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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남미여행기<중>
입력 2005-10-12 11:25 수정 최종수정 2006-09-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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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균<前 서울시 의약계장>


리오의 코르코바도 언덕을 산악열차로 올라 사진으로 보았던 양팔을 벌리고 있는 거대한 예수상을 바로 곁에서 바라보고 산 아래 펼쳐진 바다, 해변, 시가지가 함께 어울려 더욱 아름다웠다.

H.STERN 보석박물관도 들리고, 매년 2-3월이면 세계적인 축제 리오 카니발이 성대히 열리는 삼바 축제 광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관람석에 앉기도 하고 화려한 삼바 의상을 빌러 입고 기념 촬영도 했다.

밀가루 같은 고운 모래로 된 꼬빠까바나 해안, 이빠네마 해변을 맨발로 걸어 보고 모래 위에 피부색이 각각인 많은 사람들이 선텐을 하거나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바다에 떠 있는 슈가로프산을 케이블카 타고 올라 맥주를 마시며 보석가루를 흩어 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는 시내 야경에 취해 오랜 시간 머물고 내려와 아주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차린 부페에서 마음껏 저녁을 먹었다.

삼바쇼 공연장으로 이동 화려한 의상의 많은 무희들이 출연 리오 카니발을 재현한 정열의 삼바춤을 감상하고 그 마지막 프로로 진행하는 나라별 손님 노래자랑 대결에서 사회자가 꼬레아를 호명하니 각시가 제일 먼저 스테이지에 뛰어 올라 아리랑을 부르자 일행도 함께 힘차게 불러 그렇게라도 코리아를 알렸다.

다음날 리오항에서 유람선 타고 바다로 나가니 한국이 건조해 수출한 석유 시추선이 정박해 있고, 세계서 가장 긴 다리가 보이며, 맑고 깨끗하고 조용한 바다에 인수봉 같은 직립 바위섬들이 여기 저기 우뚝 솟아 있고, 길게 쭉 뻗친 모래 해변, 푸른 숲, 잘 정돈된 시가지 풍광이 호주 시드니나 이태리 나포리보다 아름다운 세계 최고 미항이었다.

선상에 앉아 기분 좋은 바닷바람을 맡으며 50도 소주를 마시고 3인조 밴드에 맞추어 유행가를 합창하며 즐겁게 놀았다.

고대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전설 속의 도시 꾸스꼬를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공중에서 내려다 본 안데스산맥은 치솟은 고봉에 가파른 급경사로 깊이 파인 골짜기가 반복되어 한복 치마 주름처럼 한 겹 한 겹 겹겹이 접힌 형상을 하고 있는 거대한 회색 민둥산이었다. 평지가 드물어 높은 산 중턱에 도시를 만들고 비탈진 산 높은 곳까지 밭을 개간하여 감자 옥수수를 심어 놓았다. 건조한 고산지역에 자생하는 나무가 없어 여러 종류 나무를 시험 재배 한 결과 코알라가 잎을 먹는 유카리 나무가 자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유카리를 식목한 지역은 푸른 울창한 숲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꾸스꼬는 포고 3,399m가 넘는 고산지대로 비행장을 나올 때 공기 밀도가 희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계단을 급히 오르거나 뛰면 가슴이 조여드는 통증이 일어나고 눈뜰 힘조차 없어지는 고산병에 시달리게 된다. 우리 일행도 답사 며칠 전부터 술도 먹지 않고 몸 관리하며 조심조심 대비했어도 여러 명이 고산병 증세가 나타나 산소호흡기 신세를 지기도 했다.

잉카 유적지 ‘태양의 축제’가 열리던 삭사이와만 요세, 제례장 켄코, 미로식 지하도, 거대한 돌을 깍아 만든 성곽은 꾸스꼬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었다.

시내 아르마스광장 한쪽에 말을 탄 정복자 피로사의 황금 동상이 있고 고풍스러운 성당과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다.

코리칸차 태양신전을 재건축한 고색창연한 산토도밍고 대성당과 유물도 구경했다.

꾸스꼬의 주택이나 건물은 진흙으로 만든 벽돌과 기와로 건축하여 도시 전체가 엷은 붉은 빛깔을 띠고 있었다.

버스로 꾸스꼬를 출발 안데스산의 깎아지른 비탈진 도로를 굽이굽이 돌아 낮은 구릉지로 내려와 아담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 호텔은 여러 동의 다양한 형태로 지은 건물이고 정돈된 화단에 화사한 꽃과 식물을 가꾸어 놓았고 지붕이 덮인 넓은 야외 수영장이 딸려 있었다.

호텔 식당 입구 넓은 공간에 큰 화덕이 있어 우리는 장작불을 피우고 도란도란 잡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인근에는 우리나라 50년대 시골 주택과 같이 흙과 볏집을 이겨서 만든 흙 벽돌로 지은 농가가 뜨문뜨문 있었다.

페루 사람들은 대부분 단신이고 목욕을 하지 않고 여자들은 어깨에서 둔부까지 일자형이고 짧은 통치마에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가축에게 여물을 먹이거나 농사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우루밤바에서 강을 따라 버스로 오얀따이땀보 기차역으로 이동 관광열차에 승차해 보니 기차 지붕이 투명하여 푸른 하늘이 환히 보이고 개울에는 물줄기가 휘돌아 흐르고 좁고 험한 협곡 사이로 난 철로를 달려 철마의 종점 아과스과이레스역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400m 산을 오르는데 급커브를 26번 뱅글 뱅글 회전하여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 신비의 공중 도시 마츄피추에 도착했다.

마츄피추는 스페인 정복자들의 접근이 불가능 하여 파괴 안 된 유일한 곳으로 잉카 시대의 잃어버린 과거가 그대로 남아 숨쉬는 잉카 최고의 유적지였다.

해발 2,280m 산꼭대기에 성벽으로 견고하게 만든 요새로 돌을 다듬어 만든 태양의 신전, 왕녀의 궁전, 태양의 문, 잉카다리, 해시계, 3,000여개 계단이 있고, 집터, 계단식 밭, 지금도 물이 흐르는 양수시설을 볼 수 있었다. 맞은편 산위에도 와이나피츄 유적지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굵은 옥수수를 생산한다는 우루밤바 작은 마을의 가정집을 방문했는데 집은 부엌, 식당, 침실, 상점, 가축 기르는 장소가 한 칸이고 방 안쪽 흙벽을 파낸 공간에 할아버지, 할머니 등 조상의 두골을 넣어 놓고 살고 있었다.

이 같이 비위생적인 주거환경에서 생활해도 전염병이 창궐하지 않는 이유는 아궁이에 나무를 땔 때 나는 연기와 벽에 달라붙은 깜장이가 살균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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