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올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 도요타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국민연금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10곳 추이'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 들어 6월까지 MS 주식을 1,369억1,400만원만큼 순매수 해 해외주식 중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다.
MS는 2015년 국민연금의 순매수 상위 10위에 들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1,425억원 순매수를 하며 애플, 구글 알파벳에 이어 세 번째 자리에 위치했다.
두 번째로 많이 산 종목은 일본 도요타(1,303억5,900만원)였다. 최근 5년간 자동차 완성차 업체가 순매수 상위 10위에 든 것은 2013년과 2015년 미국 제너럴모터스(10위) 이후 처음이다.
두 회사 모두 한때 위기를 겪었으나, 최근 과감한 혁신과 투자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S는 2000년대 초반 윈도우 등으로 세계 IT시장을 주름잡았지만, 스마트폰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애플과 구글에 밀리며 추락했다. 하지만 2014년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를 내세우며 취임한 뒤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환골탈태했다.
도요타도 2000년대 후반 과잉생산 및 엔고, 2010년 1,000만대 리콜사태 등으로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생산 혁신, 엔저 등으로 일본 기업 역사상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차 등에도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1,205억3,500만원), 페이스북(999억3,900만원), 애플(815억4,200만원) 등 실리콘밸리 IT회사들이 뒤를 이었다.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TSMC가 741억1,500만원으로 여섯번째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미국 통신 반도체업체인 브로드컴(1,277억7,700만원)을 대거 매입하는 등 반도체 호황에 맞춰 관련주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업종별로는 IT(4곳), 자동차(1곳), 반도체(1곳), 에너지(1곳), 금융(1곳), 의료서비스(1곳), 경영 컨설팅(1곳) 등이었다.
국민연금은 올 상반기 글로벌 센서업체인 TE 커넥티비티(874억4,400만원), 영국 의류전문소매업체 넥스트(729억500만원) 등을 순매도했다. 국민들에게도 친숙한 이름인 미국 화장품 업체 에스티로더,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도 이름을 올렸다.
매도액과 상관 없이 가장 많이 매수한 곳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1조3,854억원을 구글 알파벳에 투자한 것을 비롯해 애플, MS, 페이스북, 아마존, 텐센트, 오라클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대부분이었다.
올 상반기 국민연금 전체 투자액 중 해외주식 투자비중은 16.4%로 2013년 10.4%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연평균 수익률은 6%에 그쳤다. 2013년 21.3%, 2014년 9.4%, 2015·2016년 10.6%와 비해 낮은 수준이다.
국내주식의 경우 롯데쇼핑(2,055억원), 우리은행(1,577억원) 등을 쓸어담았다. 롯데는 지주사 전환, 우리은행은 민영화 완료 기대감 등 외부 호재 가능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동민 의원은 "향후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인 만큼 개별 기업의 경쟁력, 미국 금리인상 등 거시적 이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운용 인력의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수익성과 안전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도록 현재 인력 이탈을 최소화 할 방안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