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규제를 풀어 주어야 한다. 어려움이 있으면 요청해달라.” (성일종 의원·새누리당·충남 서산시 태안군)
“정부와 국회가 기업이 미래지향적인 화장품을 생산하고 경쟁력을 갖추도록 많이 도와야 한다. 화장품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의견을 달라. 적극적으로 도와드리겠다” (김승희 의원·새누리당·비례대표)
“국회에서 산학협력을 위해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듣고 싶다.”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부천시 소사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16명이 지난 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코스맥스 R&I센터를 방문해 화장품업계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정치권 관계자가 화장품기업을 대거 방문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국정감사 현장시찰에서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시 병)은 인사말을 통해 “투기성 외국 자본 유입과 대중국 관계 불안으로 화장품산업계에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함께 있지만 코스맥스 연구소인 R&I센터의 선행적 연구시스템과 기술개발,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은 우리나라과 기업과 사회가 지향해야 할 하나의 방향점을 제시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시찰과 간담회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화장품산업의 애로사항을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상생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은 “한국 화장품산업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했다.
이 날 간담회에는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 김재천 대표의 인사말과 임대규 홍보이사의 코스맥스 소개, 차현숙 전략마케팅본부장(전무)의 ‘화장품산업과 IT산업’ 전망 발표, 이명규 대한화장품협회 전무의 국내외 화장품업계 현황 보고, 연구소 견학 등으로 진행됐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담당 국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간담회는 화장품기업의 어려움을 듣는 자리로 진행됐다. 국내 화장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발돋움 하기 위한 질의도 쏟아졌다.
국회 의원들의 답변에 나선 이명규 대한화장품협회 전무는 “한국 화장품산업은 대한민국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세계 화장품 시장과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부분 유럽이나 선진국 원료로 화장품을 만들기만 하면 종속되고 따라갈 수 밖에 없다. 한국 고유의 원료를 개발해 세계 화장품 트렌드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어야 세계 1등 화장품 국가가 된다. 정부에서는 R&D와 원료 분야를 많이 지원해야 한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한 해 동안 지원받은 R&D 비용은 100억 정도인데, 500억원, 1000억원으로 크게 증가되어서 원료를 제대로 연구할 수 있도록 R&D 비용을 더 늘려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은 가장 큰 관심사였다.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송파구 병)은 국내 사드 배치 문제로 화장품업계가 영향을 받는지와 해외시장 수출 다변화 전략에 대해 물었다.
이명규 대한화장품협회 전무는 “중국이 세계 공장에서 세계 대소비국으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운명이 중국에 달려 있는데, 중국에 집중해 시장을 넓혀가고, 여기서 얻은 힘으로 세계 시장에서 선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사드 배치에 따라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은 없다. 다만 중국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중국 정부가 따이공, 해외 직구, 보세구역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부분은 사드와 관계없이 중국 조세 정책으로 지속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춰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회 의원들은 기능성화장품 시장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전혜숙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광진구 갑)은 “기능성화장품은 의약품과 종이 한 장 차이다. 또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정부도 어려움이 있다. 정부와 국회에서 도와줄 부분을 듣고 싶다”고 질의했다.
코스맥스 김재천 대표는 “화장품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분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를 보호하면서 화장품 영역으로 끌어안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능성 화장품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화장품 영역이 넓어지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 대표는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약학대학은 체계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업계는 화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여 연구한다. 전문 인력이 체계적으로 양성되면 화장품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규 대한화장품협회 전무는 “화장품산업이 발전하면서 제약, 식품과 융합되고 있다. 앞으로 제품만 파는게 아니라 서비스를 파는 4차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 세계 국가와 경쟁해 최고의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MIT/MIT 문제도 거론됐다.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성북구 을)은 “CMIT/MIT 성분이 포함된 제품이 시중에 유통됐다. 코스맥스는 관계가 없지만, 일탈 행동이 있을 수 있다. 작은 욕심이 전체 업계에 먹칠을 할 수도 있다. 큰 기업일수록 전체 시장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신뢰를 받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명규 대한화장품협회 전무는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주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자진 회수하고 있는데, 유통채널이 복잡하고 수량이 많아 일부 남은것도 있다. 최선을 다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이명규 대한화장품협회 전무에게 국내 향수 시장이 취약한 이유와 아프리카·중동 시장 진출 방안, 화장품산업 연구개발 비용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요청하면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한미약품 팔탄공장, 아모레퍼시픽 오산공장, 바텍 등 3개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코스맥스와 바텍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