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 인기 밴드의 음악을 실감나게 재연하다_뮤지컬 다시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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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널 사랑하겠어’... 주옥같은 노래들이 한 곡씩 등장할 때마다 탄성에 가까운 감탄이 터져 나온다. 마니아 관객이라면 창기, 준열, 기영, 경찬 같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듣고 미소를 흘려보내기도 쉽지 않다. 물론 이른 나이에 명을 달리한 ‘그 친구’의 모습이 눈에 밟혀 더욱 애잔한 마음이 드는 것은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감상 포인트이자 매력이다. 뮤지컬 ‘다시 동물원’이다.
‘동물원’이 처음 데뷔했던 건 1988년이다. 음악을 좋아해서 취미로 시작한 대학생 밴드였지만 시대를 적시는 감성어린 노래들은 오래지 않아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세를 얻었다. 정신과 전문의이기도 한 김창기,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음식점 수입에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기도 했던 박기영, LG소속 연구원이었던 박경찬, 신한과학에서 일하는 유준열과 영화 시나리오 작가 겸 프로듀서가 된 배영길 등 음악활동과 별개로 각자의 직업 세계도 존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이들을 부를 때 단순한 포크 밴드보다는 직장인 밴드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전업 음악인의 길을 걸어가려던 김광석은 솔로로 독립해 데뷔했고, 대중들로 큰 사랑을 받다가 1996년 돌연 세상을 떠난 일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사건이기도 하다. 뮤지컬은 바로 그 동물원의 이야기와 김광석이라는 이름 대신 ‘그 친구’라 불리는 멤버와의 사연을 담담히 들려주는 서사 구조를 띠고 있다.
‘다시 동물원’은 뮤지컬계의 글로벌한 트렌드를 보여주는 작품으로서도 존재감이 남다르다. 바로 주크박스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왕년의 음악을 가져와 극적인 구성에 맞춰 이야기를 들려주는 복고와 향수가 접목되기 쉬운 뮤지컬의 인기 형식이다. 대표적인 주크박스 뮤지컬로는 우리나라 중장년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아바(ABBA)의 원곡들로 꾸민 ‘맘마 미아!’가 있다. 아바의 음악들, 특히 가사를 바꾸지 않고 원래 모습 그대로 활용하면서 마흔살 엄마 도나가 스무살 딸 소피의 결혼식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그렸다.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는 스토리는 마치 아바의 노래들이 이 스토리의 무대를 위해 이미 혹은 미리 쓰여진 것은 아닌가싶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아바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맘마 미아!’를 두고 뮤지컬계의 재앙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맘마 미아!’ 자체로는 노랫말을 바꾸지 않고 재미난 이야기를 꾸미는 기발한 완성도를 보여줬지만 이로 인해 훗날 너무 많은 억지 춘향식 스토리의 주크박스 뮤지컬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다. 대부분 음악적 매력에 치중할 뿐 헐거운 이야기 구조에 느닷없는 극적 전개가 뮤지컬의 완성도를 오히려 반감시킨다는 주장이다.
그래서일까, 오늘날 뮤지컬계에서는 ‘탈 맘마 미아!’의 열풍도 있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유명 가수의 왕년의 히트 대중음악을 무리 없이 무대로 끌어올 것인가의 여부가 주크박스 뮤지컬의 완성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관건으로 등장하게 됐다. 가장 주요한 방법 중 하나는 다큐멘터리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실제 가수의 이야기를 무대로 끌어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포 시즌스의 음악으로 만든 ‘저지 보이스’다. 포 시즌스 멤버들이 모두 뉴저지 출신이라 저지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 뮤지컬은 포 시즌스가 어떻게 밴드를 결성했고, 인기를 누렸으며, 갈등을 겪다가 헤어졌는가를 히트곡의 연대기적 나열을 통해 무리없이 보여준다. 극의 말미에서 우여곡절 끝에 불려지게 된 노래 ‘캔트 테이크 마이 아이스 오프 유(Can’t take my eyes off you)’도 흘러나온다. 무대 위 극 전개가 지극히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그 시절 그 노래를 즐겨 들었던 사람들까지도 공연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자연스런 홍보 전략이 맞아떨어지는 양수겸장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유브 갓어 프랜드(You’ve got a friend)’로 유명한 여성 싱어 송 라이터 캐롤 킹의 노래로 꾸며진 뮤지컬 ‘뷰티풀(Beautiful)’이나 내슈빌의 썬 레크드사에서 엘비스 프레슬리, 제리 리 루이스, 쟈니 캐시 등이 마지막 녹음을 하는 날 풍경을 그린 ‘밀리언 달러 쿼테트(Million Dollar Quartet)’도 같은 맥락으로 글로벌 흥행을 누린 작품들이다. 가수들의 개인사를 줄거리로 수많은 히트곡들의 탄생 비화를 들려주는 형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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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동물원’도 마찬가지다. 소재로 쓰인 동물원의 노래도 그렇거니와 이야기 전반에 담겨있는 복고와 향수의 소재와 주제들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새삼 반갑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무대에서 펼쳐지는 사건들도 남다른 재미를 담아낸다. 단지 음악만이 아니라는 의미다. 80~90년대 대학을 다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와 이야기, 사건들이 이어져 무대를 즐기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대학생들이 만나 밴드를 꾸미고 꿈을 펼치는 풍경이라든지, 디스코텍을 돌아다니며 부킹(?)을 했던 젊은 날의 모습들, 소주잔을 기울이며 정을 나누는 세상살이 등이 고스란히 재연된다. ‘별이 빛나는 밤에’를 외치는 DJ 이문세, 동네 교회오빠를 짝사랑하는 여고생의 말 못할 사연이 담긴 엽서 한 장, 기타 하나만 있으면 부러울것 없던 그 시절 젊음이들의 낭만 등도 펼쳐진다.
무대에 나오는 배우들은 모두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른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의 형식이다.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는 탓에 무대 아래쪽에 별도의 연주석이나 반주팀이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 일부에서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을 두고 경비를 절감하기 위한 자본가의 꼼수라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돈’ 계산만으로 이러한 실험을 재단하기에는 사실 무리가 있다. 형식적 일탈과 실험이 오히려 별스럽고 특이한 예술적 체험을 가져오는 탓이다. 더군다나 ‘그 여름 동물원’같은 주크박스 뮤지컬의 입장에서 액터 뮤지션 뮤지컬의 형식은 이야기의 리얼리티를 극대화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장치이자 환경을 조성해준다. 이야기 자체가 대학생 밴드의 실제 경험을 다루기 때문이다. 물론 사정이 이렇다보니 배우들의 노래나 연기 못지않게 악기를 다루는 연주 실력이 무대의 매력을 만들어내는 주요한 도구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2015년 초연 당시 창기 역으로 등장했던 실제 여행스케치 객원 멤버 임진웅이나 가수로도 활동한 바 있는 이정열은 특유의 가창력과 기타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줘 인기를 누렸던 좋은 사례였다.
네 번째로 다시 꾸며지는 2023년 앙코르 무대에서는 탈렌트 임호, 초연부터 같은 역할로 나왔으며 인기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히든 싱어’에서 ‘그 친구’의 목소리와 너무도 비슷한 소리를 들려줘 세간에 화제가 됐던 최승열 등이 등장해 좋은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복고풍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왕년의 K팝들이 다시 사랑받고 있다. 덕분에 꼭 그 시절에 대한 향수나 추억이 없는 젊은 관객들도 발 박자를 맞춰가며 이야기 따라보는 재미를 만끽하기 어렵지 않다. 주크박스 뮤지컬의 글로벌 흥행 신화가 우리 창작 뮤지컬 안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자못 궁금하다.
원종원씨는 한국외대 재학 시절, 영국을 여행하다가 만난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활동을 시작했다. 뮤지컬 저변을 확대하고자 국내 최초로 PC통신을 통해 동호회를 결성, 관극운동을 펼쳤다. TV의 프로듀서와 일간지 기자,특파원을 거쳤으며, 현재 일간지와 경제지 등 여러 매체에 뮤지컬 관련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다. 대학(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 강단에 서고 있는 지금도 자타가 공인하는 뮤지컬 마니아이자 전문 평론가로 지면과 방송 등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추억속 인기 밴드의 음악을 실감나게 재연하다_뮤지컬 다시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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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널 사랑하겠어’... 주옥같은 노래들이 한 곡씩 등장할 때마다 탄성에 가까운 감탄이 터져 나온다. 마니아 관객이라면 창기, 준열, 기영, 경찬 같은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듣고 미소를 흘려보내기도 쉽지 않다. 물론 이른 나이에 명을 달리한 ‘그 친구’의 모습이 눈에 밟혀 더욱 애잔한 마음이 드는 것은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감상 포인트이자 매력이다. 뮤지컬 ‘다시 동물원’이다.
‘동물원’이 처음 데뷔했던 건 1988년이다. 음악을 좋아해서 취미로 시작한 대학생 밴드였지만 시대를 적시는 감성어린 노래들은 오래지 않아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유명세를 얻었다. 정신과 전문의이기도 한 김창기,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음식점 수입에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기도 했던 박기영, LG소속 연구원이었던 박경찬, 신한과학에서 일하는 유준열과 영화 시나리오 작가 겸 프로듀서가 된 배영길 등 음악활동과 별개로 각자의 직업 세계도 존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이들을 부를 때 단순한 포크 밴드보다는 직장인 밴드로 구분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전업 음악인의 길을 걸어가려던 김광석은 솔로로 독립해 데뷔했고, 대중들로 큰 사랑을 받다가 1996년 돌연 세상을 떠난 일은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사건이기도 하다. 뮤지컬은 바로 그 동물원의 이야기와 김광석이라는 이름 대신 ‘그 친구’라 불리는 멤버와의 사연을 담담히 들려주는 서사 구조를 띠고 있다.
‘다시 동물원’은 뮤지컬계의 글로벌한 트렌드를 보여주는 작품으로서도 존재감이 남다르다. 바로 주크박스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왕년의 음악을 가져와 극적인 구성에 맞춰 이야기를 들려주는 복고와 향수가 접목되기 쉬운 뮤지컬의 인기 형식이다. 대표적인 주크박스 뮤지컬로는 우리나라 중장년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아바(ABBA)의 원곡들로 꾸민 ‘맘마 미아!’가 있다. 아바의 음악들, 특히 가사를 바꾸지 않고 원래 모습 그대로 활용하면서 마흔살 엄마 도나가 스무살 딸 소피의 결혼식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코믹하게 그렸다.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지는 스토리는 마치 아바의 노래들이 이 스토리의 무대를 위해 이미 혹은 미리 쓰여진 것은 아닌가싶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아바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맘마 미아!’를 두고 뮤지컬계의 재앙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맘마 미아!’ 자체로는 노랫말을 바꾸지 않고 재미난 이야기를 꾸미는 기발한 완성도를 보여줬지만 이로 인해 훗날 너무 많은 억지 춘향식 스토리의 주크박스 뮤지컬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다. 대부분 음악적 매력에 치중할 뿐 헐거운 이야기 구조에 느닷없는 극적 전개가 뮤지컬의 완성도를 오히려 반감시킨다는 주장이다.
그래서일까, 오늘날 뮤지컬계에서는 ‘탈 맘마 미아!’의 열풍도 있다.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유명 가수의 왕년의 히트 대중음악을 무리 없이 무대로 끌어올 것인가의 여부가 주크박스 뮤지컬의 완성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관건으로 등장하게 됐다. 가장 주요한 방법 중 하나는 다큐멘터리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다. 실제 가수의 이야기를 무대로 끌어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포 시즌스의 음악으로 만든 ‘저지 보이스’다. 포 시즌스 멤버들이 모두 뉴저지 출신이라 저지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 뮤지컬은 포 시즌스가 어떻게 밴드를 결성했고, 인기를 누렸으며, 갈등을 겪다가 헤어졌는가를 히트곡의 연대기적 나열을 통해 무리없이 보여준다. 극의 말미에서 우여곡절 끝에 불려지게 된 노래 ‘캔트 테이크 마이 아이스 오프 유(Can’t take my eyes off you)’도 흘러나온다. 무대 위 극 전개가 지극히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그 시절 그 노래를 즐겨 들었던 사람들까지도 공연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자연스런 홍보 전략이 맞아떨어지는 양수겸장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유브 갓어 프랜드(You’ve got a friend)’로 유명한 여성 싱어 송 라이터 캐롤 킹의 노래로 꾸며진 뮤지컬 ‘뷰티풀(Beautiful)’이나 내슈빌의 썬 레크드사에서 엘비스 프레슬리, 제리 리 루이스, 쟈니 캐시 등이 마지막 녹음을 하는 날 풍경을 그린 ‘밀리언 달러 쿼테트(Million Dollar Quartet)’도 같은 맥락으로 글로벌 흥행을 누린 작품들이다. 가수들의 개인사를 줄거리로 수많은 히트곡들의 탄생 비화를 들려주는 형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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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동물원’도 마찬가지다. 소재로 쓰인 동물원의 노래도 그렇거니와 이야기 전반에 담겨있는 복고와 향수의 소재와 주제들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새삼 반갑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무대에서 펼쳐지는 사건들도 남다른 재미를 담아낸다. 단지 음악만이 아니라는 의미다. 80~90년대 대학을 다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와 이야기, 사건들이 이어져 무대를 즐기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대학생들이 만나 밴드를 꾸미고 꿈을 펼치는 풍경이라든지, 디스코텍을 돌아다니며 부킹(?)을 했던 젊은 날의 모습들, 소주잔을 기울이며 정을 나누는 세상살이 등이 고스란히 재연된다. ‘별이 빛나는 밤에’를 외치는 DJ 이문세, 동네 교회오빠를 짝사랑하는 여고생의 말 못할 사연이 담긴 엽서 한 장, 기타 하나만 있으면 부러울것 없던 그 시절 젊음이들의 낭만 등도 펼쳐진다.
무대에 나오는 배우들은 모두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른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의 형식이다.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는 탓에 무대 아래쪽에 별도의 연주석이나 반주팀이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 일부에서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을 두고 경비를 절감하기 위한 자본가의 꼼수라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돈’ 계산만으로 이러한 실험을 재단하기에는 사실 무리가 있다. 형식적 일탈과 실험이 오히려 별스럽고 특이한 예술적 체험을 가져오는 탓이다. 더군다나 ‘그 여름 동물원’같은 주크박스 뮤지컬의 입장에서 액터 뮤지션 뮤지컬의 형식은 이야기의 리얼리티를 극대화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장치이자 환경을 조성해준다. 이야기 자체가 대학생 밴드의 실제 경험을 다루기 때문이다. 물론 사정이 이렇다보니 배우들의 노래나 연기 못지않게 악기를 다루는 연주 실력이 무대의 매력을 만들어내는 주요한 도구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2015년 초연 당시 창기 역으로 등장했던 실제 여행스케치 객원 멤버 임진웅이나 가수로도 활동한 바 있는 이정열은 특유의 가창력과 기타 솜씨를 유감없이 보여줘 인기를 누렸던 좋은 사례였다.
네 번째로 다시 꾸며지는 2023년 앙코르 무대에서는 탈렌트 임호, 초연부터 같은 역할로 나왔으며 인기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히든 싱어’에서 ‘그 친구’의 목소리와 너무도 비슷한 소리를 들려줘 세간에 화제가 됐던 최승열 등이 등장해 좋은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복고풍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왕년의 K팝들이 다시 사랑받고 있다. 덕분에 꼭 그 시절에 대한 향수나 추억이 없는 젊은 관객들도 발 박자를 맞춰가며 이야기 따라보는 재미를 만끽하기 어렵지 않다. 주크박스 뮤지컬의 글로벌 흥행 신화가 우리 창작 뮤지컬 안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자못 궁금하다.
원종원씨는 한국외대 재학 시절, 영국을 여행하다가 만난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활동을 시작했다. 뮤지컬 저변을 확대하고자 국내 최초로 PC통신을 통해 동호회를 결성, 관극운동을 펼쳤다. TV의 프로듀서와 일간지 기자,특파원을 거쳤으며, 현재 일간지와 경제지 등 여러 매체에 뮤지컬 관련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다. 대학(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 강단에 서고 있는 지금도 자타가 공인하는 뮤지컬 마니아이자 전문 평론가로 지면과 방송 등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