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에게 발생한 저혈당
“이 혈당측정기가 너무 귀찮게 해요!”
그러면서, KL이 자신의 휴대폰에 설치된 연속혈당측정기 앱을 보여 준다.
“저혈당이 곧 나타날 거라고 시도때도 없이 알람이 울려서 잠도 못자겠어요.”
KL은 그동안 일반적인 혈당측정기를 사용해 왔었다. 그는 기저 인슐린과 식사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어서 인슐린을 하루에 서너 번씩 주사하고 (그는 하루에 두세 번 식사를 한다) 하루에 네 번 혈당을 측정하고 있었다. KL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6~7% 사이로 그의 당뇨병은 잘 조절되고 있었지만 최근에 저혈당이 자주 나타나고 있었다. 그가 6주전 방문했을 때 나는 손가락을 찌를 필요없이 하루종일 혈당을 연속해서 측정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처방했었다. 그리고, 오늘은 그가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나를 방문하는 날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환자의 혈당추이를 바탕으로 저혈당이 일어날지 여부를 알려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환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당분을 섭취하여 저혈당을 방지할 수 있다. 일반적인 혈당측정기는 이런 기능이 없기 때문에 KL은 연속혈당측정기의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KL에게 저혈당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 치료에는 크게 두 가지 중요한 목표가 있다. 하나는 혈당을 목표수치까지 낮추어 합병증을 방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혈당을 방지하는 것이다. 저혈당을 방지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에서 이처럼 중요한 이유는 저혈당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혈당이 나타났을 때 원인을 찾아 다시 저혈당이 나타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게 발생하는 저혈당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번째 원인은 인슐린의 용량이다. 처방자와의 의사소통 문제 등으로 환자가 처방된 인슐린 용량을 혼동하여 더 많이 주사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인슐린을 새로 시작하거나 용량을 바꿀 때 환자가 이를 잘 이해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두번째 원인은 식사량이다. 환자가 식욕이 떨어지거나 바빠서 식사를 거르거나 줄였을 때 저혈당이 일어나기 쉽다. 내 경험으로는 이것이 가장 흔한 저혈당의 원인이다. 세번째는 활동량이다. 우리가 운동을 하는 등 활동량을 늘리면 근육은 포도당이 더 많이 필요하다. 갑자기 활동량이 증가하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에게 저혈당이 발생했을 경우, 저혈당이 발생했을 당시의 인슐린 용량, 식사량, 활동량을 꼭 체크해서 원인을 찾고 이에 따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KL님, 제가 앱에 기록된 것을 좀 살펴 볼께요.”
KL의 혈당은 매우 잘 조절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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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일동안 그의 혈당은 95%의 시간 동안 치료영역인 70~180사이에 있었다 (그림 1). 혈당이 보통 70%이상의 시간 동안 치료영역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므로, KL의 혈당조절수준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그런데, 2%의 시간동안 저혈당인 54~69 사이에 떨어진 것이 우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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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최근 30일동안 하루 혈당 패턴을 살펴보니 30일간 혈당 분포에서 본 것처럼 그의 혈당은 거의 하루 종일 70에서 180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림 2). 그런데, 오후 6시에서 밤12시 사이에 혈당이 가끔 70미만으로 내려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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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의 앱 기록에 의하면 저혈당이 지난 30일동안 총 9번 발생했었다. 시간 분포를 보니, 오후 6시에서 밤 1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여 전체 67%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림 3. 6/9 = 0.67).
“KL님, 저녁식사전에 인슐린을 얼마나 주사하세요?”
“12 units 주사합니다.”
이는 내가 처방한 양과 동일했다.
“저녁을 몇 시에 드시나요?”
“여섯시에서 여덟시 사이에 먹습니다”
“저녁을 매일 드시나요?”
“아니요. 식욕이 없어서 거를 때가 많아요.”
KL은 당뇨병 치료로 세마글루타이드 (오젬픽)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식욕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저녁 식사를 거를 때 식사 인슐린은 어떻게 하시나요?”
“저녁을 먹지 않으면 주사하지 않습니다.”
식사를 걸렀음에도 불구하고 식사 인슐린을 주사하면 저혈당이 발생한다. 하지만, KL은 식사 인슐린을 주사하지 않았으므로 인슐린때문에 저혈당이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점심은 몇 시에 드시나요?”
“어떨 때는 정오쯤에 먹고, 늦을 때에는 4시반에도 먹습니다.”
“점심을 늦게 드실 때 저녁은 언제 드십니까?”
“안 먹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때에는 간단하게 과일로 때웁니다.”
KL은 엉덩이 관절 통증으로 지팡이를 짚고 다니기 때문에 저녁시간의 활동량 증가로 저혈당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점심식사를 늦게 할 때 저녁을 거르는 것이 저혈당의 원인으로 보였다. 식사 인슐린으로 일반 인슐린 (insulin regular)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인슐린은 작용시간이 6~8시간으로 다른 식사 인슐린에 비해 더 길다.
점심을 4시반에 먹기 전에 이 인슐린을 주사하면 혈당강하효과가 밤 12시까지 지속될 수 있다. KL은 과일만으로 저녁을 때울 때 식사 인슐린을 따로 주사하지 않고 있었지만 과일으로부터 섭취한 탄수화물의 양에 비해 점심식사 전 주사한 인슐린의 혈당강하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저혈당이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녁식사 양이 적거나 저녁 식사를 건너 뛰는 것이 저혈당의 원인이므로 이를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상적인 저녁식사를 매일 하는 것이다. 하지만, KL의 식욕은 저하되어 있어서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억지로 강요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
“KL님, 점심식사 전에 식사 인슐린을 얼마나 주사하시나요?”
“14 units을 주사합니다.”
이는 지난번에 내가 처방한 양과 동일한 것이다.
“점심식사 전에 주사하시는 식사 인슐린의 양을 12 units으로 줄입시다. 점심식사 후 혈당이 지금보다 약간 높을 지 모르지만 저녁식사를 거르거나 줄일 때 저혈당이 나타날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해 오신 것처럼, 저녁식사를 거르거나 줄일 때에는 저녁식사 전으로 예정되어 있는 식사 인슐린을 주사하지 마시고요.”
“네, 계속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필자소개> 신재규 교수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에게 발생한 저혈당
“이 혈당측정기가 너무 귀찮게 해요!”
그러면서, KL이 자신의 휴대폰에 설치된 연속혈당측정기 앱을 보여 준다.
“저혈당이 곧 나타날 거라고 시도때도 없이 알람이 울려서 잠도 못자겠어요.”
KL은 그동안 일반적인 혈당측정기를 사용해 왔었다. 그는 기저 인슐린과 식사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어서 인슐린을 하루에 서너 번씩 주사하고 (그는 하루에 두세 번 식사를 한다) 하루에 네 번 혈당을 측정하고 있었다. KL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6~7% 사이로 그의 당뇨병은 잘 조절되고 있었지만 최근에 저혈당이 자주 나타나고 있었다. 그가 6주전 방문했을 때 나는 손가락을 찌를 필요없이 하루종일 혈당을 연속해서 측정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를 처방했었다. 그리고, 오늘은 그가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나를 방문하는 날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환자의 혈당추이를 바탕으로 저혈당이 일어날지 여부를 알려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환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당분을 섭취하여 저혈당을 방지할 수 있다. 일반적인 혈당측정기는 이런 기능이 없기 때문에 KL은 연속혈당측정기의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KL에게 저혈당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 치료에는 크게 두 가지 중요한 목표가 있다. 하나는 혈당을 목표수치까지 낮추어 합병증을 방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혈당을 방지하는 것이다. 저혈당을 방지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에서 이처럼 중요한 이유는 저혈당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혈당이 나타났을 때 원인을 찾아 다시 저혈당이 나타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인슐린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게 발생하는 저혈당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번째 원인은 인슐린의 용량이다. 처방자와의 의사소통 문제 등으로 환자가 처방된 인슐린 용량을 혼동하여 더 많이 주사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인슐린을 새로 시작하거나 용량을 바꿀 때 환자가 이를 잘 이해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두번째 원인은 식사량이다. 환자가 식욕이 떨어지거나 바빠서 식사를 거르거나 줄였을 때 저혈당이 일어나기 쉽다. 내 경험으로는 이것이 가장 흔한 저혈당의 원인이다. 세번째는 활동량이다. 우리가 운동을 하는 등 활동량을 늘리면 근육은 포도당이 더 많이 필요하다. 갑자기 활동량이 증가하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에게 저혈당이 발생했을 경우, 저혈당이 발생했을 당시의 인슐린 용량, 식사량, 활동량을 꼭 체크해서 원인을 찾고 이에 따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KL님, 제가 앱에 기록된 것을 좀 살펴 볼께요.”
KL의 혈당은 매우 잘 조절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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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0일동안 그의 혈당은 95%의 시간 동안 치료영역인 70~180사이에 있었다 (그림 1). 혈당이 보통 70%이상의 시간 동안 치료영역에 드는 것을 목표로 하므로, KL의 혈당조절수준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그런데, 2%의 시간동안 저혈당인 54~69 사이에 떨어진 것이 우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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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최근 30일동안 하루 혈당 패턴을 살펴보니 30일간 혈당 분포에서 본 것처럼 그의 혈당은 거의 하루 종일 70에서 180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림 2). 그런데, 오후 6시에서 밤12시 사이에 혈당이 가끔 70미만으로 내려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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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의 앱 기록에 의하면 저혈당이 지난 30일동안 총 9번 발생했었다. 시간 분포를 보니, 오후 6시에서 밤 1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여 전체 67%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림 3. 6/9 = 0.67).
“KL님, 저녁식사전에 인슐린을 얼마나 주사하세요?”
“12 units 주사합니다.”
이는 내가 처방한 양과 동일했다.
“저녁을 몇 시에 드시나요?”
“여섯시에서 여덟시 사이에 먹습니다”
“저녁을 매일 드시나요?”
“아니요. 식욕이 없어서 거를 때가 많아요.”
KL은 당뇨병 치료로 세마글루타이드 (오젬픽)을 쓰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식욕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저녁 식사를 거를 때 식사 인슐린은 어떻게 하시나요?”
“저녁을 먹지 않으면 주사하지 않습니다.”
식사를 걸렀음에도 불구하고 식사 인슐린을 주사하면 저혈당이 발생한다. 하지만, KL은 식사 인슐린을 주사하지 않았으므로 인슐린때문에 저혈당이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점심은 몇 시에 드시나요?”
“어떨 때는 정오쯤에 먹고, 늦을 때에는 4시반에도 먹습니다.”
“점심을 늦게 드실 때 저녁은 언제 드십니까?”
“안 먹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때에는 간단하게 과일로 때웁니다.”
KL은 엉덩이 관절 통증으로 지팡이를 짚고 다니기 때문에 저녁시간의 활동량 증가로 저혈당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점심식사를 늦게 할 때 저녁을 거르는 것이 저혈당의 원인으로 보였다. 식사 인슐린으로 일반 인슐린 (insulin regular)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인슐린은 작용시간이 6~8시간으로 다른 식사 인슐린에 비해 더 길다.
점심을 4시반에 먹기 전에 이 인슐린을 주사하면 혈당강하효과가 밤 12시까지 지속될 수 있다. KL은 과일만으로 저녁을 때울 때 식사 인슐린을 따로 주사하지 않고 있었지만 과일으로부터 섭취한 탄수화물의 양에 비해 점심식사 전 주사한 인슐린의 혈당강하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저혈당이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녁식사 양이 적거나 저녁 식사를 건너 뛰는 것이 저혈당의 원인이므로 이를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상적인 저녁식사를 매일 하는 것이다. 하지만, KL의 식욕은 저하되어 있어서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억지로 강요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어 보였다.
“KL님, 점심식사 전에 식사 인슐린을 얼마나 주사하시나요?”
“14 units을 주사합니다.”
이는 지난번에 내가 처방한 양과 동일한 것이다.
“점심식사 전에 주사하시는 식사 인슐린의 양을 12 units으로 줄입시다. 점심식사 후 혈당이 지금보다 약간 높을 지 모르지만 저녁식사를 거르거나 줄일 때 저혈당이 나타날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해 오신 것처럼, 저녁식사를 거르거나 줄일 때에는 저녁식사 전으로 예정되어 있는 식사 인슐린을 주사하지 마시고요.”
“네, 계속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필자소개> 신재규 교수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