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제품들이 일본에서 현지 브랜드 제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일본의 유명 뷰티 포털 사이트 앳코스메(@cosme)가 2024년 한 해 동안 일본 소비자에게 가장 큰 지지를 받은 화장품을 최근 조사한 결과 K-뷰티 브랜드 제품이 상위 10개 중 2개를 차지했다. 롬앤(Rom&nd)의 '한올 브로우 카라'가 3위, 넘버즈인(numbuzin)의 '5번 비타민C 뿌려 만든 글루타치온 필름팩'이 7위에 올랐다.▲ 일본의 뷰티 포털사이트 앳코스메(@cosme) 선정 '2024 베스트 코스메틱 어워즈'에서 K-뷰티 제품이 2자리를 차지했다. 3위 롬앤, 7위 넘버즈인. ⓒ@cosme2개 이상의 K-뷰티 제품이 Top10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이 2022년부터 일본의 화장품 최대 수입국으로 올라섰음에도 최근 3년간 K-뷰티 제품이 어워드에 이름을 올리지는 못했다.앳코스메는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들은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년간 일본 소비자들은 오랜 시간 시장의 검증을 거친 '스테디셀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올해는 신제품 사용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2024년 베스트 코스메틱 상위 10개 제품 중 절반(5개)은 2024년 상반기에 '베스트 코스메틱 신제품'으로 꼽혔던 제품이다. 기존에는 신제품 2개가 최대였고, 신제품은 아예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보고서는 "2024년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것을 도입하고 변화하려는 적극성을 보인 해"라고 언급했다.그 배경에는 외부 활동 증가가 있다. 팬데믹으로 제한됐던 외부 활동이 정상화되면서 근무, 여행 등 일상이 회복됐다. 지난해에 비해 새로운 것을 접할 기회 자체도 크게 늘었다. 보고서는 뷰티 브랜드나 제품의 오프라인 이벤트 빈도가 급증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어워드 집계 대상 후기에도 '팝업'이라는 키워드가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브랜드 측의 설명을 들으면서 실패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점이 소비자들의 분위기 변화를 이끌었다는 것이다.온라인에서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소비자의 '충동구매' 성향은 줄어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충동구매' 키워드 사용은 5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팝업스토어는 계획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제품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체험과 구매 기회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한편, 고물가 상황 장기화에 따른 소비 심리 변화도 포착됐다. ‘필요한 제품인지 예전보다 더 많이 고민한다’고 밝힌 소비자가 전체 응답자의 64.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시기엔 피부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가 스킨케어 제품 소비가 늘었으나, 올해는 중저가 제품으로 고개를 돌린 소비자가 늘어났다.많은 소비자가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세부 카테고리는 베이스 메이크업이다. Top10 상품 중 5개가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이고, 이 중 4개가 럭셔리 브랜드 제품이다.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선 중저가 제품만 순위에 오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 유난히 길게 이어졌던 폭염이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땀으로 인해 메이크업이 무너지거나 피부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메이크업 컨디션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