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는 인생에 관해 많은 명언을 남겼다. 그는 인간의 삶을 평온하게 영위하기 위한 노력으로 하루를 충실히 살라 말했고, 다시 돌아가거나 멈출 수 없이 흐르는 시간이기에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또 인생을 험난한 항해에 비유하며 언제 격노할지 모를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도록 목표를 뚜렷하게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주인공 에드몬드 단테스의 삶은 마치 바다 위에 놓인 작은 배처럼 물밀듯 밀려온 고난과 고통을 감당해야 했지만, 모든 진실을 알고 난 뒤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옳을지를 분명히 정함으로써 다시 찾은 인생의 가치를 빛낸다. 세네카의 가르침과 더불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공통 메시지도 바로 여기에 있다.
프랭크 와일드혼과 잭 머피 콤비의 활약으로 탄생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가 한층 더 새로워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2010년 초연 이래 올해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복수극의 대표작이라 손꼽혀 온 작품답게 역동적인 서사와 거대 스케일로 오래도록 사랑받은 작품이다. 이번에는 특히 ‘All New Monte(올 뉴 몬테)’를 기치로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져 기존에 관람했던 관객들에게는 더 큰 만족감을, 이 작품을 처음 만나는 관객들에게는 놀라운 감동을 선사할 만큼 준비를 탄탄히 했다. 우선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 소설을 더욱 충실히 구현하면서 흐름이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등장인물들의 배경과 심리 묘사가 더해져 전개도 더 촘촘해졌다. 또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체적으로 세련된 느낌을 가미했을 뿐만 아니라, 무대 세트와 의상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주었다. 당시 시대적 배경에 알맞은 19세기 복식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의상은 공들인 무대와 빈틈없이 어울리며 시각적 만족감을 준다. 무엇보다도 무대를 깊게 쓰면서 무대 바닥에 경사를 주고, 회전 무대장치를 중앙에 배치해 극적인 순간을 더 극적으로 연출해 몰입감을 높인다.
이처럼 여러모로 놀라운 변화를 시도한 작품답게 캐스팅 또한 이목을 끌었다. 먼저 마르세유의 촉망받는 선원이었으나 운명의 장난에 휘말려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된 후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난 청년 에드몬드 단테스(몬테크리스토 백작) 역은 이규형, 서인국, 고은성, 김성철이 맡았다. 그리고 그런 에드몬드의 약혼녀로서 이를 질투한 몬데고의 계략에 의해 그와 결혼까지 하게 되는 메르세데스 역은 선민, 이지혜, 허혜진이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최민철, 강태을, 김성민, 우재하, 이한밀, 김대호, 김용수, 서범석, 전수미, 박은미 등이 ‘몬테크리스토’의 항해에 함께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항해 도중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목숨이 위태로워진 선장을 구하기 위해 잠시 외딴 섬에 정착했던 일은 모두의 삶에 예상치 못한 파도가 돼 거침없이 몰아친다. 그러나 하필 그곳은 나폴레옹이 유배됐던 엘바섬이었고, 나폴레옹은 에드몬드에게 무엇인가 적힌 쪽지를 건네며 누군가에게 꼭 전달해 주기를 부탁한다. 마침 이러한 장면을 목격한 당글라스는 차기 선장 자리를 두고 자신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에드몬드가 못마땅해 마음에 담아둔다. 그러고는 마르세유로 복귀한 후, 메르세데스를 홀로 마음에 품은 몬데고를 자극하려는 의도로 비밀스런 카드를 사용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메르세데스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약혼식을 올리려던 에드몬드는 억울한 누명을 써 끌려가고 당글라스와 몬데고, 빌포트 검사장의 계략에 의해 샤토디 감옥에 투옥된다. 이유도 모른 채 끌려온 감옥에서 무려 14년이란 세월을 보낸 젊은 선원은 어느새 자신의 이름마저 흐릿하게 기억할 정도로 절망에 빠졌지만, 우연히 자신의 방을 찾아온 괴짜 신부 파리아와 만나 수많은 가르침을 받고 사건의 진실을 깨닫는다. 그 뒤로 복수심에 불타올라 탈옥을 계획하던 에드몬드는 세상 밖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하고, 파리아 신부 덕분에 숨겨진 보물을 손에 넣으며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작품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만큼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분노와 복수 대신 희망을 말한다. ‘정의는 갖는 자의 것, 사랑은 주는 자의 것’이라는 대표 문구처럼 사랑과 용서로 모두를 포용하는 모습은 신의 그 어디쯤과 닿아있는 모양새다. 악한 자들을 응징하는 일이 결코 자신의 구원이 될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잃어버린 세월에 대한 분노는 모두를 불태우기 충분했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얽혀버린 실타래 역시 풀릴 줄 몰랐다. 하지만 그토록 복잡했던 여정의 끝에 느낀 허망함이라는 물음표에 결국 사랑이 답이 돼준다. 그 옛날 풋풋했던 청년들의 이루지 못한 사랑은 후대로 내려와 알버트와 발렌타인으로 이어지고, 가려진 진실이 드러나면서 아픈 과거 뒤에 새로운 삶이 펼쳐질 가능성을 마주하게 한다. 메르세데스에게 주어진 면죄부도 이번 시즌부터는 확실히 다르게 읽힌다. 복수 의지로 가득 찼던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다시 에드몬드 단테스라는 정체성을 되찾게 되는 과정은 그래서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언제나 그대 곁에’와 같이 작품의 정체성과도 같은 넘버들 또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2024년 새해를 맞아 다시금 돛을 올려 힘차게 기세를 돋워야 할 요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
고대 로마 철학자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는 인생에 관해 많은 명언을 남겼다. 그는 인간의 삶을 평온하게 영위하기 위한 노력으로 하루를 충실히 살라 말했고, 다시 돌아가거나 멈출 수 없이 흐르는 시간이기에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또 인생을 험난한 항해에 비유하며 언제 격노할지 모를 바다에서 표류하지 않도록 목표를 뚜렷하게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주인공 에드몬드 단테스의 삶은 마치 바다 위에 놓인 작은 배처럼 물밀듯 밀려온 고난과 고통을 감당해야 했지만, 모든 진실을 알고 난 뒤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옳을지를 분명히 정함으로써 다시 찾은 인생의 가치를 빛낸다. 세네카의 가르침과 더불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공통 메시지도 바로 여기에 있다.
프랭크 와일드혼과 잭 머피 콤비의 활약으로 탄생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가 한층 더 새로워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2010년 초연 이래 올해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복수극의 대표작이라 손꼽혀 온 작품답게 역동적인 서사와 거대 스케일로 오래도록 사랑받은 작품이다. 이번에는 특히 ‘All New Monte(올 뉴 몬테)’를 기치로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져 기존에 관람했던 관객들에게는 더 큰 만족감을, 이 작품을 처음 만나는 관객들에게는 놀라운 감동을 선사할 만큼 준비를 탄탄히 했다. 우선 알렉상드르 뒤마의 원작 소설을 더욱 충실히 구현하면서 흐름이 훨씬 자연스러워졌고, 등장인물들의 배경과 심리 묘사가 더해져 전개도 더 촘촘해졌다. 또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체적으로 세련된 느낌을 가미했을 뿐만 아니라, 무대 세트와 의상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주었다. 당시 시대적 배경에 알맞은 19세기 복식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의상은 공들인 무대와 빈틈없이 어울리며 시각적 만족감을 준다. 무엇보다도 무대를 깊게 쓰면서 무대 바닥에 경사를 주고, 회전 무대장치를 중앙에 배치해 극적인 순간을 더 극적으로 연출해 몰입감을 높인다.
이처럼 여러모로 놀라운 변화를 시도한 작품답게 캐스팅 또한 이목을 끌었다. 먼저 마르세유의 촉망받는 선원이었으나 운명의 장난에 휘말려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된 후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난 청년 에드몬드 단테스(몬테크리스토 백작) 역은 이규형, 서인국, 고은성, 김성철이 맡았다. 그리고 그런 에드몬드의 약혼녀로서 이를 질투한 몬데고의 계략에 의해 그와 결혼까지 하게 되는 메르세데스 역은 선민, 이지혜, 허혜진이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최민철, 강태을, 김성민, 우재하, 이한밀, 김대호, 김용수, 서범석, 전수미, 박은미 등이 ‘몬테크리스토’의 항해에 함께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항해 도중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목숨이 위태로워진 선장을 구하기 위해 잠시 외딴 섬에 정착했던 일은 모두의 삶에 예상치 못한 파도가 돼 거침없이 몰아친다. 그러나 하필 그곳은 나폴레옹이 유배됐던 엘바섬이었고, 나폴레옹은 에드몬드에게 무엇인가 적힌 쪽지를 건네며 누군가에게 꼭 전달해 주기를 부탁한다. 마침 이러한 장면을 목격한 당글라스는 차기 선장 자리를 두고 자신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에드몬드가 못마땅해 마음에 담아둔다. 그러고는 마르세유로 복귀한 후, 메르세데스를 홀로 마음에 품은 몬데고를 자극하려는 의도로 비밀스런 카드를 사용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메르세데스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약혼식을 올리려던 에드몬드는 억울한 누명을 써 끌려가고 당글라스와 몬데고, 빌포트 검사장의 계략에 의해 샤토디 감옥에 투옥된다. 이유도 모른 채 끌려온 감옥에서 무려 14년이란 세월을 보낸 젊은 선원은 어느새 자신의 이름마저 흐릿하게 기억할 정도로 절망에 빠졌지만, 우연히 자신의 방을 찾아온 괴짜 신부 파리아와 만나 수많은 가르침을 받고 사건의 진실을 깨닫는다. 그 뒤로 복수심에 불타올라 탈옥을 계획하던 에드몬드는 세상 밖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하고, 파리아 신부 덕분에 숨겨진 보물을 손에 넣으며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작품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만큼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분노와 복수 대신 희망을 말한다. ‘정의는 갖는 자의 것, 사랑은 주는 자의 것’이라는 대표 문구처럼 사랑과 용서로 모두를 포용하는 모습은 신의 그 어디쯤과 닿아있는 모양새다. 악한 자들을 응징하는 일이 결코 자신의 구원이 될 수 없음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잃어버린 세월에 대한 분노는 모두를 불태우기 충분했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고, 얽혀버린 실타래 역시 풀릴 줄 몰랐다. 하지만 그토록 복잡했던 여정의 끝에 느낀 허망함이라는 물음표에 결국 사랑이 답이 돼준다. 그 옛날 풋풋했던 청년들의 이루지 못한 사랑은 후대로 내려와 알버트와 발렌타인으로 이어지고, 가려진 진실이 드러나면서 아픈 과거 뒤에 새로운 삶이 펼쳐질 가능성을 마주하게 한다. 메르세데스에게 주어진 면죄부도 이번 시즌부터는 확실히 다르게 읽힌다. 복수 의지로 가득 찼던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다시 에드몬드 단테스라는 정체성을 되찾게 되는 과정은 그래서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 ‘언제나 그대 곁에’와 같이 작품의 정체성과도 같은 넘버들 또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2024년 새해를 맞아 다시금 돛을 올려 힘차게 기세를 돋워야 할 요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와 함께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