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신재규 교수의 'From San Francisco'
<143> 인슐린의 용량 조절
이종운
입력 2026-06-07 10:06 수정 최종수정 2026-07-0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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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의 용량 조절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MG가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인사한다.  그는 30대 여성 당뇨병 환자로 지난 3년 동안 당뇨병 조절을 위해 나와 만나고 있다.  첫 2년간 그는 방문 약속을 꼭 지켜서 당뇨병이 잘 조절되었었다.  그런데, 그 후 약 1년간, 그는 방문 약속에 계속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거의 1년만에 내 클리닉을 다시 방문한 것이다.

환자가 예약한 방문에 아무런 설명없이 한 번 나타나지 않으면 내 클리닉은 다른 날짜로 재진예약을 잡아준다.  이 때 환자에게 전화해서 재진 날짜와 시간을 확인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환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 재진 날짜와 시간을 음성메세지로 남겨 주고 환자가 원하면 바꿀 수 있도록 예약전화번호를 알려준다.  그런데, 환자가 이 재진마저도 아무런 설명없이 나타나지 않으면 클리닉은 더 이상 자동으로  다시 예약을 잡아 주지 않는다.  즉, 환자가 재진 예약을 요구해야만 환자는 클리닉에 다시 올 수 있다.  

이러한 방침은 클리닉에 오려고 대기하고 있는 다른 환자들이 진료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이런 클리닉 방침에 따라 MG가 두 번 연속으로 재진 약속을 어겼을 때 나는 더 이상 그의 재진 약속을 잡지 않았다.  그래서, 그를 다시 만나기 전 나는 그의 당뇨병이 어떻게 조절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환자는 일차의료제공자를 적어도 1년에 한 번 방문해서 건강 체크업을 받아야 한다.  두 달전, MG는 그의 일차의료제공자를 정기방문했었다. 이때, MG의 당뇨병 조절이 악화된 것과 내 클리닉을 더 이상 방문하고 있지 않은 것을 발견한 일차의료제공자가 그를 나와 다시 연결시켜 주었다.    

“지난 1년간 클리닉에 오기 힘드셨나봐요.”
“예, 일을 해야 하는데다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를 학교에서 데리고 오느라 클리닉 약속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 
“아, 그랬었군요.  그러면, 언제 시간이 괜찮으신가요?”
“오늘처럼 아침 일찍이 좋습니다”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첫 시간으로 재진 약속을 잡겠습니다.  이제, 당뇨병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합시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1년전에는 6.9%였는데 지금은 8.5%로 목표치인 7%미만보다 많이 올라 있네요.”
“제가 일과 가족 때문에 제 건강을 돌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해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건강도 챙겨야 할 것 같아요.  혹시 집에서 혈당을 측정하시나요?”
“네, 아침식사 전과 취침 전, 하루 두 번 혈당을 측정합니다”
“혈당측정계 가지고 오셨나요?”
“여기 있습니다.”

최근 7일간 측정한 혈당을 보니 아침식사전은 130-200, 취침 전은 180-250 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는 아침식사전 목표치인 80-130, 취짐전 목표치인 180미만보다 모두 높았다.

“어떤 당뇨병 치료약을 현재 복용하고 계시나요?”
“두 종류의 약을 쓰고 있습니다.  메트포민 (metformin) 500 mg을 하루 두 번 복용하고 있고 인슐린 글라진 (insulin glargine) 19 units을 하루 한 번 주사하고 있습니다.”
  
“식사는 하루에 몇 번 하세요?”
“아침, 점심, 저녁 세 번 합니다.”
“보통 몇 시에 식사하세요?”
“오전 7시, 오후 12시 그리고 7시에 합니다.”
“어떤 식사가 식사량이 가장 많은가요?”
“점심입니다.”
“몇 시에 잠자리에 드시나요?”
“9시 쯤에 자러 갑니다.”
“지난 4주동안 극심한 배고픔, 무력감, 식은땀 등의 저혈당 증세를 느끼신 적이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인슐린 글라진은 기저 인슐린이므로 공복 혈당 수치, 즉 아침식사전 혈당수치로 그 혈당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MG는 공복 혈당이 목표치보다 높고 저혈당 증세가 없었므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인슐린 글라진 용량이 충분하지 않아 보였다.  보통 인슐린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용량의 10% 정도를 한번에 증량한다.  이처럼 적은 용량으로 인슐린을 증량하는 이유는 인슐린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저혈당이라는 무서운 부작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많은 양으로 증량하면 혈당은 빨리 떨어지겠지만 그만큼 저혈당의 위험도 증가한다.  그래서, 한번에 조금씩 서서히 증량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환자의 안전이 우선인 것이다. 

 MG의 현재 기저 인슐린 용량이 19 units이므로 2 units을 증량시킬 수 있다.  증량된 용량을 3일 동안 사용했음에도 공복혈당이 계속 목표치를 웃돌면 이 용량의 10%를 추가한다.  그리고, 이 과정 – 3일 사용하고 공복혈당에 따라 용량을 10% 증량 - 을 공복혈당이 목표치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저혈당, 즉 공복혈당이 70미만이 발생하면 저혈당의 원인에 따라 인슐린 용량을 20% 줄여야 한다.  인슐린 용량 조절을 환자가 직접 집에서 수행할 수 있으면 본인에게 알맞은 인슐린 용량을 빨리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인슐린 용량 조절과정이 복잡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저혈당의 위험때문에 인슐린 용량을 스스로 안전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환자에게만 인슐린 용량조절을 맡겨야 한다.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는 환자들은 클리닉에 자주 오게 해서 인슐린 용량 조절에 경험이 많은 의사나 약사가 직접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MG님, 공복혈당이 높으므로 인슐린 글라진을 이제 하루에 21 units 씩 주사하십시요.  그리고, 혈당은 지금까지 하신 것처럼 하루 두 번 – 아침 식사 전과 취침전 – 에 측정하세요.  물론, 메트포민 500 mg 을 계속 하루 두 번씩 드시고요. 일단 공복혈당이 목표치에 도달하면 그 다음에는 식사 후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시작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재진은 언제지요?”
“2주뒤에 뵐 수 있을까요?”
“괜찮습니다.”.

 <필자소개> 신재규 교수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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