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전략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이번에 고찰하려는 ‘본원적 경쟁전략’이란,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망라하여 유사 산업군 안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하는 방안이다. 이를 창안한 마이클 포터 교수는 시장에서 자리매김(positioning)하여 수익성을 높이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으로써 (1)원가우위 전략, (2)차별화 전략, (3)집중화 전략 등 3가지를 제시하였다.
원가우위 전략
원가우위 전략(cost leadership strategy)은 경쟁자보다 낮은 원가의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함으로써 비용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며, 이 전략의 목적은 낮은 가격으로만 승부하려는 것이 아니라 좋은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이익극대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경쟁사보다 낮은 원가로 생산이 가능하다면 소비자는 저렴하게 구매하고 기업은 낮은 판매가로도 평균이상의 수익을 확보하는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원가를 구성하는 고정비의 절대규모가 크거나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산업에서는 규모의 경제에 따른 효과가 크므로 판매규모가 커질수록 원가를 더 낮출 수 있다. 더불어, 이 같은 경영모델의 운영노하우까지 보유한 기업은 전사적으로 ‘정책적인 결정’은 물론, ‘가치사슬 혁신(공정혁신)’을 통해 경쟁사 대비 원가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1) 차별역량 강화
원가우위 전략의 세부방안으로는, 제조와 자재관리 영역에서 규모의 경제, 학습효과, 생산프로세스 혁신, 제품설계 개선, 기술적 우위를 통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역량차별화를 강화할 수 있다.
2) 가치사슬 활용
가치사슬(value chain)이란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일련의 경영활동이다. 이것은 생산, 유통, 판매, 마케팅, 서비스와 같은 ‘본원적 활동(primary activity)’과 일반경영, 인적자원관리, 구매와 같은 ‘지원활동(supportive activity)’으로 구분하여 경쟁기업 대비 비용우위나 차별영역을 분석하여 운영효율은 증대시키면서 핵심사업에 더 투자하여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
3) 효율성 증대를 통한 비용절감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관리에 주력했던 예전의 전략을 탈피하여, 경영역량과 조직원 자질까지도 품질에 포함시키는 (1)전사적 품질경영(total quality management, TQM), 사업이나 조직의 성과를 효과적∙효율적으로 향상시키는 (2)구조조정(re-structuring), 인력감원, 권한이양, 재교육, 개편 등 조직을 재설계하는 (3)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 등도 원가우위 전략의 좋은 실례이다.
차별화 전략
차별화 전략(differentiation strategy)이란, 디자인, 품질, 서비스를 차별화해 고객충성도를 높이고, 시장을 확장하며,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인데, 어떤 기업이 시장에서 독특하다고 인식될 자기만의 것을 보유함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사업수준에서는 좋은 예가 제품차별화(product differentiation)인데, 고객의 욕구는 제품의 특성이 충족시키므로 제품의 설계단계부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 전략의 핵심은 (1)경쟁자의 모방과 추격을 견제하고, (2)고객이 브랜드를 인지하여 계속 충성하도록 하며, (3)기꺼이 할증된 가격까지도 지불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제품차별화는 구매자가 특정기업의 제품을 더욱 가치 있다고 인식할 때 실현된 것이므로, 제품 및 서비스의 차이와 특성을 소비자가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기업-구매자 관계, 제품전략, 유통경로, 고객지원서비스 분야에서 비교우위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의 경영전략으로는, 연구개발에 집중하여 첨단기술로써 경쟁자를 앞서가는 ‘기술혁신 전략’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현재 제공하지 못하던 가치를 부여하는 차별화로 신규시장을 개척하는 이른바 ‘가치혁신(value innovation) 전략’이 더 주목받고 있다.
집중화 전략
집중화 전략(focus strategy)이란, 세분시장, 소비자 집단, 제품, 서비스 등에 기업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이것은 특정시장이나 틈새시장(niche market)에 초점을 맞춰 제한된 고객과 시장 요구에 부응한다는 의미에서 앞에서 설명한 원가우위 및 차별화 전략과 근본적 차이가 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이유는 집중화 전략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저가 공세나 차별화전략에 대응하려면 자기만의 틈새시장을 찾아내고, 오직 자기 제품만을 고객이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전략의 장점은 (1)충성고객 확보율이 높고 이탈율은 낮으며, (2)대체재의 위협을 감소시켜 경쟁에서 안정적이고, (3)유사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없어 독점적으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단점으로는, 집중화 전략을 택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므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한 공급자가 출현하면 피해규모가 막대하여 기업의 생존까지 위협받는다.
1) 제품수명주기 관리 방안
제품수명주기관리(product life-cycle management, PLM)는 제품의 생명주기에 맞춰 정보와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것이다. ‘제품생명주기’란 제품의 요구사항, 개념정의, 개발∙생산, 유통∙서비스, 운용∙ 유지보수, 폐기∙재활용을 망라한다. 기업활동의 영속성과 성장성을 보장하기위해 PLM 관리와 연관된 담당자 및 업무간 협업, 정보공유를 원활하게 하여 낭비요인을 제거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2) 사업강화 혹은 철수 방안
경영자에게는 때로는 포기와 철수하는 결단력도 필요하다. 전략적 포기와 철수란 무조건적인 포
기가 아니므로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 있다. 사업에 대한 천편일률적 가치판단으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피땀 어린 노력의 결정체를 타인에게 매각하는 것은 상실감과 자괴감을 불러오지만, 냉철하고 시의 적절한 결단과 대응은 성숙한 전략가가 지녀야 할 경영역량이기도 하다(그림1).
그림1. 사업강화 및 사업철수 전략(GE Matrix)
3) 시장확대 방안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매출액 증대와 부가가치 창출인데, 이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는 방안은 소극적(기존사업 고도화) 및 적극적(신규사업 창출) 방안으로 구분한다. 특히, 중대한 내·외부 환경변화를 겪으면 적극적 방안을 통한 상황 돌파가 필요하다. 이렇듯 고객의 요구 변화를 신속히 수용하고 사업영역을 확대하여 신규사업에 진출할 때는 산업매력도와 기업역량을 평가하는 ‘사업성 심층분석법’을 활용한다. 이는 1978년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전원인 와튼스쿨의 메리필드 교수가 개발하여 신규사업 및 기존사업 평가, 기술경영을 통한 산업분석 기법으로 자리잡았고, 이후 일본의 大江연구소가 수정, 보완하여 BMO분석(Bruce-Merrifield-Ohe Method)으로 발전시켰다. 이 방법은 ‘사업매력도’와 ‘기업역량’을 항목별로 점수를 주고 합산점수를 직교좌표에 표시하여 시장확대 방법을 정하는 것이다(그림2).
지난 1년간 약업계 현황을 필자의 관점에서 진단하고, 혁신의 필요성과 방안을 고찰하였다. 악업생태계의 다수를 차지하는 약국은 기업적 요건과 형태를 갖추지 못한, 소규모 사업장이자 개별사업자 형태였기에 지난 제안들이 활용도가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기업-중심적’ 이론과 실례를 많이 거론했음을 필자도 잘 알고 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기업적 경영 마인드와 최소한의 구비요건이 부족했기에 약업생태계는 지난 1950년대부터 2020년까지 혁신적 발전이 취약했던 것은 아닌지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혁명’과 ‘정보화혁명’을 성공한 선진국의 모델을 성실히 답습하는 ‘fast follower’ 전략을 산업 전분야에서 70년간 유지해왔다. 하지만 세계가 맞이한 제4차 산업혁명은 뚜렷한 성공모델이 없는 가보지 않은 길이다. 선진국의 약국 비즈니스모델을 3.0 혹은 4.0으로 칭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약국 모델은 대략 1.5~2.0 정도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있다.
경영활동이란 혁신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며, 성과를 내고, 계획에 다시 반영하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는 것이다. 전략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위한 밑그림이므로 경영의 성패는 남의 전략을 베껴서 기계적으로 적용하거나 단순 모방하기 보다는 운영자의 수행역량이 더 중요하다. 그러므로 경영전략 이론과 실행기법에 대한 연구와 연습을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그 결과가 혁신의 열매라고 믿는다.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