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공’)이 코로나-19에 대한 초기 대응 과정에서 정보를 은폐해 피해를 확산시켰다는 비난여론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내 이식오용 종식을 위한 국제연대(International Coalition to End Transplant Abuse in China, ETAC)’는 “중공은 코로나-19뿐 아니라 지난 20여 년간 양심수에 대한 강제장기적출 범죄를 은폐해 왔다”며 전 세계 각 의과대학 및 의료기관 등에 “반인도범죄에 연루되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ETAC은 지난 해 말부터 전 세계 의과대학 및 의료기관 등에 서한을 보내 “국제법상 반인도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 정책을 수립할 필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ETAC는 중공의 양심수에 대한 강제장기적출은 윤리적으로도 허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향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될 반인도범죄이기 때문에, 대학 등은 중국 이식센터와의 제휴 등의 방식으로 이러한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대외협력정책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서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중공의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은폐와 선전, WHO 등 국제기구에 대한 영향력 행사 정황 등이 드러나며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유럽의회 등을 중심으로 중공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기 시작했고, 중공이 그간 은폐해 온 강제장기적출 이슈에 대한 논의도 더욱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전문이 공개된 중국재판소(China Tribunal)의 판결은 이러한 국제사회의 논의를 가속화시켰다.
중국재판소는 중국 내 양심수에 대한 강제장기적출 사안을 다루는 영국의 민간독립법정으로, 구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ICTY)에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에 대한 기소를 이끌었던 영국여왕 칙선 변호사 제프리 니스 경(Sir Geoffrey Nice QC)을 비롯해 7인의 전문가가 재판부를 구성했다.
중국재판소는 2018년 말부터 1년이 넘는 기간 증거조사와 공판절차를 거쳐 2019년 6월 최종 심리 결과를 발표했고, 올해 3.월 총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방대한 판결문을 공개했다.
중국재판소는 만장일치로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중국 내 양심수들에 대한 강제장기적출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 일어났고 매우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였으며, 파룬궁 수련자와 위구르족에 대한 반인도범죄가 자행되고 있음이 인정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나아가 “각국 정부와 개인은, 중화인민공화국과 어떤 방식으로든 실질적인 연계를 맺고 상호작용을 하고 있을 경우, 위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범죄국가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음을 인지해야만 한다”며 중공과의 거래에 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UN인권이사회는 제42차 총회에서 중국재판소 판결을 다루었고, 영국 상원과 외무부, 미국 국무부, 호주 외교통상부,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등에서도 중국재판소 판결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TAC 한국지부의 이은지 대표는 지난달까지 한국의 모든 의과대학 및 의료기관, 유관 NGO에 대하여도 중국재판소 판결 내용 및 이후 진행상황을 알리는 메일을 발송했다.
ETAC 측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로 바쁜 상황이지만 중국재판소 판결문에서 확인된 사항이 매우 중차대한 만큼 각 대학과 의료기관이 해당 내용을 진지하게 검토해 법적, 윤리적 리스크를 회피할 것”을 당부했다.
석희태 전 대한의료법학회장은 “중국 내 강제장기적출 이슈는 우리나라 의료법학계에서도 정식으로 다뤄야 할 문제이다. 단순히 원정장기이식이나 의료윤리의 미시적 차원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와 종교의 자유, 인권 전반의 거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0월 8일부터 시행되는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2020. 4. 7. 법률 제17214호로 개정된 것) 제27조의2에 의하면, 해외에서 장기를 이식받은 환자는 귀국 후 30일 이내에 이식받은 의료기관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서면에 기재해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해야 한다.
ETAC의 자문위원이자 지난 10여 년간 중국 내 강제장기적출 사안을 추적해 온 캐나다의 데이비드 메이터스 변호사는 "불법 해외원정장기이식을 관리하기 위한 한국의 이와 같은 입법 성과에 대하여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향후 보건복지부령에서 정할 ‘환자의 서면보고 사항’에 이식 받은 장기, 이식 받은 국가, 지방, 병원, 병동 등 12가지 사항이 포함된다면 새로운 입법을 효과적으로 뒷받침 할 것"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