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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컬쳐포커스
안현정
입력 2024-02-16 13:24 수정 최종수정 2024-02-1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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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활성화 이끄는 아트의 위력마켓+비엔날레+미술관 연동한 기획의 장()”

서촌(西村)은 서울 종로구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있는 지역을 뜻한다조선 시대에는 한성부 북부에 속하는 지역으로 2010년대 들어서는 세종마을(世宗―)로도 불리고 있다조선 시대에는 왕족과 사대부중인들의 거주지로일제 강점기 이후에는 문인과 예술인이 자리 잡았다청와대가 국민품으로 돌아온 이후 더욱 각광 받는 서촌의 범위는 비교적 명확하다동쪽 경계는 경복궁서쪽은 인왕산남쪽은 사직로북쪽은 창의문과 북악산이다전통과 현대를 근대예술인들의 네트워크가 이은 이곳에 최근 새로운 길잡이의 아트스페이스가 들어섰다이름하여 아트스페이스 서촌’ 아직 경계가 불분명한 이곳은 실험적 동시대미술 기획으로 알려진 신제현 작가가 메가폰을 잡았다.  

 아트스페이스 서촌살롱 중심의 네트워크 문화를 되살리다

 

 근대 살롱문화를 되살린 뉴트로 네트워크아트스페이스 서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7)

어느덧 청와대가 개방된 지 2년이 지났다시민의 품으로 돌아간 청와대 인근은 엔데믹 이후 북적이는 외국인들과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문화향유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청와대 권역의 K-관광 랜드마크 선포식을 열고 청와대 인근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관광자원을 바탕으로 K-클라이밍, K-푸드, K-컬처전통문화 등을 주제로 10개의 테마별 도보 관광코스를 소개했다이러한 다양한 K-문화스퀘어(Culture Square) 현상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실험적 전시와 장르구분없는 네트워크의 장을 통해 확살될 수 있다. 2023년 봄 개관을 앞두고 있는 아트스페이스서촌은 지하1~지상4층으로 이루어진 예술놀이터’ 같은 공간이다청년 실험미술을 10여년 째 선도하고 있는 신제현 작가는 이곳을 동시대 예술의 다층적 실험과 전통의 현대화를 통한 한국미의 발굴’, 청년작가 발굴을 위한 다양한 활동 등을 예고했다디렉팅을 맡은 신 작가는 아트스페이스 서촌은 신진작가 인큐베이팅과 컬렉터 교육을 통해 동시대 미술 작가를 컬렉터들에게 소개하고 국제적인 작가를 발굴하여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밝혔다근대살롱문화를 되살리는 뉴트로 네트워크의 공간을 지향한다는 뜻이다

 

One Year Project-회전하는 소리들신제현의 열린 공간해석  

 

개관전 일년 프로젝트’(2024년 2월중순~3월 31일까지)는 신제현 작가가 매년 새롭게 그림을 덧그리는 일 년 프로젝트의 첫 번째 고백이다매년 변화하는 그림을 통해 작품과 함께 진화하는 작가는 아트스페이스 서촌과 함께 성장하고 변화하는 애니메이션과 같은 미래를 구현한다. 2023년 제14회 겸재 내일의 작가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과 제23회 송은미술대상전에 노미네티스 된 신작가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청년 작가로 꼽힌다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담론들을 주제로 삼아온 신작가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전통 미술 재료나 음악무용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대표작으로는 버려진 물건들로 악기를 만드는 <시간의 소리>와 배채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히든 사이드>, <마리를 찾아서그리고 10년 후면 사라지는 섬 또는 경제 관련 데이터를 자개 기법으로 표현한 <윤슬등이 있다이 작품들은 모두 사라져가고 버려진 물건과 정보들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킨다는 특징이 있다마치 서촌의 과거를 오늘에 되살려 미래지향적 네트워크로 연결하겠다는 공간해석과도 연결된다

 

신제현 작가 현장작업 이미지(출처_서울문화재단 공식 블로그)

대표작 <히든 사이드>는 투명한 유리나 아크릴 판에 역순으로 그림을 그리는 배채법을 사용한다배채법은 얇은 비단이나 종이의 뒤에 채색을 하여 은은하게 색이 묻어 나오게 하는 한국의 전통기법이다신제현은 이 전통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투명한 판에 역순으로 그려 그림이 완성되면 이 그림을 반대로 돌려서 벽에 건다전통적인 서구 회화의 방식으로 본다면 캔버스의 바닥에 깔려 보이지 않는 밑 색이 가장 전면에 보이고 마지막에 칠한 색이 가장 뒤로 오게 되는 것이다마치 디아섹(diasec) 액자처럼 납작하게 눌린 물감들은 수백 번 수천 번의 덧칠을 통해 겨우 미끄러운 투명 아크릴 판위에 안착된다이 물감 덩어리들은 사실 회화라기보다는 아주 얇은 조각에 가까울 것이다마치 수행을 하듯 그린 그림들은 길게는 3년에 걸쳐 그리기도 한다이번 전시제목은 One-year project는 2005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작업으로 해마다 레이어를 올리며분류법칙에 따라 형식과 감각을 업데이트 하는 방식을 따른다컬렉터가 가져가면 끝나는 프로젝트로 나이테처럼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작업이 특징이다

 

 신제현 작가 One Year Project-회전하는 소리들 전시장 전경  

우리가 신제현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미적 쾌감을 건드리는 방식을 통해 하이엔드와 로우엔드의 끝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아카데믹의 허수를 드러내는 기분을 공유하는가 하면한국전통 악기들을 라이프 퍼포먼스와의 결합을 통해 연결하고불평등한 위계관계의 해석을 통해 언어나 소리들을 시각화적으로 연결하는 작업 등을 선보인다전통미가 담긴 카테고리들이 다양하게 얽혀있는 서촌의 카테고리들이 신제현의 작가정신과 융합하는 느낌이다전통예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이전 세대까지 이어온 전통의 정체성을 글로벌한 브랜딩 속에서 공유하려는 시도정체성을 찾기 어려운 혼돈과 가능성의 시대에 외딴섬이 아닌 누구나 머물며 흔적을 남기는 신공간 창출은 작가가 향후 만들어갈 융합형 프로젝트와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필자메모 

안현정씨는 예술철학전공 철학박사출신의 문화평론가이자 방송인으로 현재 성균관대학교박물관 학예관유중재단 이사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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