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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석 교수의 약업혁신
<84> 약업의 비상(飛上): 생산성에 대한 이해
방준석
입력 2024-03-05 10: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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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 및 디지털화되는 사회에서 약국이 영세한 소매업태를 벗어나 어엿한 산업으로 인정받기까지 발전하려면 약국의 생산성 개념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 생산성이란 생산활동 과정에 생산요소가 기여한 정도를 뜻하며, 투입된 생산요소 양과 생산된 결과물의 양을 비율로 표시한다. 결국 생산성이란, 투입단위당 산출비율이라 정의하고 투입량 대비 생산량의 비율에 대한 효율성을 측정한 결과이다. 
생산요소는 일반적으로 원료, 동력, 기계, 노동, 자본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는 일정한 자원으로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했는지 측정하는 방법과 소정의 부가가치를 얼마나 적은 자원으로 창출했는지 측정하는 방법 등 두가지가 있다.

 

생산성에 대한 이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노동시간은 길지만 노동생산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에서 생산성이란 이윤과 자주 동일한 뜻으로 쓰이고, 이것이 향상되면 누군가 일방적으로 이득을 보거나 또는 착취를 당한다는 왜곡된 인식이 강한 편이다. 특히 ‘노동생산성’이란 ‘노동자들만의 생산성’이라는 편견까지 강하여 노동자가 열심히 일하지 않아 생산성이 낮다는 잘못된 생각도 흔하다. 약국은 아직도 노동집약적 업태이므로 우선 노동생산성에 대한 고찰을 해보자. 
노동생산성이란 창출된 총부가가치를 총노동시간으로 나눈 개념이다. 이때 부가가치에는 노동뿐만아니라 다양한 생산요소 곧 자본, 장비의 고도화 정도, 생산에 사용된 기술수준, 노동자의 숙련도, 경영관리 수준, 심지어 사회적 자본이나 제도의 수준 등도 영향을 미친다. 
농지를 경작할 때 아무리 열심히 쟁기로 갈더라도 트랙터를 이용할 때의 생산성을 능가하기 어렵다. 이는 농업경제사회가 공업경제사회보다 노동자가 노력한 정도와는 상관없이 생산성이 낮으며 축적된 지식 같은 비(非)물적자본 곧 창의적, 혁신적 아이디어가 많고 그러한 산업의 비중이 높은 경제체제가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으로 증명된다.

 

자주 틀리게 사용하는 용어
 

생산성, 효율성, 기술의 진보, 규모의 경제라는 용어들은 자주 혼용되지만 구별하여 사용해야 한다(그림1). 먼저, 생산요소로써 ‘노동’만을 생각해보면, 효율성이란 용어는 생산성과 자주 혼용된다. 이는 특정 시점에 특정 양의 생산요소를 투입해 기술적으로 생산 가능한 최대치까지 생산하는지 를 표현하는 지표이다. 만약 최대치까지 생산했다면 ‘기술적으로 효율적’인 것이며 그렇지 못하면 ‘기술적으로 비효율적’이라고 구분한다.
그림1에서 곡선 F는 투입과 최대산출 사이 관계를 표현한 생산함수이다. A점은 주어진 투입량으로 최대한 생산하지 못한 상태이므로 기술적으로 비효율적인 반면, B점과 C점은 모두 기술적으로 효율적이다. 특정한 점에서의 생산성은 산출량과 투입량의 비율이므로 원점에서 그 점을 이은 선의 기울기로써 나타난다.

그림1. 생산성, 효율성, 기술의 진보, 규모의 경제에 대한 함수적 표현

기술적으로 비효율적인 A에서 기술적으로 효율적인 B로 이동하면 기울기 값은 더 커지므로 생산성이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효율적인 점이라고 기술적으로 비효율적인 점에 비해 반드시 생산성이 높지는 않다. D는 기술적으로 효율적인 점이고, A는 비효율적인 점이지만, A의 생산성이 D보다 높다. 
한편, 기술적으로 효율적인 점이라고 생산성의 개선이 불가능하지도 않다. B점에서 C점으로 이동하거나 D점에서 C점으로 이동하는 것은 모두 기술적으로 효율적인 점들 간 이동이지만 생산성이 개선된다.
이처럼 기술적 효율성은 유지하면서 생산성이 개선된 상태를 표현한 것이 ‘규모의 경제’다. 원점에서의 사선이 생산함수에서 접하는 C점은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생산성 개선이 더 이상 불가능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기술적으로 최적규모(technically optimal scale)’라고 부른다.
지금까지는 ‘시간’이란 요소는 배제하고 ‘노동’이란 요소만 감안하여 설명했는데, 시간까지 적용하면 ‘기술진보’라는 개념이 추가로 정의된다. 기술진보란 더 적은 투입량으로 동일한 양을 생산하거나, 동일한 투입량으로 더 많은 양을 생산하는 의미인데 일반적으로 생산함수의 상방이동으로 표현한다. 
그림1에서 생산함수가 F에서 F’로 이동한 것이 이의 예이다. 기술진보의 가능성까지 포함시켜 만약 올해 어떤 기업의 생산성이 작년 대비 증가했다고 가정하면, 그 배후에는 효율성, 규모의 경제, 기술진보 등 3가지 요인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림1에서 C’가 변화된 시기에 기술적으로 최적상태의 생산점이며, 실제 그 점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할 때, 만약 작년도 생산점이 C였는데 올해 C’로 이동했다면 생산성 개선은 순수하게 기술진보에 의한 것이라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작년도 생산점이 B였다면 생산성 향상은 기술진보와 규모의 경제가 상호작용한 결과이며, 만약 A에서 C’로 이동한 것이라면 기술진보, 규모의 경제, 효율성 개선이라는 3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노동생산성의 변화요인과 향상의 결과


생산성을 변화시키는 요인들로는 기술의 진보, 규모의 경제, 효율성의 변화, 가격설정, 기업 외부환경의 변화, 내부 경영관리의 변화, 노사관계의 변화 등으로 다양하다. 생산성은 투입과 산출의 관계성을 측정하고, 분모측 투입요소 역시 분자측 산출요소에 영향을 미치기에 생산성은 사실상 분모측 투입요소를 제외하고 나머지 생산요소가 얼마나 생산적으로 활용되었는지 측정할 수 있다.
생산성 개념의 오해나 오용은 이윤과 생산성을 자꾸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생산성은 이윤으로만 측정하기가 불가능하다. 이윤의 관점에서 보면 노동자의 인건비는 비용이며 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이나, 부가가치의 관점에서 보면 인건비는 창출된 부가가치 중 노동자에게 분배되는 몫이다. 즉, 부가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투입된 외부 가치와 창출된 가치의 차이이지 인건비가 아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비용절감 특히 인건비의 절감이란 이익의 증가일 수도 있으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생산성 향상은 아니다.
그럼 생산성 향상의 결과는 누구의 몫이 옳을까? 즉 생산성 향상으로 증가한 부가가치 중 경영자와 주주에게 얼마나 배당할 지는 시대정신이나 권력의 사안이다. 정당한 기여도 이상으로 경영자가 더 많이 차지하면 노동착취지만, 노동자가 더 차지한다면 이는 ‘노동 본위의 생산성 향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한편, 투입이 증가해도 산출이 더 증가한다면 이를 생산성의 향상으로 간주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고숙련-고부가가치 전략에 부응하는 고용친화적 생산성 향상전략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경영철학과 가치평가에 따라서, 경영전략적 시야를 단기적 혹은 장기적으로 보는가에 의해, 생산성을 진보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은 아직 생산성도 낮고 노동자의 행복감도 낮은 경우에 머무르는 실정이다(그림2).  

그림2. 노동생산성과 행복의 상관성 (X축은 OECD가 제공한 전 산업 기준 로그노동시간당 실질부가가치; Y축은 Gallop World Poll의 10점 만점 점수; X, Y축 모두 2014~2016년 평균값)

 

약국의 생산성에 대한 통계와 실제


2020년도 통계청의 프랜차이즈(가맹점) 조사결과, 의약품 프랜차이즈(약국)의 경우, 전체 가맹점 수와 종사자 수가 증가세이며 체인 점포 1곳당 매출 10.5억원, 직원 1명 생산성이 3억원이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체인약국의 총매출액과 가맹점 1처당 매출액 모두 상승했는데 총매출액은 프랜차이즈 업종 중 전년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종사자 1인당 매출액 역시 약국체인 업종이 최상위를 기록했다. 실례로 2019년 3억원에서 2020년 3억 3280만원으로 10.9%가 증가했다.
통계청은 “총매출액 측면에서 의약품은 전년 대비 11.7%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며 “가맹점당 매출액은 대부분 타업종에서는 감소한 반면, 의약품 관련 업종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국 매출액의 증가일뿐 수익성의 증가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특히 전문의약품은 마진율이 낮아서 매출액은 증가해도 약국수수료가 낮아서 약국의 수익성까지 크게 향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예전부터 부유한 약국이 가진 생산자원으로 지목된 것은 다음과 같다. ①약사의 차이(기업가적 역량), ②개국 process의 차이(좋은 생산자원 확보 후에 개국), ③약국입지의 차이(좋은 입지 선점), ④약국스타일의 차이(고객에게 고가치 제공), ⑤조직과 조직문화의 차이(적합한 인적 구성과 일터문화), ⑥머천다이징 전략의 차이(상품의 품질관리), ⑦경영기술의 차이(신개념 지식경영 추진), ⑧마케팅환경의 차이(우수 생산자원 확보 경영), ⑨경영 패러다임의 차이(올바른 약국경영 철학 적용), ⑩자기관리와 리더십의 차이(끊임없는 학습과 쇄신).

개별 약국이 당장 기업화 되기도 어렵과 또 적절치 못하지만 약업생태계 구성체가 여느 산업의 속성을 갖춰가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서 약국의 생산요소를 재정의하고 요인별 기여도 분석을 시행하여 생산성은 물론, 수익성까지 확보하는 잰 발걸음을 이제 시작해야 한다.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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