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신재규 교수의 'From San Francisco'
<97> 환자 중심적인 치료 (2) – 긴밀하고 투명한 의사소통의 필요성
편집부
입력 2022-04-27 16:24 수정 최종수정 2022-04-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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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님, 제 견해로는 이제 인슐린을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NP는 일차의료제공자가 당뇨병 치료에 관해 내게 협진의뢰를 해서 만나게 된  환자이다.  3개월전 처음 만났을 때 당화혈색소가 목표치인 7%미만 보다 약 두 배가량 높은 13.3%여서 나는 처음부터 인슐린을 권했었다. 하지만, NP는 식사 등 생활습관 개선요법을 우선 시도해 보고 싶어 해서 인슐린 치료를 미루었었다.  하지만, 오늘 측정한 NP의 당화혈색소는 11.3%로 약간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목표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제가 인슐린에 대해 좀 말씀드려도 될까요?  인슐린에 대해 알고 계시는 것이 인슐린을 사용할지 결정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NP의 동의를 받은 나는 환자가 인슐린에 대해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즉, 인슐린의 효과, 부작용, 투여방법, 하루 투여횟수, 부작용이 일어났을 때 치료방법, 정기적인 혈당측정의 필요성 등을 알려 주었다.  또,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가 있음에도 왜 인슐린이 NP에게 필요한 지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NP가 인슐린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항에 대해서 대답해 주었다.   

“자,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슐린을 시작해도 될까요?”
“네, 사용해 보겠습니다.”


환자와 투명하고 긴밀한 소통은 환자중심적인 치료에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환자가 치료방법의 종류와 결과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건강관련종사자와 함께 치료방법을 결정할 때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요즘 환자들은 예전과는 달리 인터넷 등을 통해 치료 방법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환자들이 스스로 얻은 치료방법에 대한 정보와 건강관련종사자가 권유한 치료방법이 다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치료방법을 결정할 때 치료방법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건강관련종사자와 충분히 상의되지 않으면 환자들은 처방받은 치료방법을 잘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환자가 여러 치료방법의 장단점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은 다음, 건강관련종사자와 함께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은 치료결과를 낳는 방법이다. 

환자와 투명하고 긴밀한 소통은 치료과정내내 이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투명하고 긴밀한 소통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환자와 건강관련종사자간에 신뢰가 형성되고 이러한 신뢰가 궁극적으로 좋은 치료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자의무기록은 치료기간내내 환자와 글로 소통하는 좋은 수단 중 하나다.  특히, 미국은 2021년 4월부터 환자들이 자신의 의무기록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법제화했다.  그래서 의원이나 병원을 방문한 다음 의사가 작성한 의무기록과 검사결과를 환자가 온라인 등으로 접근해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나는 2020년에 손가락 근육통때문에 카이저 퍼머난테 (Kaiser Permanente) 병원에서 물리치료사를 여러 번 만났었다.  아래 이미지는 내가 카이저 퍼머난테 병원의 웹사이트에 있는 내 계정에 접속해서 갈무리한 물리치료사의 의무기록이다.  


이처럼 환자가 자신의 의무기록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은 건강관련종사자와 환자간의 투명한 의사소통에 큰 도움을 준다.  또, 환자가 의무기록을 읽어 볼 수 있기 때문에 의사, 물리치료사, 약사 등 환자를 직접 보고 의무기록을 남겨야 하는 사람들이 의무기록을 더 잘 쓰도록 신경을 쓸 것이다.  따라서 환자가 의무기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의료의 질을 높이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전자의무기록은 환자와 건강관련종사자간의 직접적인 의사소통 수단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환자는 병원의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의무기록 계정으로 들어가서 치료를 담당한 건강관련종사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의 경우, 건강관련종사자는 의무기록을 스마트폰 앱으로 접근할 수 있다.  그래서 환자가 의무기록 계정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면 스마트폰 앱이 이를 바로 알려주기 때문에 건강관련종사자는 바로 그 메시지를 읽어 보고 환자와 소통할 수 있다. 

그런데, 환자만 건강관련종사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건강관련종사자도 환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이를 환자가 의무기록 계정을 통해 직접 볼 수 있다. 이처럼 전자의무기록은 환자와 건강관련종사자간의 긴밀하고 투명한 의사소통에 아주 유용한 수단이며 환자 중심적인 치료를 수행하는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전자의무기록과 같은 인프라와 더불어 환자와의 긴밀하고 투명한 소통에 필요한 것은 건강관련종사자의 좋은 의사소통기술이다.  환자와의 소통은 주로 구두와 글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건강관련종사자는 구두소통능력 (oral communication skills)과 글로 소통하는 능력 (Written communication skills)을 잘 갖추고 있어야 한다.  즉, 환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말과 글로 전달하는 정보가 쉽고 명확하며 정확해야 하며, 잘 경청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런데, 좋은 의사소통기술은 공부만 잘 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공부는 잘 하지만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지 못하고 경청할 줄 모르거나 공감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UCSF 약대는 학생선발단계에서부터 의사소통능력을 입학선발의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그래서, 지원자들의 구두의사소통 능력을 multiple mini-interviews라는 인터뷰 방법를 통해 평가한다.  이 인터뷰는 녹화가 되어 입학사정위원회의 교수들이 이를 보고 평가한다.  또, 글로 소통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지원자들은 학교에 인터뷰를 하러 온 동안 에세이를 써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약대교육과정내내 의사소통기술이 강조된다.  그래서, 모든 학생들은 실기실습 (Skills lab)이라는 과목을 첫 2년내내 수강해야 한다.  이 과목을 통해 학생들은 환자와 상담하는 법, motivational interview 기술 등 구두의사소통기술과 SOAP 노트 작성법 등을 배운다,  그리고, ‘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s’이라는 시험을 이용해서 의사소통기술을 평가하는데, 이것은 배우 등이 환자 역할을 맡는 시뮬레이션 시험이다.  또, 의사소통기술은 3학년 실기실습의 평가항목에서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것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기술은 졸업 후 과정, 가령 레지던시에 지원할 때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

요약하면, 환자중심적 치료를 위해 환자와 건강관련종사자간의 긴밀하고 투명한 의사소통은 필수적이다.  건강관련종사자는 환자에게 여러 치료방법에 대한 장단점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어서 환자가 치료방법을 함께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또, 치료기간내내 건강관련종사자와 환자는 전자의무기록 등을 통해 긴밀하고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좋은 치료결과를 낼 수 있다.  이를 위해 건강관련종사자는 좋은 의사소통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는 치밀한 학생 선발계획과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다음 편(환자중심적인 치료 3>에서는 여러 직역간의 협력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필자소개>
-서울대 약학대학, 대학원 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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