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와 심부전 치료제로 최근 많이 쓰이고 SGLT2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억제제에 대해 환자가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하여 문답식으로 정리하였다.
1. SGLT2 억제제는 어떻게 혈당을 떨어뜨리나요?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것을 줄여서 혈당을 떨어뜨립니다. 신장은 혈액 속의 여러 성분을 일단 여과했다가 필요한 것은 다시 재흡수하여 혈액으로 되돌려 보내고 필요없는 것은 오줌으로 내 보냅니다.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은 몸에서 꼭 필요한 것이므로 신장에서 여과되었다 다시 재흡수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신장에서 걸러진 포도당이 다시 재흡수될 때 SGLT2라는 단백질을 이용합니다. 이 단백질의 영어 이름은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입니다. 여기서 sodium은 우리말로 나트륨이고 glucose는 포도당이며 co-transporter는 함께 운송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SGLT2는 나트륨과 포도당을 함께 신장에서 재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것입니다. 이처럼 신장에 운송 단백질이 있는 이유는 신장에서 걸러진 것 중 필요한 것만 선택적으로 재흡수하기 위해서입니다. 즉, 우리 몸은 재흡수할 것만을 위한 특별한 문들을 만들어 놓았는데 SGLT2는 포도당을 위한 특별한 문인 것입니다. 이렇게 포도당과 같이 특정 물질만을 재흡수하는 문을 따로 만들어 놓으면 원하는 것만 재흡수할 수 있는 좋은 점외에도 필요할 때 문을 더 만들거나 덜 만들어서 그 물질을 재흡수하는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는 혈중 포도당의 양이 정상보다 많기 때문에 신장에서 걸러지는 포도당의 양도 늘어납니다. 즉, 신장에서 재흡수해야 할 양도 늘어나는 것이죠. 그래서, 당뇨병 환자의 신장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보다 SGLT2의 양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SGLT2가 나트륨도 함께 운송하는 이유는 포도당 혼자로는 이 SGLT2라는 문을 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포도당이 들어가기 위해 SGLT2라는 문을 여는 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나트륨인 것이죠. 비유하자면 포도당은 우리몸에서 너무 중요한 VIP라 누군가 – 나트륨 - 가 문을 열어 주어야만 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면 신장에서 포도당과 나트륨의 재흡수가 줄어 들고 오줌으로 배출되는 포도당과 나트륨의 양이 늘어납니다. 이렇게 몸 밖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양이 늘어나므로 혈당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SGLT2억제제에 의한 포도당 배출은 복용을 시작한 지 1-2 시간부터 나타날 정도로 빨리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 효과는 SGLT2 억제제의 복용을 중단하고 하루나 이틀 지나면 사라집니다.
2. SGLT2 억제제는 혈중 당화수치 (A1c)를 얼마나 떨어뜨리나요?
SGLT2 억제제는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 혈중 당화수치를 0.5-0.9% 정도 떨어뜨립니다. 그리고, 이 효과는 용량에 비례합니다. 그래서, 고용량일 때 혈중 당화수치를 더 많이 떨어뜨립니다.
SGLT2억제제가 혈중 당화수치를 떨어뜨리는 정도는 약을 시작하기 전에 혈당이 얼마나 높았는지 또 신장기능이 얼마나 좋은 지에 달라집니다. SGLT2 억제제는 약을 시작하기 전에 혈당이 높은 환자들의 혈당을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더 많이 떨어뜨립니다. 그 이유는 혈당이 높을수록 신장에서 걸려지는 포도당양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더 많이 걸리진 포도당을 재흡수하기 위한 SGLT2의 양도 늘기 때문입니다. 즉, 신장에 SGLT2 의 양이 느니까 SGLT2 억제제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SGLT2억제제의 혈당 강하 효과가 혈중 혈당 수치에 비례하므로 SGLT2억제제는 저혈당을 거의 일으키지 않습니다.
SGLT2 억제제가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 약들도 포도당과 마찬가지로 신장에서 걸러져야 합니다. 그래야 신장에서 걸러진 오줌이 내려가는 관에 위치한 SGLT2를 억제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신장기능이 저하되면 신장에서 걸러지는 SGLT2 억제제의 양이 적어져 혈당강하 효과가 줄어들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SGLT2억제제는 식후 혈당보다는 공복 혈당을 더 많이 떨어뜨립니다.
3. SGLT2 억제제는 혈당을 떨어뜨는 것 이외에 어떤 다른 효과가 있나요?
SGLT2 억제제는 혈당 강하외에도 체중감소, 혈압강하, 그리고 신장보호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1) 체중 감소
SGLT2 억제제가 포도당을 몸 밖으로 더 많이 배출시키게 되면 우리 몸은 포도당이라는 에너지원를 잃는 것입니다. 그런데, 에너지원을 잃는다는 것은 칼로리 (calorie)를 잃는다는 뜻과 같습니다. 보통 SGLT2억제제의 복용으로 하루에 잃는 칼로리 양은 250에서 450 킬로칼로리 (kcal)로 알려져 있습니다. SGLT2억제제는 몸이 많은 양의 칼로리를 잃게 만들므로 체중을 줄입니다.
SGLT2억제제가 포도당을 잃게 하므로 어떤 분들은 SGLT2억제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다음 탄수화물이 들어간 음식 – 밥, 과자, 빵, 감자 등 - 을 더 많이 먹고 싶어질 지 모릅니다. 그런데, 탄수화물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SGLT2에 의한 체중감소 효과가 줄어 들므로 체중감소 효과를 최대로 보기 위해서는 많이 먹고 싶어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혈압 강하
SGLT2 억제제는 오줌으로 배출되는 포도당과 나트륨의 양도 늘립니다. 그런데, 오줌으로 배출되는 포도당과 나트륨의 양이 늘면 같이 배출되는 물의 양도 늡니다. 오줌으로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이 배출되기 때문에 SGLT2 억제제는 혈압을 떨어뜨립니다. 임상연구에 의하면 SGLT2억제제는 수축기 혈압을 평균 2-4 mg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신장보호 효과
SGLT2 억제제는 일시적으로 신장기능을 악화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장기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SGLT2억제제의 신장에 대한 효과는 SGLT2억제제가 신장에서 나트륨의 재흡수를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신장의 구조를 단순화시켜 보면 크게 혈액을 거르는 부분 (사구체라고 부릅니다)과 걸러진 것들이 내려 오는 관 (tubule이라고 부릅니다)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즉, 신장은 거르는 부분과 그 밑에 붙은 관을 가진 깔대기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걸러진 물질들의 재흡수는 이 관을 따라 일어나는데 물질마다 재흡수가 주로 일어나는 부분이 좀 다릅니다. SGLT2는 이 관에서 걸러지는 부분에 가까운 곳에 주로 분포합니다. 그런데, 걸러진 나트륨은 SGLT2에 의해 대부분 재흡수되기 때문에, 즉 물질이 걸러지는 부분에서 가까운 쪽에 있는 관의 부분에서 재흡수되기 때문에 걸러진 부분에서 먼쪽에 있는 관의 부분에 도달하는 나트륨의 양이 평소에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SGLT2 억제제에 의해 나트륨의 재흡수가 줄어 들면 걸러진 부분에서 먼쪽에 있는 관의 부분에 도달하는 나트륨의 양이 증가합니다. 이를 신장은 자신이 너무 많은 혈액을 거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여 신장의 거르는 부분으로 들어가는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그런데, 이 혈관이 수축하면 신장에서 거르는 부분으로 들어 가는 혈액의 양을 줄게 됩니다. 또, SGLT2억제제는 혈압을 떨어뜨리므로 신장으로 들어가는 양을 줄이게 되어 신장이 거르는 혈액의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신장이 거르는 혈액의 양이 준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신장의 기능 – 혈액을 거르는 기능 –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신장이 일정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혈액을 거르느냐가 신장의 기능을 알려주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사구체 여과속도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신장이 거르는 혈액의 양이 감소하게 되면 신장이 일하는 양도 줄게 됩니다. 신장이 일하는 양이 준다는 것은 신장을 그만큼 조금 이용한다는 것이므로 신장을 보호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장이 일하는 양을 장기적으로 줄이게 되면 신장보호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4. SGLT2 억제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래 표는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SGLT2 억제제의 예입니다..
<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SGLT2억제제의 예
영문명 | 한글명 | 상품명 (예) | 하루 총 용량 (mg) | 하루 복용 횟수 |
Dapagliflozin | 다파글리플로진 | 포시가 | 5-10 | 한 번 |
Empagliflozin | 엠파글리플로진 | 자디앙 | 10-25 | 한 번 |
Ertugliflozin | 얼투글리플로진 | 스테글라트로 | 5-15 | 한 번 |
SGLT2 억제제는 단독으로 뿐만 아니라 매트포민 (metformin)과 복합제로도 팔리고 있습니다. SGLT2억제제와 메트포민과의 복합제는 하루에 두 번까지 복용할 수 있습니다.
SGLT2억제제는 신장기능이 너무 낮으면 혈당강하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엠파글리플로진과 다파글리플로린의 제품설명서에서는 사구체 여과 속도가 45 ml/min/m2미만이면, 얼투글리플로진의 제품설명서에서는 30 ml/min/m2미만이면 사용하지 말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5. SGLT2 억제제는 당뇨병 환자의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을 줄여주나요?
SGLT2 억제제 중 특히 엠파글리플로진 (자디앙)은 심순환기 질환 위험 감소 효과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잘 입증되었습니다. 즉, 이 약은 심순환기 질환 병력이 있거나 고령, 고혈압 등 이에 대한 여러 위험 인자들이 있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등의 심순환기 질환이 다시 일어나거나 새로 일어나는 위험을 감소시킵니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과 얼투글리플로진은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심순환기 질환이 재발하거나 새로 일어날 위험을 낮추지는 못했습니다.
엠파글리플로진이 심순환기 질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설포닐우레아, 글리니드, DPP-4 억제제, 티아졸리딘다이온과 같은 다른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와 구별되는 특징입니다. 왜냐하면, 당뇨병 환자들은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은데 이들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들은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6. SGLT2 억제제는 당뇨병외에 다른 적응증을 가지고 있나요?
SGLT2 억제제는 다음과 같은 적응증도 가지고 있습니다.
1) 심부전 (heart failure)의 치료
다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은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이들의 수명을 연장하고 심부전증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위험을 줄였습니다.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는 이유는 이들이 혈압을 낮추고 오줌의 양을 늘려 심장의 부담을 줄여 주는 데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 만성 신장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지연
앞서 설명했듯이 SGLT2 억제제는 신장기능 보호 효과를 가지고 있고, 특히, 엠파글리플로진과 다파글리플로진은 모두 임상시험에서 이를 입증했습니다.
<필자소개>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
당뇨병 치료제와 심부전 치료제로 최근 많이 쓰이고 SGLT2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억제제에 대해 환자가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하여 문답식으로 정리하였다.
1. SGLT2 억제제는 어떻게 혈당을 떨어뜨리나요?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이 재흡수되는 것을 줄여서 혈당을 떨어뜨립니다. 신장은 혈액 속의 여러 성분을 일단 여과했다가 필요한 것은 다시 재흡수하여 혈액으로 되돌려 보내고 필요없는 것은 오줌으로 내 보냅니다. 우리 몸의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은 몸에서 꼭 필요한 것이므로 신장에서 여과되었다 다시 재흡수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신장에서 걸러진 포도당이 다시 재흡수될 때 SGLT2라는 단백질을 이용합니다. 이 단백질의 영어 이름은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입니다. 여기서 sodium은 우리말로 나트륨이고 glucose는 포도당이며 co-transporter는 함께 운송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SGLT2는 나트륨과 포도당을 함께 신장에서 재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것입니다. 이처럼 신장에 운송 단백질이 있는 이유는 신장에서 걸러진 것 중 필요한 것만 선택적으로 재흡수하기 위해서입니다. 즉, 우리 몸은 재흡수할 것만을 위한 특별한 문들을 만들어 놓았는데 SGLT2는 포도당을 위한 특별한 문인 것입니다. 이렇게 포도당과 같이 특정 물질만을 재흡수하는 문을 따로 만들어 놓으면 원하는 것만 재흡수할 수 있는 좋은 점외에도 필요할 때 문을 더 만들거나 덜 만들어서 그 물질을 재흡수하는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는 혈중 포도당의 양이 정상보다 많기 때문에 신장에서 걸러지는 포도당의 양도 늘어납니다. 즉, 신장에서 재흡수해야 할 양도 늘어나는 것이죠. 그래서, 당뇨병 환자의 신장은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보다 SGLT2의 양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SGLT2가 나트륨도 함께 운송하는 이유는 포도당 혼자로는 이 SGLT2라는 문을 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포도당이 들어가기 위해 SGLT2라는 문을 여는 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나트륨인 것이죠. 비유하자면 포도당은 우리몸에서 너무 중요한 VIP라 누군가 – 나트륨 - 가 문을 열어 주어야만 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SGLT2 억제제를 복용하면 신장에서 포도당과 나트륨의 재흡수가 줄어 들고 오줌으로 배출되는 포도당과 나트륨의 양이 늘어납니다. 이렇게 몸 밖으로 배출되는 포도당양이 늘어나므로 혈당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SGLT2억제제에 의한 포도당 배출은 복용을 시작한 지 1-2 시간부터 나타날 정도로 빨리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 효과는 SGLT2 억제제의 복용을 중단하고 하루나 이틀 지나면 사라집니다.
2. SGLT2 억제제는 혈중 당화수치 (A1c)를 얼마나 떨어뜨리나요?
SGLT2 억제제는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 혈중 당화수치를 0.5-0.9% 정도 떨어뜨립니다. 그리고, 이 효과는 용량에 비례합니다. 그래서, 고용량일 때 혈중 당화수치를 더 많이 떨어뜨립니다.
SGLT2억제제가 혈중 당화수치를 떨어뜨리는 정도는 약을 시작하기 전에 혈당이 얼마나 높았는지 또 신장기능이 얼마나 좋은 지에 달라집니다. SGLT2 억제제는 약을 시작하기 전에 혈당이 높은 환자들의 혈당을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더 많이 떨어뜨립니다. 그 이유는 혈당이 높을수록 신장에서 걸려지는 포도당양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더 많이 걸리진 포도당을 재흡수하기 위한 SGLT2의 양도 늘기 때문입니다. 즉, 신장에 SGLT2 의 양이 느니까 SGLT2 억제제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SGLT2억제제의 혈당 강하 효과가 혈중 혈당 수치에 비례하므로 SGLT2억제제는 저혈당을 거의 일으키지 않습니다.
SGLT2 억제제가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 약들도 포도당과 마찬가지로 신장에서 걸러져야 합니다. 그래야 신장에서 걸러진 오줌이 내려가는 관에 위치한 SGLT2를 억제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신장기능이 저하되면 신장에서 걸러지는 SGLT2 억제제의 양이 적어져 혈당강하 효과가 줄어들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SGLT2억제제는 식후 혈당보다는 공복 혈당을 더 많이 떨어뜨립니다.
3. SGLT2 억제제는 혈당을 떨어뜨는 것 이외에 어떤 다른 효과가 있나요?
SGLT2 억제제는 혈당 강하외에도 체중감소, 혈압강하, 그리고 신장보호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1) 체중 감소
SGLT2 억제제가 포도당을 몸 밖으로 더 많이 배출시키게 되면 우리 몸은 포도당이라는 에너지원를 잃는 것입니다. 그런데, 에너지원을 잃는다는 것은 칼로리 (calorie)를 잃는다는 뜻과 같습니다. 보통 SGLT2억제제의 복용으로 하루에 잃는 칼로리 양은 250에서 450 킬로칼로리 (kcal)로 알려져 있습니다. SGLT2억제제는 몸이 많은 양의 칼로리를 잃게 만들므로 체중을 줄입니다.
SGLT2억제제가 포도당을 잃게 하므로 어떤 분들은 SGLT2억제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다음 탄수화물이 들어간 음식 – 밥, 과자, 빵, 감자 등 - 을 더 많이 먹고 싶어질 지 모릅니다. 그런데, 탄수화물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SGLT2에 의한 체중감소 효과가 줄어 들므로 체중감소 효과를 최대로 보기 위해서는 많이 먹고 싶어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혈압 강하
SGLT2 억제제는 오줌으로 배출되는 포도당과 나트륨의 양도 늘립니다. 그런데, 오줌으로 배출되는 포도당과 나트륨의 양이 늘면 같이 배출되는 물의 양도 늡니다. 오줌으로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이 배출되기 때문에 SGLT2 억제제는 혈압을 떨어뜨립니다. 임상연구에 의하면 SGLT2억제제는 수축기 혈압을 평균 2-4 mg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신장보호 효과
SGLT2 억제제는 일시적으로 신장기능을 악화시키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장기능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SGLT2억제제의 신장에 대한 효과는 SGLT2억제제가 신장에서 나트륨의 재흡수를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신장의 구조를 단순화시켜 보면 크게 혈액을 거르는 부분 (사구체라고 부릅니다)과 걸러진 것들이 내려 오는 관 (tubule이라고 부릅니다)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즉, 신장은 거르는 부분과 그 밑에 붙은 관을 가진 깔대기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걸러진 물질들의 재흡수는 이 관을 따라 일어나는데 물질마다 재흡수가 주로 일어나는 부분이 좀 다릅니다. SGLT2는 이 관에서 걸러지는 부분에 가까운 곳에 주로 분포합니다. 그런데, 걸러진 나트륨은 SGLT2에 의해 대부분 재흡수되기 때문에, 즉 물질이 걸러지는 부분에서 가까운 쪽에 있는 관의 부분에서 재흡수되기 때문에 걸러진 부분에서 먼쪽에 있는 관의 부분에 도달하는 나트륨의 양이 평소에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SGLT2 억제제에 의해 나트륨의 재흡수가 줄어 들면 걸러진 부분에서 먼쪽에 있는 관의 부분에 도달하는 나트륨의 양이 증가합니다. 이를 신장은 자신이 너무 많은 혈액을 거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여 신장의 거르는 부분으로 들어가는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그런데, 이 혈관이 수축하면 신장에서 거르는 부분으로 들어 가는 혈액의 양을 줄게 됩니다. 또, SGLT2억제제는 혈압을 떨어뜨리므로 신장으로 들어가는 양을 줄이게 되어 신장이 거르는 혈액의 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신장이 거르는 혈액의 양이 준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신장의 기능 – 혈액을 거르는 기능 –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왜냐하면, 신장이 일정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혈액을 거르느냐가 신장의 기능을 알려주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사구체 여과속도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신장이 거르는 혈액의 양이 감소하게 되면 신장이 일하는 양도 줄게 됩니다. 신장이 일하는 양이 준다는 것은 신장을 그만큼 조금 이용한다는 것이므로 신장을 보호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장이 일하는 양을 장기적으로 줄이게 되면 신장보호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4. SGLT2 억제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래 표는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SGLT2 억제제의 예입니다..
<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SGLT2억제제의 예
영문명 | 한글명 | 상품명 (예) | 하루 총 용량 (mg) | 하루 복용 횟수 |
Dapagliflozin | 다파글리플로진 | 포시가 | 5-10 | 한 번 |
Empagliflozin | 엠파글리플로진 | 자디앙 | 10-25 | 한 번 |
Ertugliflozin | 얼투글리플로진 | 스테글라트로 | 5-15 | 한 번 |
SGLT2 억제제는 단독으로 뿐만 아니라 매트포민 (metformin)과 복합제로도 팔리고 있습니다. SGLT2억제제와 메트포민과의 복합제는 하루에 두 번까지 복용할 수 있습니다.
SGLT2억제제는 신장기능이 너무 낮으면 혈당강하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엠파글리플로진과 다파글리플로린의 제품설명서에서는 사구체 여과 속도가 45 ml/min/m2미만이면, 얼투글리플로진의 제품설명서에서는 30 ml/min/m2미만이면 사용하지 말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5. SGLT2 억제제는 당뇨병 환자의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을 줄여주나요?
SGLT2 억제제 중 특히 엠파글리플로진 (자디앙)은 심순환기 질환 위험 감소 효과가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잘 입증되었습니다. 즉, 이 약은 심순환기 질환 병력이 있거나 고령, 고혈압 등 이에 대한 여러 위험 인자들이 있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등의 심순환기 질환이 다시 일어나거나 새로 일어나는 위험을 감소시킵니다.
반면, 다파글리플로진과 얼투글리플로진은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은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심순환기 질환이 재발하거나 새로 일어날 위험을 낮추지는 못했습니다.
엠파글리플로진이 심순환기 질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설포닐우레아, 글리니드, DPP-4 억제제, 티아졸리딘다이온과 같은 다른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와 구별되는 특징입니다. 왜냐하면, 당뇨병 환자들은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높은데 이들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들은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지 않기 때문입니다.
6. SGLT2 억제제는 당뇨병외에 다른 적응증을 가지고 있나요?
SGLT2 억제제는 다음과 같은 적응증도 가지고 있습니다.
1) 심부전 (heart failure)의 치료
다파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은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이들의 수명을 연장하고 심부전증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위험을 줄였습니다.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치료에 효과가 있는 이유는 이들이 혈압을 낮추고 오줌의 양을 늘려 심장의 부담을 줄여 주는 데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 만성 신장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지연
앞서 설명했듯이 SGLT2 억제제는 신장기능 보호 효과를 가지고 있고, 특히, 엠파글리플로진과 다파글리플로진은 모두 임상시험에서 이를 입증했습니다.
<필자소개>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