트는 제품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R&D에만 12억달러 이상을 지출할 방침이다. 지난해 9월 애보트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던 화이트는 최근 애보트 이사회에서 회장(chairman)에 선출됐었다.
현재 애보트는 56,000여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130여개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가 주력하고 있는 치료제 분야는 중추신경계 치료제, 항감염제, 혈관계 의약품, 항바이러스제 및 비뇨기계 치료제 등이다. 여기에 종양이나 당뇨병 분야의 치료제 개발도 기대되고 있다.
화이트 회장은 "애보트는 세계적인 잠재력("global potential")을 확보하고 있는 약물들을 인수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애보트가 가장 많은 매출액을 올린 제품은 항생제 '바이악신'(클라리스로마이신)으로 전 세계적으로 12억달러치가 팔려나갔다. 항경련제 '데파코트'(디발프로엑스)의 매출액은 25%가 증가한 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데파코트'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에피발' 또는 '발코트' 제품명으로 애보트 뿐만 아니라 사노피에 의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바이악신'이 애보트의 최고 효자품목이었으나, 올해에는 '데파코트'가 '바이악신'의 매출액을 넘어서 수위품목으로의 부상이 기대되고 있다. '데파코트'는 또 편두통 예방 및 발작성 조울증(manic episodes of bipolar disorder) 치료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고혈압이나 양성 전립선 비대증(benign prostatic hyperplasia) 치료에 쓰이는 알파-차단제 '하이트린'(테라조신)의 경우 지난해 약 6억5,000만달러의 매출실적을 달성했었다. '하이트린'은 올해 말 미국에서 특허보호가 만료될 예정이다.
凝塊용해제(clot-dissolving agent)인 '아보키나제'(유로키나제)는 2억7,500만달러치가 판매됐다. 그러나 美 FDA가 생산과정에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제품판매가 일시 중단된 상태. 이에 따라 애보트는 불거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DA측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HIV 프로테아제 억제제 '노르버'(리토나버)의 매출액은 50%나 증가, 2억5,000만달러 매출을 넘어섰다. 애보트측은 생산공정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지난해 액제제형을 캡슐제형으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소프트 젤 캡슐 제형에 대한 신약심사(NDA) 요청서가 제출됐는데, 올중으로 허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리글리세라이드 감소제 '트리코'(페노피브레이트; 푸르니에社로부터 라이센스권을 취득했음.)는 지난해 중반에 발매됐다. 올해 5,000만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보트는 일본 다께다社의 화학사업부인 TAP 홀딩스社와 오랜 파트너 관계를 지속해온 끝에 2개의 블록버스터 약물을 내놓을 수 있었다. 지난해 애보트는 TAP측과의 제휴를 통해 21억달러의 순매출액을 올려 TAP측으로부터 2억6,600만달러의 이윤을 챙겼다.
수년 전 TAP측과의 재 협상에 따라 애보트는 다께다 제품들에 대한 우선선택권을 상실했었다. 그후 다께다는 美 릴리社와 자사의 인슐린 감작약(sensitiser) '악토스'(피오글리타존)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FDA 내분비계 및 대사성약물 자문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이 약물을 심의했으나, 허가 여부에 대한 표결은 하지 않았다. 이는 제품의 안전성은 입증됐으나, 효능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궤양 및 기타 위장장애 치료제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 '프레바시드/오가스트로'(란소프라졸)는 지난해 미국에서 13억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전이성 전립선암 및 자궁내막증 치료제로 쓰이는 합성 호르몬 '루프론/푸크린'(류프로라이드 아세테이트)은 미국에서 7억5,000만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애보트 국제사업부가 올린 '프레바시드'와 '루프론'의 매출실적은 약 1억8,000만달러 규모였다.
TAP는 자사의 개발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다른 약물들에 대해서도 라이센스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그 일환으로 TAP는 현재 임상 3상이 진행중인 발기부전 치료제 '유프리마'(아포모르핀)에 대해 펜텍社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신약심사 요청은 올중으로 제출될 예정인데, 햄브렉트&퀴스트社의 전문가들은 "이 제품이 시험 초기단계에서 나타났던 구역(nausea)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경우 2억달러의 매출액 달성이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일본 메이지 세이까社로부터 라이센스권을 얻은 제 2세대 경구용 세파로스포린 항생제인 '세프디토렌'은 현재 임상 3상이 진행중이어서 올해 말경 신약심사를 요청할 예정이다. 애보트는 최근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서 이 약물에 대한 라이센스권을 획득했다. 이와함께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약 지역에서도 이 제품에 대한 판매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애보트의 제품들 중에는 이밖에 제 2세대 프로테아제 억제제인 ABT-378도 꼽히는데, 이 제품은 임상 3상 중이다. 이 제품은 리토나버와 병용하는 약물로 개발 중인데, 애보트측은 이들 두 약물을 하나로 결합시킨 제품의 개발을 강구하고 있다.
허혈성 뇌졸중 발병시 혈전용해제로 사용될 또 하나의 제 2세대 약물 r-프로-UK(재조합 프로-유로키나제)도 현재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제품이 제넨테크社의 tPA에 비해 오랫동안 약효가 지속되고 보다 특정한 응괴부위에 작용하는 약물임이 입증될 것이라고 밝혔다.
콜린성 채널 조절제 ABT-594는 통증치료제로 임상 2상중에 있으며, 알파-차단제 ABT-980은 양성 전립성 비대증 치료제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애보트는 또 내피(endothelin) 수용체 길항제 ABT-627을 전립선암 치료제로 개발 중에 있다.
비뇨기계 스트레스성 요실금 치료제로 개발중인 알파-아드레노셉터 길항제 ABT-232는 임상 2상까지 와있는 단계이다. 이 약물은 지난해 10월 일본의 니폰 신야꾸社(NS-49)로부터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시장에 대한 라이센스권을 얻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ABT-232의 잠재적인 시장성이 매우 큰 편이어서 비뇨기계 스트레스성 요실금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60%를 커버하고, 흥분성(urge) 요실금 환자들의 40%를 치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애보트는 최근 베링거 인겔하임측과 미국시장에서 공동판촉을 위한 제휴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계약의 대상약물은 골관절염치료제인 '모빅'(멜록시캄)과 고혈압치료제 '미카디스'(텔미사르탄) 등이다.
지난해의 경우 애보트는 종양치료제 분야에서 아이던 파마슈티컬스社와, 유전자학(genomics) 분야에서 아이시스 파마슈티컬스社와 각각 공동연구개발 제휴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었다.
이덕규
1999.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