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방준석 교수의 약업혁신
<58> 약국의 미래: 약국과 약업도 ESG에 관심을 기울이자
편집부
입력 2022-03-03 10:43 수정 최종수정 2022-03-0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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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기업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지, 그리고 지배구조에서의 의사결정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사회적, 경제적인 기준점이 되었다. 바야흐로 세상이 ESG 전성 시대에 진입한 모양새다. 이제는 마트에서 플라스틱 세트가 점점 사라지고 있으며 페트병에 둘린 라벨지는 더 이상 환영 받지 못한다. 오히려 라벨지 없는 제품의 판매량은 증가하여 모 식품업계의 무라벨 상품매출이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가치 소비의 시대 
역설적이지만, 현대 소비자들은 환경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귀찮을 준비가 되어있다. 그래서 기업들도 이런 소비 트렌드에 맞추어 변화해야 한다. 즉, ​ESG를 실천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의 실례를 통해서 미래에는 어떻게 해야 고객에게 사랑과 신임을 얻는 브랜드가 될지 알 수 있다. 과연 약국과 약업계는 이런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여 약국의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인정받으며 향상시킬 것인가 고민을 시작할 때이다. 

ESG란? 
ESG란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어로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척도인데 2004년 UN Global Compact의 ‘Who Cares Wins: Connecting Financial Markets to a Changing World’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처음 등장한 용어이다. 
국제연합(UN)은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ESG 사안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기업의 투자가치에 중대한 영향이 있거나 또는 있을 수 있는 비재무적 사안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ESG라는 개념을 창안하였다. ESG 구성요소는 2006년 ‘UN 책임투자원칙’이 처음 제시한 뒤에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더욱 다양화, 세분화되는 추세이다(그림1).

‘UN 글로벌 콤팩트’와 ‘UN 책임투자원칙(UN PRI)’은 ESG와 불가분의 관계인 국제기구들이다. UN 글로벌 콤팩트는 ESG란 용어를 처음 사용했고 2000년 '기업의 지속가능성 향상'을 목표로 체결된 국제협약이다. UN은 지난 수십 년간 추구했던 ‘세계화(Globalization)’의 취약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인권, 노동, 환경 분야의 핵심가치를 달성하기 위해서 선진기업의 수장들부터 앞장서 지지해달라고 요청하였다. 또한 위 세 분야에 반부패 사안까지 포함시켜 '유엔 글로벌 콤팩트 10대 원칙'을 제정했는데 이는 ESG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하는 준칙으로 인정되고 있다.
한편, ‘UN PRI’는 2006년 세계 주요 금융기관과 공동으로 만든 '기관투자자의 책임투자원칙'으로 구성된 것이다. UN PRI가 중요해진 이유는 이것이 제정된 후 세계적으로 ESG에 대한 관심과 관련 투자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그림1. ESG 구성요소 (출처:  https://www.cfainstitute.org/en/research/esg-investing)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개념의 확장
이렇게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책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관련 개념을 일컫는 용어도 늘었는데 ESG 외에도 CSR, SDG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H. Bowen이 처음 제창하였고 대중에게도 익숙한 개념이다. 이는 기업가들이 사회 전체의 목적과 가치에 맞게 의사결정하여 사회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할 의무이며, 기업의 사회에 대한 경제적, 법적 의무에다 사회 전체에 대한 책임까지 포함한다. 
하지만 CSR은 좀 추상적이고 선언적 개념이므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구체성을 부족하게 느끼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등장한 보완 개념이 바로 ESG이다. ESG는 매우 구체적, 규범적이고 여기에 투자자까지 강력하게 유인함으로써 기업의 행동변화를 강제하는 특징을 가진다. 한편, UN이 2015년에 발표했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도 ESG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그림2). 


그림2. 유관 용어의 변천

ESG 경영생태계
최근 국내외 언론과 기업의 화두는 단연 'ESG 경영'이며, 우리나라에서 올해 초에 발효된 ‘중대재해처벌법’도 이같은 흐름의 일환이다. ESG의 중요성 인식을 토대로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면서 장기적인 위기관리 및 비즈니스 혁신을 추구하는 전략을 수립, 운영하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ESG 경영을 고려할 때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투자자, 각국 정부, 국제기구, ESG 정보 보고 지침 제공기관, ESG 정보 분석 및 평가 기관들인데, 이들이 상호작용하는 제반 체계를 ‘ESG 경영 생태계’라고 부른다. 
어떤 기업이 ESG 경영을 제대로 수행하는지 판단할 가장 객관적인 기준은 충실하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고 공개하는지 여부이다. 기업의 ESG 정보 공개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중인 대표적인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GRI와 SASB가 손꼽히는데, GRI는 세계 최상위 기업의 80%가 사용할 정도로 위상이 독보적이다(그림3). 
최근 선진국들은 기업의 ESG 공시를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은 근로자 500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ESG 관련 주요정보 공시를 의무화했고, 우리나라도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공시 의무화, 2030년에는 모든 KOSPI 상장사의 공시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그림3. 주요 ESG 정보 보고 지침 제공기관

ESG 관련하여 주목할 변화상
첫 번째, BRT 선언인데 미국의 주요 기업 CEO가 회원인 Business Roundtable (BRT)이 앞으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위해 기업을 경영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기업의 목적에 관한 성명서’를 통해 그동안 견지해 온 '주주 우선 원칙'을 궤도 수정 하겠다고 하여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두 번째, 전세계 소비자의 64%를 차지하는 MZ세대가 ESG의 주류로 등장했다. 이들은 환경, 사회에 대한 영향력에 관심이 높은데 MZ세대 근로자의 60% 이상은 기업 존재의 목적이 ‘이윤의 창출’보다는 ‘사회의 질적 개선’이라고 응답하는 상황이다.
세 번째, 미국의 정책기조 변화인데, 전세계 에너지 소비의 25%, 전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이 ESG에 대한 정책기조가 찬성으로의 변화는 향후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네번째, 코로나19 팬데믹이 ESG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팬데믹 때문에 ESG 투자가 급격히 증가했고, 안전이슈가 부상하면서 기업의 직원 안전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이제 모든 기업들은 선택의 여지없이 ESG에 관심을 기울이고 대비해야하는 글로벌 패러다임이 구축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작지만 확실한 약국의 사회적 책임
성장위주 정책과 노동자에 대한 희생 강요는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조만간 유럽과 북미의 시장은 ESG를 준수하는 기업에게만 활동을 허용하고 연이어 ESG 인증기업의 협력기업이라도 상응하는 지준을 준수할 것을 요구할 태세이다. 기업의 존재 목적이 이윤의 추구에서 공동체 가치존중으로 변하고 있다. 
약업계는 소규모 개인기업인 약국이 대다수이다 보니 세상의 변화에 좀 둔감한 듯 보인다. 올해부터 약대6년제, 약사면허신고제, 전문약사면허제, 데이터3법 규제완화, 마이헬스웨이 도입,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진흥, 디지털치료제(DTx) 개발촉진, 일차의료영역 원격진료 개시가 본격화되지만 일선의 약국과 약사들은 별로 체감하지 못한다. 하물며 ESG는 더욱 벌게만 느껴진다. 

지난 2년간 약업계가 코로나 팬데믹 사태의 극복을 위해 악전고투를 하는 사이에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은 더 빨리 다가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팬데믹 사태가 ‘디지털 전환’과 ‘ESG 경영’ 패러다임의 도래를 예상보다 최소 5년은 앞당겼다고 진단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해소되어도 세계가 고스란히 정상회복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너무도 시장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마스크와 자가진단키트의 공급 불균형 사태에 대한 원인과 결과 과정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며, 근본적인 개혁과 개선의 필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약국에 더 이상 이익이 될게 없다고 약국내 폐의약품수거함도 사라져버렸다. 폐의약품이 무분별하게 처리될 때의 폐해에 대해 약국과 약사는 어떤 책임감을 느끼며 사회적 기여를 할 것인가? 작지만 ESG의 보편화 시대에 잠깐 짚고 넘어갈 문제는 아닐까? 

위에 언급한 제도 등은 약사와 약국과 악업계를 변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여 약사와 약국은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향상시킬 방안을 찾도록 조직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7-Star Pharmacist에서 언급된 것처럼 약사는 teacher이고 leader이어야 한다. 여기에는 책임이 따른다.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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