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신문 선정 'K-뷰티 10대뉴스'<상>
입력 2025.12.29 06:00 수정 2025.12.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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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뷰티는 K-컬처의 대표주자로, 수출 역군으로 제 몫을 훌륭히 해냈다. 전 세계를 흔든 미국발 ‘관세 폭탄’은 K-뷰티의 진가를 더욱 빛나게 했다. 정부는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K-뷰티를 수출 2강으로 키우겠다고 나섰다.  국내 시장은 장강후랑(長江後浪)’의 시간이었다.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듯 에이피알은 K-뷰티의 터주대감들을 제치고 유가증권 시장 ‘대장주’로 등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뷰티누리 화장품신문은 자체 선정한 10대 뉴스를 통해 올 한해 화장품 업계를 되돌아봤다. 


① 정부, 수출 2강 육성 선언

K-뷰티의 글로벌 입지 강화를 위한 범부처 전략이 지난 11월  27일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발표됐다. 김민석 국무총리(가운데)를 비롯 중소벤처기업부·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 대표자들이 참석해 공동으로 마련한 성장 전략을 공유했다. ⓒ정책브리핑

정부가 K-뷰티를 수출 2강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2030년까지 화장품 수출 150억 달러, 수출 중소기업 1만개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K-뷰티의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한 결과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7일 충북 음성군 코스메카코리아 본사 공장에서 제6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화장품 수출을 끌어올리는 범부처 정책 패키지를 내놨다. 수출 생태계 확장, 품질·안전 기반 강화, 글로벌 규제 대응, 기술 혁신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혁신 브랜드의 수출 준비부터 해외 진출까지 뒷받침하는 '성장 사다리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온·오프 라인 현지 마케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소·벤처기업의 AI·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지방정부·민간과 협력해 연구개발부터 관광까지 전후방을 아우르는 K-뷰티 수출 허브를 구축한다. K-뷰티 펀드 조성으로 집중 투자도 추진한다.

또 글로벌 안전 기준 강화에 맞춰 안전·품질 체계를 손질한다. 2026년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와 e-라벨 도입을 추진하고, 할랄 DB 구축과 국제인증기관 간 상호인정도 추진한다. 위조화장품 유통 대응도 포함했다.

마지막으로 기술·인프라 기반도 강화한다.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을 지원하고, 친환경·클린뷰티 인프라를 구축해 혁신기술을 뒷받침한다. 기능성 화장품 기준을 개선해 트렌드·신기술 반영을 쉽게 하고, AI를 활용한 심사 서류 사전 검토제를 도입해 신속한 제품화를 추진한다. 뷰티 전문인력 양성 체계 구축도 병행한다.

 

②뷰티산업 패러다임 바꾸는 ‘AI’

AI가 K-뷰티 산업 전반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맞춤형 제품 개발, 효능 예측, 소비자 경험 설계, 제조·품질 관리까지 가치 사슬 전체에 AI가 깊게 스며들며 연구개발과 생산, 마케팅 방식이 동시에 전환되고 있다.

수만명 규모의 고해상도 피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은 데이터 기반 정밀 진단·예측 모델을 고도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딥러닝 기반 제형 설계와 사용감 정량화 기술을 적용해 고객 맞춤 제품 개발의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생성형 AI를 활용한 가상 메이크업·컨설팅 서비스로 소비자 접점을 확장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유전체·라이프스타일 데이터까지 결합해 노화 패턴과 바이오마커를 도출하고, 개인 특성에 맞춘 소재 개발과 효능 예측 모델을 구축하며 맞춤형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제조 단계에서도 AI 도입이 본격화됐다. 글로벌 규제 강화 속에서 품질·문서·공정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 전환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콜마는 업계 최초 AI 팩토리 과제에 선정되며 자율 생산 체계 구축에 나섰다. 공정 정확도 향상, 불량률 감소, 다품종 소량 생산 대응 등 제조 효율성 개선이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

마케팅 분야도 AI 기반 효율 중심 구조로 재편되는 중이다. 숏폼과 인플루언서 중심의 확산 구조 위에 데이터 기반의 행동 예측, 자동 타깃팅, 콘텐츠 최적화 기술이 결합되면서 브랜드가 노출 중심 운영에서 ‘성과 예측·전환 관리’ 중심의 정교한 마케팅 체계로 이동하고 있다.

 

③ 화장품산업 중심축 이동

올해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역대 최고치 경신이 확실하다. 이미 11월까지의 수출로 2024년 수출액 102억 달러를 넘었고, 최종적으론 113억 달러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파죽지세를 이끄는 두 축은 중소기업, 그리고 미국이다.

골드만삭스는 K-뷰티 산업의 2차 성장 사이클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번 '붐업'은 전통 대기업 중심의 성장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 중인 인디 브랜드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장품 수출에서 중소기업의 비중은 이미 압도적이다. 2023년 62.6%, 2024년 66.4%에서 올해는 70%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3분기 기준으로 이미 73.3%까지 올라왔다. 양적 성장을 넘어 트렌드도 중소 인디 브랜드들이 주도하고 있다. 인기 요인은 과학 기반의 입증된 효능과 성분, 독특한 질감과 제형, 성능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다.

중소기업과 함께 올해 화장품 수출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미국'일 수밖에 없다. 3분기를 기점으로 오랫동안 최다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2위로 내려오며 미국이 1위로 올라섰다.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국 순위에선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이 1위를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 역시 중소기업이 주도한 결과다.

한국은 올해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 최대 화장품 수입국이 됐다. 닐슨IQ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K-뷰티 매출은 약 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1위인 미국 시장에 K-뷰티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④ 관세, 장기 전략이 중요

2기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의 자국산업우선주의가 더 심화됐다. 미국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산업계는 올 한해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바라보며 노심초사해야 했다. 결국 한미 양국은 지난 8월 1일 상호관세 15%에 합의됐고, 11월 1일에 끝난 경주 APEC에서 합의된 관세율이 확정됐다.

기업들은 관세 인상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인상, 채널 조정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OEM·ODM사들은 미국 현지 공장과 물류·조달 구조를 활용해 관세 부담을 분산하기로 했다. 다만 철강·알루미늄이 들어간 화장품 용기는 최대 50%의 관세가 적용될 수 있어 기업들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자재명세서로 함량을 입증해 고율 관세 적용을 최소화하라고 조언했다.

정부는 '관세 대응 119 플러스'를 가동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철강 함량 가치 산출 지원 서비스를 비롯해 자료 대응, 컨설팅 등을 돕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관세 대응 바우처를 확대하고 관련 서비스를 기업들이 상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지원을 강화했다.

업계에선 관세 이슈 발생 당시  미국 현지에서 K-뷰티 사재기 붐이 일어날 만큼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서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관세 조정이 K-뷰티 수출 흐름을 뒤흔들 수준은 아니라는 데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제품력과 브랜드 신뢰를 앞세운 중장기 미국 전략이 더 중요해졌다고 보고 있다.

 

⑤ 대세는 ‘롱제비티(Longevity)’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을 중시하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내 뷰티 시장에서도 노화를 다루는 기준이 ‘안티에이징’에서 ‘롱제비티(Longevity)’로 이동하고 있다. 단순한 문제 증상의 개선이 아니라 피부 수명과 세포 건강 차원에서 관리하려는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화장품신문 창간 33주년 설문 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업계 전문가 및 종사자 240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91.7%가 향후 노화 관리 시장의 성장을 예상했다. 가장 적절한 용어로는 ‘건강한 노화(Healthy aging)’가 1위를 차지했다.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 기반 표현보다 포괄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그러나 산업의 준비 수준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투자와 직접 연관된 응답자 중 절반 가까이가 “트렌드는 주시하지만 구체 계획은 없다”고 답했고, 개발 시험 비용 부담·원료 기술 확보 난항·전문 인력 부족 등이 혁신을 가로막는 제약으로 지적됐다. 광고 규제 역시 신기술 기반 제품의 상용화를 늦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업계가 가장 강화해야 할 영역으론 ‘과학 기반 성분·효능 연구’를 꼽았다. 소비자의 검증 기준이 높아지면서 세포 노화, 바이오테크, 장수 과학 기반 포뮬러가 경쟁력의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화 관리는 ‘피부 수명 관리’로 확장되고 있으며, 롱제비티는 K-뷰티가 기술 역량을 재정비할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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