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문제가 수개월간 두 직역간의 갈등으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의사와 한의사간의 공방으로 환자들만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국회에서는 오는 6일 공청회를 열고, 두 직역간의 입장을 듣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정부의 규제기요틴 발표로 시작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논란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는 현대의학의 원리와 기초에 입각한 엑스레이, 초음파 등의 의료기기를 한의학의 기초원리인 음양오행의 기, 혈 등을 진단하는데 사용한다는 것은 의료전문가이길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의사협회는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의대에서 이미 현대 의려기기 사용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으며 한의학의 발전과 환자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수개월간의 직역 싸움으로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환자들이다.
현대 의료기기 사용여부를 떠나 한약의 간 손상문제까지 헐뜯기식 입장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한의협은 지난달 31일 ‘한약을 복용하면 간이 나빠진다는 속설은 의사들의 거짓말로, 한약이 독성간염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는 관련 보고서는 오류투성이’라는 자료를 발표했고, 이에 맞서 의사협회는 식약처 눈문자료 등을 근거로 한약의 간 손상 연구자료를 내세우며반박하고 있다.
이제껏 한약을 복용해왔거나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내용일 수 밖에 없다. 한방의료의 기본인 한약에 대한 불안감이 소비자들에게 퍼지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쪽은 당연히 한방이다.
그러나 의사들이 '밥그릇지키기'로 이 같은 주장을 한다는 시선도 만만치 않아 갈등이 길어질수록 양측 모두 손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잃는 타격은 보건의료 전체 직역이 입게 될 것이라는 것.
한의약 발전을 위한 정책 추진은 변동없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이 두 직역간의 갈등이 국민불안까지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1일 한의약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2015년도 한의약 R&D 사업'을 재공모했다.
이 사업은 한방치료기술의 안전성 및 유효성 확보를 통한 한의약 경쟁력 강화와 한의약임상연구 인프라 구축을 통한 임상시험 활성화 및 제품화 촉진, 전통한의학의 강점과 현대의학을 융합한 신약 및 새로운 치료기술 개발 등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6일 공청회에서 직역간의 의견차를 좁히고 합의점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