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가 2020년까지 전 세계 기업조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을 것이라 전망되는 가운데 이들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경영현장에서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 Millennials generation)란, 윌리엄 스트라우스, 닐 하우의 1991년 저서인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에서 처음 언급한 용어로서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은 정보통신기술(ICT)에 익숙한 반면, 결혼을 미루고 내 집 마련에 적극적이지 않으면서 매매보다는 임대, 공유에 관심을 보이고, 광고 등 전통적 마케팅보다는 개인이 제공하는 정보를 더 신뢰하는 특성을 가진다. 또한, 업무 외 시간에 근무하는 비율과, 사무실 밖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비율이 높으며, 특히 조직이 업무를 위해 제공하는 환경이 취약하면 퇴사까지 주저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 세계 경영자들은 혁신경영의 핵심요소인 우수인재를 잘 활용하기 위해 ICT 기반 업무환경 구축과 인적자원관리 역량을 향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다수의 경영전문가들이 디지털 전환 및 비즈니스 관점에서 업무환경 혁신에 대한 다양한 전략들을 제시하였는데, 이 중에서 (1)업무혁신 전략, (2)업무 유형별 디지털 환경 혁신전략, (3)밀레니얼 세대와 함께 일하는 방법, (4)협업과 회의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혁신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자율 출퇴근, 재택근무, 모바일 오피스 등 업무를 위한 환경분야의 혁신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업무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원’, ‘공간’, ‘제도∙프로세스’, ‘조직문화’가 동시에 변화되어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한데, 업무환경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될 것이 확실하므로 그 방향성을 예측하여 혁신의 디딤돌로 활용할 지혜가 중요해졌다(그림 1).
<그림 1> 업무환경 영향요인(출처: 삼정 KPMG)
이를 위하여는 먼저 (1)’디지털 민첩성’을 갖춰야 하는데, 적절한 목표를 설정하고 모니터링하여 환경개선이 역량제고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2)'일하는 방식의 혁신'도 필요하다. 사무자동화를 통하여 중간관리자를 대체하고, 구성원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여기에 (3)AI및 스마트 기기와 협업하는 업무환경을 구축하고, (4)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의 의미와 즐거움'을 찾는 조직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5)'혁신적인 업무공간'이 필수적인데, 언제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한 ICT 인프라와 안정적으로 업무시스템을 지원할 보안체계도 구비해야 한다. 끝으로, (6)‘AI 기반 업무환경 구축’으로 사람과 AI 또는 로봇과의 협업으로 단순한 반복업무는 최소화하고 혁신적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하도록 우선순위를 재설계하되 사람의 행동패턴을 분석해 업무환경을 최적화하는 DWaaS (Digital Worker-as-a-Service)의 구현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면 업무환경의 개선은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까? 현재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과 기술, GRC (거버넌스, 리스크, 컴플라이언스), 비즈니스 현황에 대한 종합적 진단이 그 시작점이 되야 할 것이다(그림2). 예전에는 프로세스 혁신 및 ERP, SCM, CRM 등을 더 빨리, 더 많이 처리하는 ‘전술적 성과에 집중했다면, 미래에는 디지털화된 일터에서 여러가지 측면에서 탄력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적응적 성과’와 조화시키는 노력이 더 중요해졌다.
<그림2>. 업무환경의 종합진단 영역(출처: 삼정 KPMG)
업무유형별 디지털 환경 혁신
밀레니얼 세대는 업무 외 시간 근무비율이 높으며(60%), 사무실 밖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비율도 높다(66%). 특히 회사가 업무수행을 위해 제공하는 기술력이 부족하면 퇴사까지 고려하거나(42%), 직장을 선택할 때 정보통신 기술환경을 감안한다는(82%) 조사결과도 있다. 또한 현재의 업무환경이 스마트하지 않다고 응답하는 경향이 높고(44%), 업무생산성을 저해하는 원인이 저성능 애플리케이션이나 단말기 등 ICT 관련 요소라고 지적한다(46%). 업무환경의 혁신을 통한 생산성 증대는 기업가치 향상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업무환경이 혁신되면, 직원의 업무몰입도가 최대 78%나 높아졌고, 이러한 인재를 보유한 기업의 주당 수익은 147%나 증가했으며, 인재급 직원의 생산성은 일반 직원보다 최대 47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근무환경은 어떻게 구축해야 할까? 다양한 유형의 직원이 일하는 것은 유사한데 다만 각자에게 맞는 방식으로 일할 뿐이다. 그래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직원 각자의 근무행태를 고려한 맞춤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게 정설이다. 컴퓨터 회사인 Dell은 직원의 근무형태를 (1)데스크 중심형, (2)잦은 미팅형, (3)잦은 출장∙외근형, (4)원격 근무형, (5)창작형, (6)엔지니어형, (7)현장 근무형 등으로 분류하여 최적의 환경을 상이하게 제공했는데, 이 중에서 약업계 현장과 비슷한 (1), (2)에 대한 Dell사의 대응이 약국운영에 참고할 가치가 있어 여기에 소개한다.
‘데스크 중심형’은 지정된 장소에서 하루 근무시간의 50% 이상을 체류하는 형태이며, 이 유형의 전 세계 노동자의 74%는 업무용 데스크톱을 사용한다. 그런데 책상용 모니터를 1개에서 2개로 늘리면 생산성이 최대 18%나 향상되었다는 연구결과에 따라서 이런 유형에게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도록 약간의 공간과 장비를 지원하는 것이 매우 가성비 높은 해결책이었다. 한편, ‘미팅이 잦은 근무형’은 내근직일지라도 내외 고객과의 잦은 접촉과 실내 이동이 빈번하므로 이들에게는 이동 간에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파일에 접속하고 공유하는 환경이 편리하다. 따라서 휴대가 편리한 무게, 별도 어댑터가 필요 없는 전원포트, 뛰어난 내구성, 보안옵션이 탄탄한 초경량 전자 사무기기가 이들의 업무효율을 높여주었다. 약업현장에서 똑같이 적용하기는 무리겠지만, 업무의 혁신이란 기술 못지않게 경영자의 혁신지향적 사고와 실천력이라 하겠다.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방법
밀레니얼 세대는 상사가 지시해도 실행이유를 명확히 알기 원하고, 조직과 나는 별개이며 조직의 공적 일 보다는 개인 일이 우선이며, 회식은 일과 후가 아닌 점심때를 선호하고, 디지털 신기술을 신속히 수용하며, 워라밸을 가장 중요시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 세대의 공통적인 특성으로는 (1)선택의 자유를 달라; (2)너의 취향도 옳고 나의 취향도 옳다; (3)진정성이 있을 때 마음을 연다; (4)재미도 놓칠 수 없다; (5)소유보다는 공유, 혼자이지만 협업은 한다; (5)자기 성장을 중시하고 열심히 학습한다; (6)속도와 혁신은 당연한 것이다; (6)공유가치가 최우선이다; (7)소비자이면서 동시에 특정분야에서 전문가를 지향한다 등이 손꼽혔다.
결국, 기성세대인 리더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왜냐하면 조직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잡은 밀레니얼 세대와의 갈등은 조직의 유∙무형 손실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모든 기성세대 상사는 멘토가 될 것인지, 꼰대가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멘토로서 솔선수범하면서 밀레니얼 세대의 사원에게는 과업을 맡길 때는 업무지시의 배경과 취지, 이유 등을 설명하되, 요구사항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또한 언제든 상사가 ‘내편’이며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도록 상호존중하는 자세도 필수적이다.
협업과 회의 중시 세대를 위한 업무혁신
스마트 워크’란 개념이 도입된 초기에는 ICT 기기를 업무공간에 설치하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구성원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조직 내∙외부 사람과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면서, 조직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이른바 ‘효율적으로 일하기 좋은 공간’이라고 재인식되고 있다.
기존 대면 중심의 협업은 많은 도구와 준비시간이 필요하고 집중하기도 어려워서 밀레니얼 세대가 업무효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론, 원격 중심의 협업도 ICT인프라의 구축과 운영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므로 외근 중인 조직원과 신속한 회의참여 및 자료공유는 어렵기 때문에 향후 더욱 스마트한 해결방안과 일하는 방안, 의식구조가 개발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이미 Micro Soft, Dell, Logitech 등과 같은 전문기업들은 상호 협력하여 비디오 기반의 스마트 회의용 프리미엄 솔루션을 공급하였고 이를 활용하여 조직내 협업 또는 원거리 협업, 재택근무에 적용하여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일터가 많다.
교교 시절부터 인강(인터넷 강의)에 익숙했던 세대가 이제 대학생이 되어 비대면 원격수업은 물론, 직장인이 되어서는 다양한 협업과 재택근무가 시행되는 ‘디지털 변혁기’를 체험하고 있다. 또한, 현재로서는 저항감도 심하고 여건도 미흡하지만, 결국 비대면 원격의료와 PHR에 의한 헬스케어시대의 도래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이 되고있다. 그래서 20세기적 경영 및 약료 마인드와 일하는 방식으로는 약업혁신은 요원하고 시대적 흐름을 따라가기에도 벅찬 듯 하다.
이전에 제시한 동화에서 삼형제의 협업역량보다는 그들의 가졌던 세가지 보물의 종류와 기능에만 집중하기가 쉽다. 하지만 아무리 거시적 안목을 지니고 선택과 집중을 하고, 전략적 실행력을 강화하며, 맞춤형 기술을 접목시킨다고 할 지라도 일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약업은 아직도 노동집약중심의 산업이다. 기술이 발달하면 인간의 평균적 노동력을 대체하여 효율성이 높아지리라 생각하지만, 경영이란 계획-시행-평가-개선의 순환고리구조를 갖기에 계산과 데이터처리,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일의 처리는 기계가 대체할 지라도 경영전략의 수립과 의사결정, 지속적 개선과 창조적 실행력의 원천은 우수한 인적자원의 고유한 영역이다.
혁신이 없으면 정체하게 되고 경쟁에서 뒤쳐지며 결국은 도태된다. 경영자는 인적자원을 잘 발굴하고, 육성하며, 공정한 평가와 보상, 그리고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여 밀레니얼 세대가 자기주도적 역량을 발휘하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신세대 인적자원의 속성과 잠재력을 다룰 줄 모르는 약업경영자에게 진정한 혁신과 부흥이란 먼 곳에 있는 희망사항일 수 있음을 상기하자.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