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지도와 의약품 상담을 위한 코너: GLP-1유사체 (1)
당뇨병 치료제로 많이 쓰이고 있는 GLP-1 (glucagon-like peptide-1; 글루카곤 유사 펩디드–1) GLP-1 유사체에 대해 환자가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하여 문답식으로 정리하였다.<편집자>
1. GLP-1 유사체는 어떻게 혈당을 떨어뜨리나요?
GLP-1 유사체는 GLP-1이라는 호르몬과 동일한 작용을 하여 혈당을 떨어뜨립니다. GLP-1은 glucagon-like peptide-1의 약자로 글루카곤과 비슷한 펩티드라는 뜻입니다 (펩티드는 아미노산이 두 개 이상으로 구성된 물질로 단백질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이 호르몬은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위장관에서 분비되어 여러 가지 작용을 합니다. 이 호르몬은 위장관에서 분비된 후 금방 분해되기 때문에 작용시간이 5~10분 정도로 아주 짧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GLP-1 유사체는 GLP-1 호르몬의 구조를 변형시켜 GLP-1 호르몬의 작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작용시간을 길게 만든 약들입니다. 다시 말하면, GLP-1 호르몬의 구조를 변형시켜 쉽게 분해되지 않도록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GLP-1 유사체를 투여하는 것은 작용시간을 길게 만든 GLP-1 호르몬을 몸 안으로 더 넣어 주는 것과 같습니다.
GLP-1이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이 호르몬은 췌장에 직접 작용하여 인슐린의 분비를 늘립니다. 인슐린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므로 인슐린의 분비가 늘어나면 혈당이 떨어지게 되겠지요. 둘째, GLP-1은 위장관의 운동을 느리게 만듭니다. 위장관의 운동이 느려지면 포도당이 천천히 흡수되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또 위장관의 운동이 느려지면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음식을 먹는 양도 줍니다. 음식을 먹는 양이 줄면 섭취한 탄수화물의 양이 줄므로 혈당이 많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탄수화물은 포도당 등 여러가지 당류로 이루어진 물질로 쌀, 감자, 과일 등에 많습니다). 세째, GLP-1은 뇌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배가 부른 느낌을 갖게 되니 음식물 섭취를 줄이겠지요. 이와 같이 GLP-1 호르몬은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위장관 운동을 느리게 하며 포만감을 느끼게 하여 혈당을 떨어뜨립니다.
GLP-1 유사체 중 터제파타이드 (tirzepatide)와 같이 GLP-1 외에 GIP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라는 위장관 호르몬의 작용도 함께 일으키는 약도 있습니다. GIP는 GLP-1처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만 위장관의 운동을 느리게 하거나 포만감을 느끼게 만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GLP-1 유사체는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수치 (hemoglobin A1c)를 얼마나 떨어뜨리나요?
일반적으로 GLP-1 유사체는 단독 또는 다른 당뇨병약과 함께 투여했을 때 혈중 당화 헤모글로빈 수치를 1~2% 정도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혈중 당화 헤모글로빈 수치를 떨어뜨리는 정도는 GLP-1 유사체마다 약간씩 다릅니다. 약한 것은 0.6~0.9%, 강한 것은 2% 이상까지 떨어뜨립니다. 일반적으로 약한 GLP-1 유사체는 속효성이며 강한 GLP-1 유사체는 지속성입니다. (속효성과 지속성에 대해서는 아래 3번 GLP-1 유사체의 종류를 참조하세요).
3. GLP-1 유사체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종류의 GLP-1 유사체들이 허가받아 사용되고 있습니다.
<표>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GLP-1 유사체 (2020년 9월 현재)
영문명 | 한글명 | 상품명 (예) | 작용시간 | 투여 용량과 횟수 |
Exenatide | 엑세나타이드 | 바이에타 | 속효성 | 5-10 μg 하루 두 번 |
Liraglutide | 리라글루티드 | 빅토자 | 지속성 | 0.6-1.8 mg 하루 한 번 |
삭센다a | 지속성 | 0.6-2.4 mg 하루 한 번 | ||
Dulaglutide | 둘라글루타이드 | 트루리시티 | 지속성 | 0.75-1.5 mg 일주일에 한 번 |
Semaglutide | 세마글루타이드 | 오젬픽 | 지속성 | 0.25-2 mg 일주일에 한번 |
위고비a | 지속성 | 0.25-2.4 mg 일주일에 한번 | ||
리벨서스c | 지속성 | 3-14 mg 하루에 한번 | ||
Tirzepatide | 터제파타이드 | 마운자로 | 지속성 | 2.5-15 mg 일주일에 한번 |
젭바운드a,b | 지속성 | 2.5-15 mg 일주일에 한번 |
GLP-1 유사체는 리벨서스를 제외하고 모두 피하 주사로 투여합니다. 이 약들이 주사제인 이유는 이들이 모두 펩티드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펩티드는 위산과 위장관내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어 위장관으로 흡수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리벨서스는 흡수촉진제를 함께 포함하고 있어 경구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GLP-1 유사체를 피하 주사로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투여의 편의를 높이고 투여 실수를 줄이기 위해 투약할 때마다 정해진 양만 투여할 수 있도록 해 놓은 펜 (pen)의 형태로 팔리고 있습니다.
GLP-1 유사체는 작용의 지속시간에 따라 속효성과 지속성으로 나뉩니다. 속효성 GLP-1 유사체는 하루 종일 약효가 지속되지 않지만 지속성은 적어도 하루 이상 약효가 지속됩니다. 속효성 GLP-1 유사체로는 상품명이 바이에타인 엑세나타이드가 있고 지속성에는 리라글루티드 (상품명: 빅토자), 둘라글루타이드 (트루리시티), 세마글루타이드 (상품명: 오젬픽), 터제파타이드 (상품명: 마운자로)가 있습니다.
GLP-1 유사체의 작용 지속시간은 약효와 부작용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속효성은 투여후 혈당 강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오랫동안 작용하지 않습니다. 속효성은 지속성에 비해 위장관 운동을 느리게 하는 효과가 더 큽니다. 따라서, 속효성은 공복 혈당 보다 식후 혈당을 낮추는데 더 효과적입니다. 반면 속효성은 위장관 운동을 느리게 하므로 메스꺼움, 구토 등의 위장관 부작용이 지속성보다 더 심합니다.
지속성은 하루 종일 작용하고 속효성보다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좀 더 많이 촉진하기 때문에 공복혈당을 낮추는데 효과적입니다. 또 지속성은 속효성보다 체중을 줄이는 데에도 좀 더 효과적입니다. 반면, 지속성은 설사 등의 부작용이 속효성에 비해 좀 더 흔합니다.
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타이드, 터제파타이드는 당뇨병 치료외에도 체중 감소의 적응증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용도로 사용할 때는 당뇨병 치료로 허가받은 것에 비해 상품명과 용량이 좀 다릅니다.
그러면, 어떤 GLP-1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공복보다는 식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속효성을 고려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혈당강하 효과, 작용시간, 편의성, 부작용 등을 고려할 때 지속성이 속효성보다 좀 더 유리합니다. 그리고,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리라글루티드와 같은 일부 지속성 제품들은 심순환기와 신장 보호 효과도 있습니다. 또, 지속성인 둘라글루타이드 펜은 일회용으로 용량이 미리 정해져 있어 환자가 따로 용량을 맞출 필요가 없고 사용할 때 재현탁시킬 필요가 없어 환자가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GLP1 유사체들이 그동안 개발되어 온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이들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GLP1 유사체 중 제일 먼저 개발된 것은 속효성 엑세나타이드 (exenatide; 영어로는 이그제나타이드로 읽습니다)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엑세나타이드는 원래 힐라 몬스터 (glia monster)라는, 미국과 멕시코에 걸친 소노라 사막 (Sonoran desert)에 사는 도마뱀의 침에서 분리한 것입니다. 즉, 도마뱀 침 속의 성분이 우리 몸에서 만든 GLP-1 보다 혈당 강하 효과가 더 좋고 작용시간도 2~
3시간으로 좀 더 오래간다는 것이 발견된 것이지요. 그런데, 속효성 엑세나타이드의 문제는 하루 두 번 맞아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는 것입니다. 또, 위장관 부작용도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작용시간을 늘려 편의성을 높이고 위장관 부작용을 낮추려는 신약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엑세나타이드에 라이신 (lysine)이라는 아미노산을 여러 개 더 붙이는 등 엑세나타이드의 구조를 약간 변형시켜 작용시간을 약 8시간으로 늘린 것이 릭시세나타이드 (lixisenatide; 이 약은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판매되고 있지 않습니다)입니다. 비록 릭시세나타이드는 하루 한 번 투여할 수 있지만, 하루 종일 작용하지 않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라글루티드 (liraglutide; 영어로는 리라글루타이드라고 읽습니다)는 릭시세나타이드와는 다른 방법으로 작용시간을 늘린 약입니다. 리라글투티드는 엑세나타이드 구조 대신 우리 몸의 GLP-1 구조를 이용하는 대신 덩치가 큰 알부민을 연결하여 GLP-1을 분해하는 효소가 쉽게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어 높은 것입니다. 또, 리라글루티드를 피하 주사했을 때 알부민은 약이 주사부위의 조직에 오래 붙어 있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리라글루티드는 주사하자마자 바로 혈액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주사부위 조직에 머물다가 천천히 혈액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 작용시간이 24시간으로 길어집니다.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리라글루티드의 구조를 좀 더 변형시켜 작용시간을 더 늘린 약입니다. 이 약은 GLP-1을 분해하는 효소가 작용하기 어렵도록 GLP-1 자체의 구조를 좀 바꾸었습니다. 또. 이 효소가 접근하기 더 어렵도록 알부민을 연결한 부위도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세미글루타이드는 일주일에 한 번만 투여하면 됩니다.
둘라글루타이드 (dulaglutide)는 리라글루티드와 세마글루타이드처럼 덩치가 큰 물질을 GLP-1에 연결하여 작용시간을 늘린 것들입니다. 즉, 면역글로불린 (immunoglobulin)을 GLP-1 구조에 연결한 것입니다. 또, GLP-1 구조도 약간 변형시켜 GLP-1을 분해하는 효소가 쉽게 작용하기 어렵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둘라글루타이드는 일주일에 한 번만 투여하면 됩니다.
자, 정리를 해 보죠. GLP-1 유사체는 도마뱀의 침에서 분리한 엑세나타이드를 바탕으로 한 것과 우리 몸의 GLP-1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엑세나타이드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는 엑세나타이드와 릭시세나타이드, GLP-1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는 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 터제파타이드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시장에 나와있는 엑세나타이드를 바탕으로 한 것들은 속효성입니다. GLP-1 을 바탕으로 한 것들은 알부민이나 면역글로불린 같은 덩치가 큰 물질을 붙이고 GLP-1 자체 구조도 변형시켜 작용시간이 긴 지속성입니다.
<필자소개>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
복약지도와 의약품 상담을 위한 코너: GLP-1유사체 (1)
당뇨병 치료제로 많이 쓰이고 있는 GLP-1 (glucagon-like peptide-1; 글루카곤 유사 펩디드–1) GLP-1 유사체에 대해 환자가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하여 문답식으로 정리하였다.<편집자>
1. GLP-1 유사체는 어떻게 혈당을 떨어뜨리나요?
GLP-1 유사체는 GLP-1이라는 호르몬과 동일한 작용을 하여 혈당을 떨어뜨립니다. GLP-1은 glucagon-like peptide-1의 약자로 글루카곤과 비슷한 펩티드라는 뜻입니다 (펩티드는 아미노산이 두 개 이상으로 구성된 물질로 단백질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이 호르몬은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위장관에서 분비되어 여러 가지 작용을 합니다. 이 호르몬은 위장관에서 분비된 후 금방 분해되기 때문에 작용시간이 5~10분 정도로 아주 짧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GLP-1 유사체는 GLP-1 호르몬의 구조를 변형시켜 GLP-1 호르몬의 작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작용시간을 길게 만든 약들입니다. 다시 말하면, GLP-1 호르몬의 구조를 변형시켜 쉽게 분해되지 않도록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GLP-1 유사체를 투여하는 것은 작용시간을 길게 만든 GLP-1 호르몬을 몸 안으로 더 넣어 주는 것과 같습니다.
GLP-1이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이 호르몬은 췌장에 직접 작용하여 인슐린의 분비를 늘립니다. 인슐린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므로 인슐린의 분비가 늘어나면 혈당이 떨어지게 되겠지요. 둘째, GLP-1은 위장관의 운동을 느리게 만듭니다. 위장관의 운동이 느려지면 포도당이 천천히 흡수되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또 위장관의 운동이 느려지면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음식을 먹는 양도 줍니다. 음식을 먹는 양이 줄면 섭취한 탄수화물의 양이 줄므로 혈당이 많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탄수화물은 포도당 등 여러가지 당류로 이루어진 물질로 쌀, 감자, 과일 등에 많습니다). 세째, GLP-1은 뇌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배가 부른 느낌을 갖게 되니 음식물 섭취를 줄이겠지요. 이와 같이 GLP-1 호르몬은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위장관 운동을 느리게 하며 포만감을 느끼게 하여 혈당을 떨어뜨립니다.
GLP-1 유사체 중 터제파타이드 (tirzepatide)와 같이 GLP-1 외에 GIP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라는 위장관 호르몬의 작용도 함께 일으키는 약도 있습니다. GIP는 GLP-1처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만 위장관의 운동을 느리게 하거나 포만감을 느끼게 만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GLP-1 유사체는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수치 (hemoglobin A1c)를 얼마나 떨어뜨리나요?
일반적으로 GLP-1 유사체는 단독 또는 다른 당뇨병약과 함께 투여했을 때 혈중 당화 헤모글로빈 수치를 1~2% 정도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혈중 당화 헤모글로빈 수치를 떨어뜨리는 정도는 GLP-1 유사체마다 약간씩 다릅니다. 약한 것은 0.6~0.9%, 강한 것은 2% 이상까지 떨어뜨립니다. 일반적으로 약한 GLP-1 유사체는 속효성이며 강한 GLP-1 유사체는 지속성입니다. (속효성과 지속성에 대해서는 아래 3번 GLP-1 유사체의 종류를 참조하세요).
3. GLP-1 유사체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종류의 GLP-1 유사체들이 허가받아 사용되고 있습니다.
<표>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GLP-1 유사체 (2020년 9월 현재)
영문명 | 한글명 | 상품명 (예) | 작용시간 | 투여 용량과 횟수 |
Exenatide | 엑세나타이드 | 바이에타 | 속효성 | 5-10 μg 하루 두 번 |
Liraglutide | 리라글루티드 | 빅토자 | 지속성 | 0.6-1.8 mg 하루 한 번 |
삭센다a | 지속성 | 0.6-2.4 mg 하루 한 번 | ||
Dulaglutide | 둘라글루타이드 | 트루리시티 | 지속성 | 0.75-1.5 mg 일주일에 한 번 |
Semaglutide | 세마글루타이드 | 오젬픽 | 지속성 | 0.25-2 mg 일주일에 한번 |
위고비a | 지속성 | 0.25-2.4 mg 일주일에 한번 | ||
리벨서스c | 지속성 | 3-14 mg 하루에 한번 | ||
Tirzepatide | 터제파타이드 | 마운자로 | 지속성 | 2.5-15 mg 일주일에 한번 |
젭바운드a,b | 지속성 | 2.5-15 mg 일주일에 한번 |
GLP-1 유사체는 리벨서스를 제외하고 모두 피하 주사로 투여합니다. 이 약들이 주사제인 이유는 이들이 모두 펩티드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펩티드는 위산과 위장관내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어 위장관으로 흡수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리벨서스는 흡수촉진제를 함께 포함하고 있어 경구용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GLP-1 유사체를 피하 주사로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투여의 편의를 높이고 투여 실수를 줄이기 위해 투약할 때마다 정해진 양만 투여할 수 있도록 해 놓은 펜 (pen)의 형태로 팔리고 있습니다.
GLP-1 유사체는 작용의 지속시간에 따라 속효성과 지속성으로 나뉩니다. 속효성 GLP-1 유사체는 하루 종일 약효가 지속되지 않지만 지속성은 적어도 하루 이상 약효가 지속됩니다. 속효성 GLP-1 유사체로는 상품명이 바이에타인 엑세나타이드가 있고 지속성에는 리라글루티드 (상품명: 빅토자), 둘라글루타이드 (트루리시티), 세마글루타이드 (상품명: 오젬픽), 터제파타이드 (상품명: 마운자로)가 있습니다.
GLP-1 유사체의 작용 지속시간은 약효와 부작용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속효성은 투여후 혈당 강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오랫동안 작용하지 않습니다. 속효성은 지속성에 비해 위장관 운동을 느리게 하는 효과가 더 큽니다. 따라서, 속효성은 공복 혈당 보다 식후 혈당을 낮추는데 더 효과적입니다. 반면 속효성은 위장관 운동을 느리게 하므로 메스꺼움, 구토 등의 위장관 부작용이 지속성보다 더 심합니다.
지속성은 하루 종일 작용하고 속효성보다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좀 더 많이 촉진하기 때문에 공복혈당을 낮추는데 효과적입니다. 또 지속성은 속효성보다 체중을 줄이는 데에도 좀 더 효과적입니다. 반면, 지속성은 설사 등의 부작용이 속효성에 비해 좀 더 흔합니다.
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타이드, 터제파타이드는 당뇨병 치료외에도 체중 감소의 적응증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용도로 사용할 때는 당뇨병 치료로 허가받은 것에 비해 상품명과 용량이 좀 다릅니다.
그러면, 어떤 GLP-1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공복보다는 식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속효성을 고려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혈당강하 효과, 작용시간, 편의성, 부작용 등을 고려할 때 지속성이 속효성보다 좀 더 유리합니다. 그리고,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리라글루티드와 같은 일부 지속성 제품들은 심순환기와 신장 보호 효과도 있습니다. 또, 지속성인 둘라글루타이드 펜은 일회용으로 용량이 미리 정해져 있어 환자가 따로 용량을 맞출 필요가 없고 사용할 때 재현탁시킬 필요가 없어 환자가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GLP1 유사체들이 그동안 개발되어 온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이들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GLP1 유사체 중 제일 먼저 개발된 것은 속효성 엑세나타이드 (exenatide; 영어로는 이그제나타이드로 읽습니다)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엑세나타이드는 원래 힐라 몬스터 (glia monster)라는, 미국과 멕시코에 걸친 소노라 사막 (Sonoran desert)에 사는 도마뱀의 침에서 분리한 것입니다. 즉, 도마뱀 침 속의 성분이 우리 몸에서 만든 GLP-1 보다 혈당 강하 효과가 더 좋고 작용시간도 2~
3시간으로 좀 더 오래간다는 것이 발견된 것이지요. 그런데, 속효성 엑세나타이드의 문제는 하루 두 번 맞아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다는 것입니다. 또, 위장관 부작용도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작용시간을 늘려 편의성을 높이고 위장관 부작용을 낮추려는 신약들이 개발되었습니다.
엑세나타이드에 라이신 (lysine)이라는 아미노산을 여러 개 더 붙이는 등 엑세나타이드의 구조를 약간 변형시켜 작용시간을 약 8시간으로 늘린 것이 릭시세나타이드 (lixisenatide; 이 약은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판매되고 있지 않습니다)입니다. 비록 릭시세나타이드는 하루 한 번 투여할 수 있지만, 하루 종일 작용하지 않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라글루티드 (liraglutide; 영어로는 리라글루타이드라고 읽습니다)는 릭시세나타이드와는 다른 방법으로 작용시간을 늘린 약입니다. 리라글투티드는 엑세나타이드 구조 대신 우리 몸의 GLP-1 구조를 이용하는 대신 덩치가 큰 알부민을 연결하여 GLP-1을 분해하는 효소가 쉽게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어 높은 것입니다. 또, 리라글루티드를 피하 주사했을 때 알부민은 약이 주사부위의 조직에 오래 붙어 있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리라글루티드는 주사하자마자 바로 혈액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주사부위 조직에 머물다가 천천히 혈액 속으로 들어갈 수 있어 작용시간이 24시간으로 길어집니다.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리라글루티드의 구조를 좀 더 변형시켜 작용시간을 더 늘린 약입니다. 이 약은 GLP-1을 분해하는 효소가 작용하기 어렵도록 GLP-1 자체의 구조를 좀 바꾸었습니다. 또. 이 효소가 접근하기 더 어렵도록 알부민을 연결한 부위도 바꾸었습니다. 그래서, 세미글루타이드는 일주일에 한 번만 투여하면 됩니다.
둘라글루타이드 (dulaglutide)는 리라글루티드와 세마글루타이드처럼 덩치가 큰 물질을 GLP-1에 연결하여 작용시간을 늘린 것들입니다. 즉, 면역글로불린 (immunoglobulin)을 GLP-1 구조에 연결한 것입니다. 또, GLP-1 구조도 약간 변형시켜 GLP-1을 분해하는 효소가 쉽게 작용하기 어렵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둘라글루타이드는 일주일에 한 번만 투여하면 됩니다.
자, 정리를 해 보죠. GLP-1 유사체는 도마뱀의 침에서 분리한 엑세나타이드를 바탕으로 한 것과 우리 몸의 GLP-1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엑세나타이드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는 엑세나타이드와 릭시세나타이드, GLP-1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는 리라글루티드, 세마글루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 터제파타이드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시장에 나와있는 엑세나타이드를 바탕으로 한 것들은 속효성입니다. GLP-1 을 바탕으로 한 것들은 알부민이나 면역글로불린 같은 덩치가 큰 물질을 붙이고 GLP-1 자체 구조도 변형시켜 작용시간이 긴 지속성입니다.
<필자소개>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