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美, 비만비용 年 2,380억달러
美國에서 비만과 관련하여 지출되는 비용이 연간 2,38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결과가 공개됐다.
이같은 액수는 당뇨병, 뇌졸중, 심장질환 등 비만 관련질환으로 지출된 비용을 모두 합산하여 도출된 수치이다.
조사를 진행한 건강 컨설턴시 대행사 르윈 그룹은 "이번에 제시한 액수에는 비만 자체를 치료하는데 소요된 비용은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비만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체 미국인들의 22% 이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르윈 그룹은 비만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뇌졸중, 관절염, 심장질환, 당뇨병 및 기타 11개 질환들에 소요된 비용을 조사했다. 여기서 '비만'은 체중지수(BMI: body mass index) 30으로 규정했다. 이는 체중(㎏으로 표시)을 신장(m로 표시)의 제곱으로 나누어 산출된 수치이다.
美 비만협회 주최로 열린 학술회의 석상에서 르윈 그룹의 회장으로 재직중인 로버트 루빈 박사는 "이번 조사결과는 35를 넘어서는 체중지수를 지닌 사람들의 경우 체중이 과다하지 않은 사람(cpwndwltn 25 이하)들에 비해 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률이 6.61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한 비만을 지닌 사람들은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3.7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요크 백작부인은 "사람들은 자신이 비만인 것으로 판명되면 흔히 놀라움을 표시하고, 그것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리고, 아예 부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요크 백작부인은 사라 퍼거슨이라는 처녀시절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영국 앤드류 왕자와 결혼했던 인물이다. 현재 Weight Watchers社의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비만하며, 이로 인해 수반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로 인정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美 공중위생국 장관 데이비드 새처 박사는 "나 자신부터 몸무게가 200파운드(90㎏)여서 자신이 비만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 어떤 느낌을 갖게 되는지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은 오늘날 천연두나 소아마비 등의 전염병은 정복했으나, 또 다른 문제들에 직면해 있으며, 그중 하나가 비만"이라고 털어놓았다.
비만은 이제 일반대중들에게도 주요한 문제점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20년 동안 비만자가 현재 보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62년의 경우 전체의 12.8%가 비만이었다. 80년에는 14%, 현재는 22.3%가 비만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비만이 운동부족에서 비롯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새처 박사는 97년도의 경우 전체 고등학교 학생들의 27%만이 체육과목을 수강하는 것으로 집계됐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훨씬 더 생산적이며, 스트레스에도 보다 잘 대처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역사상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보다 많은 관심을 끌었던 약물은 없지만, 운동에는 보다 많은 인센티브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체적 활동이야말로 性的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둘도 없는 보약이라는 것이다.
캐나다 퀘벡州에 소재한 라발大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는 美 루이지애나州 베이튼 루즈에 있는 페닝턴 바이오메디컬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중인 클로드 부챠드 박사는 "유전적인 요인이 비만에 30% 정도의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했다. 그는 "부모나 형제·자매들 가운데 비만한 사람이 있을 경우 그 자신이 비만하게 될 위험률은 2배로 늘어나며, 친척들 중 체중지수 35 이상의 심한 비만자가 있다면 위험률은 3배로 뛰어오른다"고 경고했다.
부챠드 박사는 "그러나 유전적으로 비만해질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약간의 운동으로 이를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가 비만자를 놀림감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생동안 60세가 될 때까지의 기간 중 필요한 칼로리량 보다 1%만 추가로 섭취하더라도 언제든지 40~55파운드(20~25㎏) 정도의 체중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부챠드 박사 연구팀은 사람들이 과식을 하는 경향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사람들은 이전에 비해 칼로리 섭취량이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만은 예외에 속했다고 덧붙였다. 최근들어 미국인들의 칼로리 섭취량은 이전에 비해 오히려 3~4%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영국에서 수행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체중은 TV 시청시간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도 있다.
이덕규
1999.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