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방준석 교수의 약업혁신
<70> 약국의 미래: 정보의 저장소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의 명암
편집부
입력 2022-10-18 14:57 수정 최종수정 2022-10-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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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약국의 미래: 정보의 저장소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의 명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을 언급할 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이 약방의 감초와 같이 인구에 회자된다. 데이터는 정보를 생성하기 위해서 일단 한 곳에 모아야 가치가 창출된다. 하지만 최신 기술의 활용에는 장단점의 양면성이 존재한다. 

어제 오늘 사이에 우리나라 국민의 절대다수가 이용하던 카카오 플랫폼의 데이터센터가 화재로 인해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그 피해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서울의 주요 KT 지국 지하통신구 화재로 인하여 통신대란이 발생했던 사건이 있었다. 당일 필자는 부근에서 개최된 학술대회에 참석 중이었는데, 통신장애로 음식점의 결제용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 당황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러한 사건들은 디지털 기술 기반 플랫폼 사업의 시장지배력과 통신인프라의 중요성과 의존도, 그리고 보안시스템 및 백업시스템이 우리의 삶 속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상기시켜준다.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 변화의 모멘텀을 제공하는 디지털 시대에 약국과 약사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요소를 짚어보도록 하자.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은 인터넷을 통한 구독기반의 데이터 스토리지, 보안,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및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사용자의 직접적이고 활발한 관리 없이 컴퓨터 시스템 리소스를 필요시 즉시 제공(on-demand availability)하는 것을 말한다.

이 용어는 1965년 미국의 컴퓨터 학자인 존 매카시가 "컴퓨팅 환경은 공공시설을 쓰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유래하였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스토리지 솔루션은 사용자와 기업에게 개인 소유나 타사 데이터센터의 데이터를 저장, 가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도시를 넘어 전세계 어디든지 세울 수 있다.

장점으로는, (1)기업이 서버 등 선행 투자비용을 줄이고, (2)컴퓨터 인프라에 시간 및 비용 투자하는 대신에 본원적인 사업에 집중할 수 있고, (3)응용프로그램의 기동 및 실행속도를 빠르게 하여 취급용이성을 개선하며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고, (4)유동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사업수요에 대하여 기업의 전산팀이 이를 충족하는데 자원을 더 빠르게 집중할 수 있다. 

클라우드 제공자은 종량제(pay as you go) 모델을 주로 사용한다. 그래서 관리자가 클라우드 가격모델을 잘 활용하지 않으면 의외로 높은 비용을 지불할 위험도 있다. 기업은 컴퓨팅 수요가 증가하면 규모를 키울 수 있고, 반면에 수요가 줄면 규모를 낮출 수도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높은 컴퓨팅 파워, 값싼 서비스 비용, 고성능, 확장성, 접근성, 이용성의 이점으로 인해 매우 수요가 높은 서비스나 유틸리티가 되고 있다. 일부 클라우드 업체는 매년 50%씩 성장 중이지만, 앞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사용자 친화적으로 발전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그림1).

그림1.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주변환경

데이터센터의 현황
IDC (Internet Data Center)라고도 부르는 ‘데이터센터’는 기업에서 서버와 스토리지(저장소)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장소를 말한다. 대형서버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은 공간인데, ‘Server Hotel’ 혹은 ‘Server Farm’이라고도 부른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하드웨어가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 정교하게 관리됨으로써 백업, 보안, 공조, 전원관리시스템과 화재나 폭우, 태풍이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에도 견딜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초대형 데이터센터 한 곳에는 서버가 10만대 이상 존재한다. 천재지변으로 피해가 발생하면 특히 데이터에 의존하는 기업은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우므로 핵심 보안시설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에는 156곳 정도가 존재한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거나 이용하는 업체는 자체적 재해복구계획을 마련하는데, 세계적인 기업들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여 비상복구훈련도 진행한다. 따라서 이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불행한 사태는 국가적으로는 물론, 향후 각양각색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과 공존이 필요한 약업계에도 사업설계 및 운영을 위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카오스 엔지니어링의 개념
이것은 복잡한 분산시스템 환경에서 시스템의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혼돈(Chaos) 상황을 야기하여 시스템의 약점을 찾아 보강하는 엔지니어링 기법이다. 일종의 성능테스트로써, 무차별적인 부하를 가하여 어떤 구성시스템이 장애를 일으키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따라서 분산 시스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주목받았다.

OTT사업 기업인 넷플릭스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분산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전환하던 시기에 고안했던 ‘카오스 몽키(Chaos Monkey)’는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조직에 적용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기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무기를 든 야생 원숭이가 데이터센터(또는 클라우드 영역)에 침입하여 무작위적으로 전산인프라를 파괴하는 다소 발생하기 어려운 사태’가 생기더라도 중단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의 관리 개념”으로 창안되었다.

카오스 몽키는 2011년 아마존 웹 서비스 인프라를 무작위로 마비시키도록 고안해서 약점이 노출되면 넷플릭스 엔지니어들이 넷플릭스는 이미 재난의 규모에 따라서 (1)카오스 몽키, (2)카오스 고릴라, (3)카오스 콩 이란 3단계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그림2). 

그림2. 카오스 관리기법(넷플릭스의 사례)

'카오스 엔지니어링(Chaos Engineering)'의 개념에 따르면 카오스 몽키란 가장 취약한 부분이 어디인지 파악되면 문제에 대처하는 자동화된 트리거를 엔지니어가 설정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예측불가한 상황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엔지니어를 호출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가진다. 이후 카오스 몽키는 ‘카오스 엔지니어링’이라는 명칭으로서 종합적인 재난대비 프로그램으로 발전하였다.

카오스 엔지니어링의 원칙
카오스 몽키는 ‘카오스 고릴라’, ‘카오스 콩’을 거치면서 그 규모를 확장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카오스 엔지니어링이라는 원리를 구축했고,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4단계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1)시스템의 “정상상태”를 정의해 정상동작의 기준선을 설정한다.
2)대조군과 실험군 양쪽에서 모두 이 정상상태가 계속된다는 가설을 세운다.
3)서버멈춤, 하드드라이브 고장, 네트워크 연결끊김 등 실제 상황을 반영한 변수를 도입한다.
4)대조군과 실험군 사이의 차이점을 확인해 가설이 틀렸음을 입증한다.

이러한 정상상태를 파괴하기 어려우면 이는 견고한 시스템을 의미하고, 만약 약점이 발견되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카오스 엔지니어링의 활용과 재난대비
넷플릭스는 카오스 몽키를 오픈소스로 만들어서 일반에 공개하였다. 즉 이는 보편적 위기관리 시스템 원리로 자리 잡혔는데, 금번 위기 시 카카오의 대응수준을 겪으면서 아직 카카오가 카오스 엔지니어링을 이용한 재난복구(Disaster Recovery, DR) 시스템 구축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의구심이 들었다. 동시에 얼마나 우리나라 국민이 카카오 서비스망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사실도 확실히 인식하였다.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소위 ‘디지털 정전’ 사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데이터센터 규제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필자가 서두에 언급했던 2018년 11월 KT의 서울 아현동 지사 화재사건 이후 통신재난 방지 및 안정성 강화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됐었던 법률안이다. 수년 전 국회에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으로 발의됐다가 동의를 얻지 못했었다.

핵심적 내용은 지상파 방송사와 주요 통신사에 집중된 재난관리 대책을 카카오, 네이버처럼 서버, 저장장치, 네트워크 등을 제공하는 ‘부가통신사업자(데이터센터 사업자)’로 넓히자는 것이다. 또 재난대비 항목에 ‘주요 데이터의 보호’를 추가하도록 했었다. 당시 카카오, 네이버 등의 인터넷 기업이 “지나친 규제”라며 반발했지만 결국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다 안전성을 높이는 발향으로 변화되리라 기대한다. 

다양한 디지털 기술 기반 서비스가 스마트폰에 집중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에 필수 아이템인 데이터센터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그렇다고 지나친 회의론에 빠질 필요도 없다. 전술한 대로 카오스 엔지니어링 기술은 이미 보편화 되어있고 소비자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강제적 규제가 생기기 전에 예견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하여 선행투자를 통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마땅하다.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다수의 기업들이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기를 기대한다.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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