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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의 컬쳐 포커스 
편집부
입력 2022-02-18 10:57 수정 최종수정 2022-02-1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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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복고문화, 아날로그 감성을 되살리다, 
“뉴트로 감성, 코로나를 극복하는 또 하나의 문화코드” 

 뉴트로 열풍, 곰표 브랜드의 유행

흘러간 유행의 여러 요소들을 되살리는 복고(復古, Restoration)는 ‘레트로(resto) 문화’의 관점에서 대중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복고 혹은 레트로는 되살아난 과거를 뜻한다. 이를 트렌드에 맞게 적용한다면, 흘러가버린 옛 유행의 요소들이 되살아나 새롭게 적용되는 현상으로 정의될 것이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이, 몇 년 전의 유행은 시시하게 느껴지지만 한참 지난 유행은 거꾸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최근 불고 있는 복고문화는 경제적으로 생산과 소비의 주된 주체가 된 30~50대의 복고 취향에 큰 영향을 주었다. 무한도전의 토토가·응답하라 시리즈·히든싱어·복면가왕 등은 아날로그 시대의 감수성을 오늘에 되살림으로써, 90년대의 시·공간을 현재에 되살리는 아이러니를 보여주었다. 복고적 스타일은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인간성을 회복하며, 과거의 문화를 자신과 연결시켜 ‘현재의 문제점’을 타진하거나 새로운 대안으로 기능한다. 

복고, 트렌드 문화를 재정의하다 

문화에 있어 복고주의적 경향은 1960년대부터 나타났는데, 1910년대에 유행한 아르누보 양식의 재해석과 관련이 있었다. 미국 뉴욕의 모마(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가 1960년에 개최한 《아르누보 포스터전》과 영국의 빅토리아 앨버트 뮤지엄(Victoria and Albert Museum)의 1963년 《알퐁스 무하(Alphonse Mucha)의 포스터전》, 1966년 《오브리 비어즐리(Aubrey Beardsley) 작품전》 등은 60년대 아르누보의 재(再) 유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복고에 대한 열망은 디자인 트렌드를 정의하는 나침반과 같다. 1920~30년대의 아르데코 양식은 빅토리아 시대의 향수를, 1940~50년대의 유기적 곡선 양식은 1960년대 유행한 아르누보 양식의 전조현상으로 이해되었다. 이는 과거시대의 제품을 그대로 재생산하거나, 복고 스타일을 오늘에 맞게 양산하는 방식을 유행시켰다. 이는 80년대 이후 비주류 혹은 저항 문화에서도 드러난다.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통한 일러스트·키치적 콜라쥬·패러디 등은 정돈되지 않은 조잡한 복고취향을 시각매체에 드러내면서, 일종의 레트로 스타일을 명품하우스로부터 패션·자동차·패키지·공예 등으로 까지 확산시켰다. 이렇듯 과거의 문화스타일은 새롭게 차용(借用), 번안되어 ‘절충된 융합(compromised fusion)’의 과정을 겪는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행 역시 사고의 자유로운 교환과 신자유주의라는 거대담론 속에서 ‘친근하고 익숙한 복고취향’을 디자인 트렌드로 정의하는 원인이 되었다. 오늘날 복고는 단순한 역사의 재현이 아닌, 과거의 모든 요소들이 절충과 융합을 통해 나타난 형태이자 다양한 대중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재정의 된 것이다.
뉴트로 열풍을 보여주는 장수 프로그램 복면가왕 


아날로그가 창출한 뉴트로 열풍, 뉴 아날로그 시대 

되살아난 아날로그 감성들은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을 회자시킨다. 카메라나 다이어리, 종이책과 패션에서도 코로나로 집콕하는 이들에게 과거회귀 본능을 '세련된 아날로그'로 되돌려 놓는다. BTS나 유명 걸그룹이 지나간 80-90년대 노래들을 리메이크 하는 현상은 20대 이전의 청소년들이 경험하지 못한 독특한 감성을 갖기 때문이다. 기술의 진보가 주는 편리함과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비효율적 아날로그가 힙하고 핫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아날로그 트렌드가 익숙한 새로움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뉴트로, 새로움(new)과 복고를 합친 이 말은 80-90년대 코듀로이, 청청패션, 골덴패션을 유행시키고 빅로고 패션을 재확산시키는 경향을 낳았다. 만화방같은 '방'문화의 재확산은 디지털시대에 자취를 감췄던 만화방이 일종의 스타벅스 같은 개인성을 존중하는 '다문화살롱'의 역할을 하게 만들고 있다. LP바가 다시 유행하고 사라져가던 음악저장매체가 화려하게 부활하는 현상들은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여러 아티스트들이 새 앨범을 LP로 발매하는 현상마저 낳았다. 과거에 대해 추억하는 MZ세대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제품과 서비스 역시 늘어나고 있다. 
뉴트로 열풍의 중심에 있는 익선동 한옥골목 
 뉴트로 열풍을 보여주는 LP문화

레트로 열풍을 만난 밀가루 브랜드 '곰표'가 대표적이다. 그간 곰표는 패션, 화장품, 식품, 주류 등 다양한 제품과의 콜라보 마케팅을 진행해 2030 젊은 층부터 4050 중장년 세대까지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곰표가 내놓는 상품들은 잇따라 히트를 치며 '잇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특별한 광고 없이 이러한 레트로 브랜드가 대박을 터뜨리는 비결은 브랜드 자체의 단단한 인지도와 익숙한 마스코트 덕분이다. 과거 유행하던 브랜드를 현대화된 제품에 그려 넣어, 당시 특유의 복고풍 서체와 패키지 디자인을 재현하는 것은 아날로그 시대를 다시 읽으려는 뉴아날로그 시대의 뉴트로 열풍 때문이다. 뉴트로는 단순히 과거대상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감각을 더해 재탄생시킨다는 의미가 중요하다. 뉴트로를 통하여 세대 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문화현장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을지로, 익선동의 한옥골목 등은 뉴트로 열풍의 중심지가 되었다. 기성세대가 주로 다니던 허름한 노포가 특별한 장소로 인식되는 오늘날, 우리는 낡은 외관의 문화를 새롭게 재정의하는 멋진 융합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필자소개> 
 안현정씨는 예술철학전공 철학박사출신의 문화평론가이자 방송인으로 현재 성균관대학교박물관 학예관, 유중재단 이사,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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