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첨단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카이스트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센터(CHIP)는 27일 더케이호텔 애비뉴(별관) 2층 금강 A홀에서 ‘2019 KAIST CHIP Pharma-Healthcare 경제포럼’을 개최했다.
“CAR-T 기술 빠른 임상 진입, 대형병원과 협력 필수”
이날 포럼에서 큐로셀 김건수 대표는 ‘CAR-T 항암제’에 대한 발표에서 “CAR-T 세포치료제는 말기암 환자에게 1회 투여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건수 대표는 “CAR-T 세포치료제는 짧은 투약기간과 확실한 효과로 신약개발기간이 매우 짧은 항암제다. 1회 투여 후 30~60일 이내 암의 완전 관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100명 내외의 소수 환자로 허가임상을 진행할 수 있어 임상 개시부터 허가까지 36개월 이하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CAR-T 세포치료제 임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중국은 임상의 질에 있어선 미국과 큰 차이가 있다”며 “국내에서는 기술과 경험 부족으로 임상시험이 1건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김 대표는 “큐로셀은 혁신적인 CAR-T 세포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2017년 설립 이후 2019년 현재 175억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다”며 “이화여대 심현보 교수와 카이스트 김찬혁 교수가 기반기술을 개발하고, 회사는 제품화연구 및 임상개발에 집중하는 연구개발 체계를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큐로셀은 현재 삼성서울병원 내 150평 규모의 CAR-T 임상의약품 생산용 GMP 시설을 구축 중으로 2020년 초 완공될 예정이다. 또한 의료진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CAR-T 임상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내년 상반기 중 식약처에 첫 번째 CAR-T 세포치료제 임상시험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CAR-T 세포치료제 boom up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원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데, 국내에서는 핵심원료인 Viral vector(GMP 생산)나 핵심원료의 원료인 Plasmid DNA(GMP에 준해 생산)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없어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큐로셀은 바이럴 벡터 자체 생산 기술을 가지고 있다. 다만 GMP 시설을 갖추지 못해 아직 생산은 못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관련 기술이전 협의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건수 대표는 “CAR-T 관련 기술은 대학, 병원 연구자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병원과 협력해 10~20명 정도 소규모 연구자 임상을 진행하고 성과가 있을 경우 기술이전이 이뤄진다“며 ”다양한 CAR-T 기술의 빠른 임상 진입을 위해선 대형병원과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바이오업계, 亞 시장 확대 고민해야”
SCM생명과학 이병건 대표는 ‘난치병 환자들을 위한 차세대 세포치료제 개발’에 대한 발표를 통해 “줄기세포 치료제 7개 중 4개 한국 제품인데 성장 확률을 높이기 위해 국내 허가부터 시작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줄기세포 치료제는 좀 더 큰 스케일로 임상을 하고 글로벌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은 아시아 시장 비중이 작지만 10년여 뒤인 2030년에는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의 50% 이상을 아시아 시장이 차지할 것”이라며 “아시아 시장을 어떻게 점유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새로운 패러다임은 혁신 의학, 맞춤형 의학, 정밀 의학이다.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유전학 등이 이에 포함된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은 바이오시밀러와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셀트리온이 단일클론항체(mAb) 바이오시밀러인 렘시마(EU)·인플렉트라(US)를 가장 먼저 허가받았고, 생산능력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60,000L, 셀트리온이 310,000L로 론자(280,000L)나 베링거인겔하임(240,000L)을 앞서고 있다는 점이 시장을 리딩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비용을 싸게 하면서 품질을 높이기 위해선 규모를 키워야 한다. 결국 속도, 프로세스 혁신, 운영의 우수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병건 대표는 “재생의료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선 글로벌 수준의 과학·기술, 생산 능력, 임상시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아시아 국가들이 모여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하모니제이션(harmonization), 상호 승인(mutual recognition)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아시아 지역에 ACH-RM(Asian Council for harmonization Regenerative Medicine)을 출범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내년에 중국과 논의할 계획이다. 일본과도 논의할 것이고 호주도 들어오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바이오 유럽’처럼 아시아에서도 바이오 코리아나 바이오 재팬 등 국가별로 치러지는 바이오전시회를 집대성하는 ‘BIO ASIA’를 준비해야 한다”며 “바이오 아시아가 개최된다면 아시아 바이오산업의 위상을 제고하고 시장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