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PP-4 억제제는 어떻게 혈당을 떨어뜨리나요?
DPP-4 억제제는 DPP-4라는 효소를 억제하여 혈당을 떨어뜨립니다. 이 효소는 우리 몸의 여러 가지 단백질을 분해하는 데 그 중에는 GLP-1와 GIP라는 호르몬들도 포함합니다. GLP-1은 glucagon-like peptide-1의 약자로 글루카곤과 비슷한 펩타이드라는 뜻이고 GIP는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eptide의 줄인 말로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펩타이드라고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두 개 이상으로 구성된 물질로 단백질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영어 단어가 많이 등장해서 좀 혼동될지 몰라 요약해 보겠습니다.
결국, DPP-4 억제제는 자신이 직접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GLP-1과 GIP를 이용하여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그럼, GLP-1과 GIP는 어떻게 혈당을 떨어뜨릴까요? 먼저, 이들은 췌장에 직접 작용하여 인슐린의 분비를 늘립니다. 인슐린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므로 인슐린의 분비가 늘어나면 혈당이 떨어지게 되겠지요. 둘째, GLP-1은 위장관의 운동을 느리게 만듭니다. 위장관의 운동이 느려지면 포도당이 천천히 흡수되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또, 위장관의 운동이 느려지면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음식을 먹는 양도 줍니다. 음식을 먹는 양이 줄면 섭취한 탄수화물의 양이 줄므로 혈당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탄수화물은 포도당 등 여러가지 당류로 이루어진 물질로 쌀, 감자, 과일 등에 많습니다). 세째, GLP-1은 뇌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면 배가 부른 느낌을 갖게 되니 음식물 섭취를 줄이겠지요. 이와같이 다양한 작용으로, GLP-1과 GIP는 혈당을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GLP-1과 GIP는 몸 속에서 머무는 시간이 약 5~10분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 곳곳에 분포하고 있는 DPP-4라는 효소가 이들을 빨리 분해시켜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GLP-1과 GIP의 작용 시간을 늘리려고 만들어 낸 약이 DPP-4 억제제인 것입니다. 즉, DPP-4 억제제는 GLP-1과 GIP가 빨리 분해되는 것을 막아 이들의 작용시간을 늘림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것이지요.
GLP-1과 GIP는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분비되는 호르몬들입니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혈당이 올라가게 되므로 이를 떨어뜨리기 위해 위장관이 분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혈당은 올라가지 않아 이 호르몬들은 거의 분비되지 않습니다. 즉,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GPP-1과 GIP가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DPP-4는 분해할 호르몬이 없게 되는 셈이지요. 따라서,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DPP-4를 억제해도 GLP-1과 GIP의 작용기간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기 때문에 DPP-4 억제제는 저혈당의 위험이 낮습니다.
2. DPP-4 억제제는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수치 (hemoglobin A1c)를 얼마나 떨어뜨리나요?
DPP-4 억제제는 메트포민 (metformin)이나 설포닐우레아 (sulfonylurea)보다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약합니다. 일반적으로 DPP-4 억제제는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수치를 0.5-0.9% 정도 떨어뜨립니다. 또, DPP-4 억제제는 다른 당뇨병약과 함께 투여했을 때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수치를 약 0.5% 정도 더 낮춥니다.
3. DPP-4 억제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래 표는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DPP-4 억제제의 예를 보여 줍니다.
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DPP-4 억제제의 예
영문명 | 한글명 | 상품명 (예) | 하루 총 용량 (mg) | 하루 복용 횟수 |
Alogliptin | 알로글립틴 | 네시나 | 25 | 한 번 |
Anagliptin | 아나글립틴 | 가드렛정 | 100 | 두 번 |
Evogliptin | 에보글립틴 | 슈가논정 | 5 | 한 번 |
Gemigliptin | 제미글립틴 | 제미글로정 | 50 | 한 번 |
Linagliptin | 리나글립틴 | 트라젠타 | 5 | 한 번 |
Saxagliptin | 삭사글립틴 | 온글라이자 | 2.5-5 | 한 번 |
Sitagliptin | 시타글립틴 | 자누비아 | 100 | 한 번 |
Teneligliptin | 테네리글립틴 | 테넬리아정 | 20 | 한 번 |
Vildagliptin | 빌다글립틴 | 가브스정 | 50 | 두 번 |
하루 두 번 복용해야 하는 아나글립틴 (가드렛정)과 빌다글립틴 (가브스정)을 제외한 나머지 일곱 개의 DPP-4 억제제는 하루에 한 번 복용합니다. 위의 아홉 가지 DPP-4 억제제는 단독으로 뿐만 아니라 매트포민과 복합제로도 팔리고 있습니다. DPP-4 억제제와 메트포민과의 복합제는 하루에 두 번까지 복용할 수 있습니다.
리나글립틴 (트라젠타)를 제외한 다른 DPP-4 억제제들은 신장에 의해 대부분이 배설되기 때문에 신장 기능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위의 표에서의 용량은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사구체 여과 속도가 50~60 ml/min/m2이상인 분들을 위한 것이므로 신장 기능이 이보다 낮은 분들은 처방의와 상의하여 용량을 낮추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팔리고 있는 아홉 가지 DPP-4 억제제 중 네 가지 – 알로글립틴, 리나글립틴, 삭사글립틴, 시타글립틴 – 만 미국에서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네 가지 DPP-4 억제제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혈당 강하 효과가 비슷합니다. 네 약 모두 비슷한 정도로 혈중 당화혈색소의 수치를 낮춥니다. 둘째, 심부전증 위험을 제외한 부작용이 모두 비슷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심순환기 질환에 대한 사항과 부작용 사항을 참조하십시요). 세째, 이들은 모두 하루 한 번 복용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다른 점도 있습니다. 먼저, 앞서 말씀드렸듯이, 리나글립틴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는 모두 신장을 통해 배설됩니다. 또, 아래“함께 복용할때 DPP-4 억제제에 의한 효과를 줄이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는 약”에서 설명하듯이 알로글립틴과 시타글립틴은 설포닐우레아와 인슐린을 제외하고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약물상호작용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심부전증의 위험, 신장 기능 저하 여부, 약물 상호 작용을 고려하여 알맞은 DPP-4 억제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4. DPP-4 억제제는 당뇨병 환자의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을 줄여주나요?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네 개의 DPP-4 억제제들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심근경색이나 뇌경색과 같은 심각한 심순환기 질환이 나타날 위험을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받았습니다. 이 임상시험들에서 알로글립틴, 리나글립틴, 삭사글립틴, 시타글립틴은 당뇨병 환자들의 심근경색, 뇌경색 등의 심순환기 질환이 다시 일어나거나 새로 일어나는 위험을 감소시키지도 증가시키지도 않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약들은 심근경색, 뇌경색을 방지하지도 일으키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이 약들은 혈당을 낮추는 효과만 있습니다. 단, 알로글립틴 (네시나)와 삭사글립틴 (온글라이자)는 심부전증이 발생할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특히, 이 약들은 신장기능이 저하되었거나 심부전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환자들, 예를 들어, 심근경색, 고혈압 등의 병력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서 심부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심부전증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은 알로글립틴이나 삭사글립틴보다는 리나글립틴, 시타글립틴과 같은 DPP-4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약의 사용일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팔리고 있는 다섯 개의 DPP-4 억제제 (아나글립틴, 에보글립틴, 제미글립틴, 테네리글립틴, 빌다글립틴)은 아직 임상시험을 통해 심순환기 질환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DPP-4 억제제 중 일부가 임상시험에서 심부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킨 점을 고려할 때 이 다섯 개의 DPP-4 억제제도 심부전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되도록 심순환기 질환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받은 DPP-4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의약품 사용방법일 것입니다.
5. DPP-4 억제제은 어떤 당뇨병 환자들에게 사용되나요?
DPP-4 억제제는 메트포민 (metformin)의 단독요법 또는 메트포민과 다른 경구용혈당강하제의 이중요법으로는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색소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들에게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DPP-4 억제제의 단독요법이 권장되지 않는 이유는 메트포민은 심순환기 질환 예방효과가 있는데다 메트포민이 DPP-4 억제제보다 훨씬 싸기 때문입니다. 또, 메트포민이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색소를 1~1.5% 정도 낮추는데 비해 DPP-4 억제제는 0.5~0.9%밖에 못 낮추는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DPP-4 억제제는 체중을 늘리지 않고 저혈당의 위험이 낮으므로 과체중을 가졌거나 저혈당의 위험이 높은 (예, 저혈당의 병력을 가졌거나 노인)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
1. DPP-4 억제제는 어떻게 혈당을 떨어뜨리나요?
DPP-4 억제제는 DPP-4라는 효소를 억제하여 혈당을 떨어뜨립니다. 이 효소는 우리 몸의 여러 가지 단백질을 분해하는 데 그 중에는 GLP-1와 GIP라는 호르몬들도 포함합니다. GLP-1은 glucagon-like peptide-1의 약자로 글루카곤과 비슷한 펩타이드라는 뜻이고 GIP는 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eptide의 줄인 말로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펩타이드라고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두 개 이상으로 구성된 물질로 단백질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영어 단어가 많이 등장해서 좀 혼동될지 몰라 요약해 보겠습니다.
결국, DPP-4 억제제는 자신이 직접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GLP-1과 GIP를 이용하여 혈당을 떨어뜨리는 것입니다.
그럼, GLP-1과 GIP는 어떻게 혈당을 떨어뜨릴까요? 먼저, 이들은 췌장에 직접 작용하여 인슐린의 분비를 늘립니다. 인슐린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하므로 인슐린의 분비가 늘어나면 혈당이 떨어지게 되겠지요. 둘째, GLP-1은 위장관의 운동을 느리게 만듭니다. 위장관의 운동이 느려지면 포도당이 천천히 흡수되어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또, 위장관의 운동이 느려지면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음식을 먹는 양도 줍니다. 음식을 먹는 양이 줄면 섭취한 탄수화물의 양이 줄므로 혈당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탄수화물은 포도당 등 여러가지 당류로 이루어진 물질로 쌀, 감자, 과일 등에 많습니다). 세째, GLP-1은 뇌에 작용하여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면 배가 부른 느낌을 갖게 되니 음식물 섭취를 줄이겠지요. 이와같이 다양한 작용으로, GLP-1과 GIP는 혈당을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GLP-1과 GIP는 몸 속에서 머무는 시간이 약 5~10분 정도로 매우 짧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 곳곳에 분포하고 있는 DPP-4라는 효소가 이들을 빨리 분해시켜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GLP-1과 GIP의 작용 시간을 늘리려고 만들어 낸 약이 DPP-4 억제제인 것입니다. 즉, DPP-4 억제제는 GLP-1과 GIP가 빨리 분해되는 것을 막아 이들의 작용시간을 늘림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것이지요.
GLP-1과 GIP는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하면 분비되는 호르몬들입니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혈당이 올라가게 되므로 이를 떨어뜨리기 위해 위장관이 분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혈당은 올라가지 않아 이 호르몬들은 거의 분비되지 않습니다. 즉,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GPP-1과 GIP가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DPP-4는 분해할 호르몬이 없게 되는 셈이지요. 따라서,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DPP-4를 억제해도 GLP-1과 GIP의 작용기간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기 때문에 DPP-4 억제제는 저혈당의 위험이 낮습니다.
2. DPP-4 억제제는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수치 (hemoglobin A1c)를 얼마나 떨어뜨리나요?
DPP-4 억제제는 메트포민 (metformin)이나 설포닐우레아 (sulfonylurea)보다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약합니다. 일반적으로 DPP-4 억제제는 단독으로 투여했을 때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수치를 0.5-0.9% 정도 떨어뜨립니다. 또, DPP-4 억제제는 다른 당뇨병약과 함께 투여했을 때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수치를 약 0.5% 정도 더 낮춥니다.
3. DPP-4 억제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아래 표는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DPP-4 억제제의 예를 보여 줍니다.
표.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DPP-4 억제제의 예
영문명 | 한글명 | 상품명 (예) | 하루 총 용량 (mg) | 하루 복용 횟수 |
Alogliptin | 알로글립틴 | 네시나 | 25 | 한 번 |
Anagliptin | 아나글립틴 | 가드렛정 | 100 | 두 번 |
Evogliptin | 에보글립틴 | 슈가논정 | 5 | 한 번 |
Gemigliptin | 제미글립틴 | 제미글로정 | 50 | 한 번 |
Linagliptin | 리나글립틴 | 트라젠타 | 5 | 한 번 |
Saxagliptin | 삭사글립틴 | 온글라이자 | 2.5-5 | 한 번 |
Sitagliptin | 시타글립틴 | 자누비아 | 100 | 한 번 |
Teneligliptin | 테네리글립틴 | 테넬리아정 | 20 | 한 번 |
Vildagliptin | 빌다글립틴 | 가브스정 | 50 | 두 번 |
하루 두 번 복용해야 하는 아나글립틴 (가드렛정)과 빌다글립틴 (가브스정)을 제외한 나머지 일곱 개의 DPP-4 억제제는 하루에 한 번 복용합니다. 위의 아홉 가지 DPP-4 억제제는 단독으로 뿐만 아니라 매트포민과 복합제로도 팔리고 있습니다. DPP-4 억제제와 메트포민과의 복합제는 하루에 두 번까지 복용할 수 있습니다.
리나글립틴 (트라젠타)를 제외한 다른 DPP-4 억제제들은 신장에 의해 대부분이 배설되기 때문에 신장 기능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위의 표에서의 용량은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사구체 여과 속도가 50~60 ml/min/m2이상인 분들을 위한 것이므로 신장 기능이 이보다 낮은 분들은 처방의와 상의하여 용량을 낮추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팔리고 있는 아홉 가지 DPP-4 억제제 중 네 가지 – 알로글립틴, 리나글립틴, 삭사글립틴, 시타글립틴 – 만 미국에서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네 가지 DPP-4 억제제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혈당 강하 효과가 비슷합니다. 네 약 모두 비슷한 정도로 혈중 당화혈색소의 수치를 낮춥니다. 둘째, 심부전증 위험을 제외한 부작용이 모두 비슷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심순환기 질환에 대한 사항과 부작용 사항을 참조하십시요). 세째, 이들은 모두 하루 한 번 복용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다른 점도 있습니다. 먼저, 앞서 말씀드렸듯이, 리나글립틴을 제외한 나머지 세 개는 모두 신장을 통해 배설됩니다. 또, 아래“함께 복용할때 DPP-4 억제제에 의한 효과를 줄이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는 약”에서 설명하듯이 알로글립틴과 시타글립틴은 설포닐우레아와 인슐린을 제외하고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약물상호작용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심부전증의 위험, 신장 기능 저하 여부, 약물 상호 작용을 고려하여 알맞은 DPP-4 억제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4. DPP-4 억제제는 당뇨병 환자의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을 줄여주나요?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네 개의 DPP-4 억제제들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심근경색이나 뇌경색과 같은 심각한 심순환기 질환이 나타날 위험을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받았습니다. 이 임상시험들에서 알로글립틴, 리나글립틴, 삭사글립틴, 시타글립틴은 당뇨병 환자들의 심근경색, 뇌경색 등의 심순환기 질환이 다시 일어나거나 새로 일어나는 위험을 감소시키지도 증가시키지도 않았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약들은 심근경색, 뇌경색을 방지하지도 일으키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이 약들은 혈당을 낮추는 효과만 있습니다. 단, 알로글립틴 (네시나)와 삭사글립틴 (온글라이자)는 심부전증이 발생할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특히, 이 약들은 신장기능이 저하되었거나 심부전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환자들, 예를 들어, 심근경색, 고혈압 등의 병력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서 심부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심부전증의 위험이 높은 환자들은 알로글립틴이나 삭사글립틴보다는 리나글립틴, 시타글립틴과 같은 DPP-4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보다 안전한 약의 사용일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팔리고 있는 다섯 개의 DPP-4 억제제 (아나글립틴, 에보글립틴, 제미글립틴, 테네리글립틴, 빌다글립틴)은 아직 임상시험을 통해 심순환기 질환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DPP-4 억제제 중 일부가 임상시험에서 심부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킨 점을 고려할 때 이 다섯 개의 DPP-4 억제제도 심부전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되도록 심순환기 질환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받은 DPP-4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의약품 사용방법일 것입니다.
5. DPP-4 억제제은 어떤 당뇨병 환자들에게 사용되나요?
DPP-4 억제제는 메트포민 (metformin)의 단독요법 또는 메트포민과 다른 경구용혈당강하제의 이중요법으로는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색소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들에게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DPP-4 억제제의 단독요법이 권장되지 않는 이유는 메트포민은 심순환기 질환 예방효과가 있는데다 메트포민이 DPP-4 억제제보다 훨씬 싸기 때문입니다. 또, 메트포민이 혈중 헤모글로빈 당화색소를 1~1.5% 정도 낮추는데 비해 DPP-4 억제제는 0.5~0.9%밖에 못 낮추는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DPP-4 억제제는 체중을 늘리지 않고 저혈당의 위험이 낮으므로 과체중을 가졌거나 저혈당의 위험이 높은 (예, 저혈당의 병력을 가졌거나 노인)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