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약물치료학 <23>
폐기종
질병 개념
폐기종은 그동안 병리학적인 질병개념으로 취급해 왔으며 [명확한 선유화를 동반하지 않으면서 폐포벽을 파괴하며 終末細氣管支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氣孔의 이상이나 영구적인 확장을 나타내는 상태]로 규정됐다.
병리형태학적으로는 ①小葉중심형폐기종, ②汎小葉형폐기종, ③遠位소엽중심형폐기종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일반적으로 上葉에 나타나는 소엽중심형폐기종이 가장 많이 일어난다. 病因으로는 폐에서의 프로테아제, 抗프로테아제의 불균형, 폐의 일부분에 나타나는 방어기전 저하, 폐·기도계의 클리어란스 저하 등이 손꼽힌다.
임상적인 차원에서 폐기종을 진단하려면 병태로서의 자각증상, 신체소견, 형태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흉부화상진단이나 호흡기능검사를 실시, 그 결과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자각증상으로 勞作時 호흡곤란, 기침이 있으며 쉽게 기도감염을 일으킨다. 신체소견으로는 頻호흡, 호흡음 감퇴, 呼氣연장, 連續音이 나타난다. 右心不全을 합병하면 빈맥, 下腿부종, 頸靜脈 怒張(터질 듯이 부풀어오름) 증상이 일어난다.
흉부X선소견으로 肺過膨脹, 肺血管影 감소, 횡격막의 平低化가 나타나며 CT소견으로 肺부분의 저농도영역이 확인된다. 호흡기능검사에서는 폐쇄성환기기능장애(1초율 저하), 기능적인 殘氣量, 잔기량·잔기율 증가가 나타난다. 기관지천식과 달리 β2자극제를 흡입해도 1초량 개선도는 20% 이하다.
혈액가스분석으로 진행례에서는 低O2혈증이 확인되며 여기에 肺胞抵換氣가 추가되면 高CO2혈증을 일으키게 된다. 특히 급속도로 高CO2혈증이 이뤄질 경우 CO2 narcosis(CO2 중독증후군의 중증형으로 고도의 호흡성 acidosis, 의식장애, 자발호흡 감퇴를 유발하는 상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부하, 수면시 무호흡으로 低O2혈증, 高CO2혈증이 악화되거나 폐고혈압증과 우심부전을 일으키기도 한다.
폐기종의 임상경과는 길며 그 사이에 병태가 급속도로 악화, 입원치료를 요할 때가 있다.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기도감염이 압도적이다. 이밖에 과로, 심부전, 氣胸, 진정제 등이 손꼽힌다. 합병증으로는 肺性心, 심부전, 소화성궤양, 저영양 등이 있다. 이 가운데 폐성심을 합병하면 3년 생존확률이 50% 정도다. 감별진단하는 경우는 기관지천식, 細氣管支炎, 氣管支擴張症 등이 대표적이다.
치료 원칙
폐기종은 만성·불가역성 질환으로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하다. 금연지도와 기도감염 예방, 충분한 영양, 수면, 적당한 운동이 치료의 기본이다. 담배의 댓진(담배대 속에 낀 진)에 들어있는 芳香族多環탄화수소는 약물대사효소(CYP1A2)를 유도, 테오필린대사를 항진하고 그 결과 흡연자의 경우 테오필린의 혈중농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50~70% 정도밖에 오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요법은 어디까지 대증요법이다. 만성안정기와 급성악화시 병태에 따라 약물 선택을 달리해야 할 것이다.
만성안정기에는 우선 항콜린제의 흡입요법부터 시작한다. 항콜린제는 기관지수축억제효과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흡입제는 경구제에 비해 작용이 신속하게 나타나고 소량의 투여로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전신적인 부작용이 적다. 흡입제를 적용할 때는 정량분무기(metered dose inhaler, MDI)와 흡입보조기구를 적절히 활용한다.
항콜린제는 중추기도확장이 주요 작용으로 말초기도폐쇄에는 효과가 적지만 폐기종에는 β2자극제보다 효과가 크다. 또 장기복용으로 내성이 생기기도 힘든 장점도 갖고 있다. 다만 전립선비대증이나 녹내장 환자에게는 금기다.
항콜린제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할 때는 β2자극제를 병용한다. β2자극제에는 기관지확장작용은 물론 호흡근력증강작용도 나타낸다. 항콜린제나 β2자극제 단독이나 병용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는 테오필린을 병용한다. 테오필린은 안전유효혈중농도의 폭이 좁지만(10~20μg/ml), 자각증상개선도, 기관지확장작용, 호흡근력증강작용 등이 강해 임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喘鳴증상을 나타내는 환자에게는 흡입스테로이드제 병용도 효과적일 수 있다. 재택산소요법은 勞作時 호흡곤란 개선, 평균폐동맥압 저하, 생명예후 개선에 도움을 준다. 대상환자는 가능한 한 24시간, 적어도 몸을 움직일 때나 수면시에는 적용해야 한다. 내과적 치료에 저항성이 있는 폐기종환자에게는 외과적인 volume reduction surgery를 고려해 볼만하다.
급성악화의 원인으로 기도감염이 가장 많으므로 우선 객담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인플루엔자간균, 폐염구균, 녹농균 등이 검출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동맥혈산소분압이 60mmHg 이하이므로 ①산소요법과 물·전해질 유지, ②이뇨와 補液, ③항생물질 투여, ④모든 환자에게 기관지확장약을 투여한다.
산소요법은 우선 코로 산소 0.5~1.0리터/min를 투여하고 動脈血가스분석을 통해 高CO2혈증 악화, 호흡성 acidosis 출현에 주의하며 상황에 따라 호흡을 관리한다. 스테로이드제는 기도분비물을 줄여 염증을 억제한다. 투여는 단기간으로 한다. 심부전합병시에는 이뇨제로 수분의 균형을 꾀한다. 때때로 디기탈리스, 카테콜아민제제를 적용하지만 전해질이상이나 低O2혈증으로 인해 부정맥이나 약물의 중독증상이 잘 나타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급성악화시에는 간·신기능장애, 스트레스궤양, 중추신경증상 등 多臟器장애가 나타나기 쉬우므로 조기발견을 위해 주의깊은 임상관찰이 필요하다.
처방 해설
만성안정기 폐기종 치료의 제1선택은 기관지평활근수축억제작용을 가진 항콜린제의 흡입이다. 항콜린약의 단독요법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할 때는 β2자극제나 지속성 경구 크산틴계 약물을 각각 또는 병용한다. 喘鳴증상을 수반하는 환자에게는 스테로이드제 흡입제를 가미한다.
급성악화시에는 주된 원인인 기도감염의 원인균을 파악하고 이에 유효한 항생물질이나 기도폐쇄에 따른 호흡곤란에 대응하기 위한 산소요법, 크산틴계 약물이나 스테로이드제를 병용한다. 심부전 합병시에는 수분 균형 유지를 위해 이뇨제를 병용한다.
최선례
1999.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