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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박사의 건강한 성형이야기
<128> 최면, 마약, 플라세보: 근현대 의학치료의 숨은 축
한상훈
입력 2025-06-23 09: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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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 레알성형외과

미국 대통령이 바뀐 후 펜타닐을 근거로 미중 간에 큰 무역전쟁이 일고 있다. 이러한 마약 성분은 예로부터 인류에게 많은 유익을 주는 물질인데, 그 남용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근현대 의학은 과학적 실험과 생리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발전해왔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심리와 인식에 기초한 다양한 비정통적 치료 수단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최면(hypnosis), 마약(narcotics), 그리고 플라세보(placebo)이다. 이들은 각각 상이한 방식으로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고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며, 의료 윤리와 과학의 경계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의 중심에 서 있다.

최면은 19세기부터 통증 조절과 심리 치료에 사용되었으며, 특히 마취 기술이 미비하던 시절 외과 수술에서 중요한 대안으로 활용되었다. 오늘날에도 최면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만성 통증, 금연 치료 등에서 보완 요법으로 연구되고 있다. 최면은 뇌의 주의 집중과 암시 수용력을 높여 심리적·신체적 반응을 변화시키는 데 영향을 주며, 환자의 치료 협조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자기 최면이 너무 강한 경우 병적인 상태라고 볼 수 있으며, 집착을 넘어 강박증, 편집증 등을 보여 일반적인 소통으로 고치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한편 마약은 고통을 즉각적으로 완화하는 강력한 약제로, 특히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의학계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모르핀, 코카인, 헤로인 등은 초기에는 ‘기적의 약’으로 불리며 외상, 수술 후 통증, 우울증 등에 투여되었다. 그러나 중독성과 남용 문제가 곧 드러나면서 규제와 통제의 대상이 되었고, 이는 마약류의 의학적 사용에 대한 윤리적·법적 논쟁을 불러왔다. 수술 시에 행하는 수면마취에도 마약류로 분류되는 약물들이 투여된다. 아편처럼 강력한 약물은 환각과 중독성이 심하여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사실상 어려우며, 범죄와 같은 사회문제를 초래한다. 병원에서는 마약성 진통제가 암성 통증과 말기 환자 완화 치료에 사용된다. 아편전쟁에서 보듯 마약의 피해는 나라의 존망을 좌우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많은 마약류가 비밀리에 유통된다든지, 외국의 경우 일부 물질이 행정적으로 허가되는 측면도 있어 매우 우려할 만하다.

플라세보는 본질적으로 ‘비약리적 치료’로, 환자가 실제로 약효가 없는 처치를 받았음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경험하는 현상이다. 이는 치료 행위 자체에 대한 환자의 기대와 믿음이 생리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임상시험의 대조군으로서 과학적 약효를 검증하는 데도 필수적인 요소이다. 플라세보 효과는 특히 통증, 우울증, 수면장애 등 주관적 증상이 중심이 되는 질환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이들 세 가지는 단순한 의학적 수단을 넘어, 인간의 ‘마음’이 치료 과정에 얼마나 깊이 관여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최면은 심리적 개입, 마약은 생리적 억제, 플라세보는 인지적 신념을 통해 치료 효과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각각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며, 근현대 의학의 과학적 기반과 심리적 요소 사이의 균형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러한 과정이 도를 지나치게 되면 ‘기적’이나 ‘사이비 종교’와 섞여서 정상인지 아닌지 구분하기가 어려워진다. 치료란 단지 질병의 제거가 아니라, 환자와의 신뢰, 기대, 감정의 조율을 포함한 총체적 과정임을 이들은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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