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지 않는 햄버거는 거의 매년 화제가 된다. 2012년 JTBC <미각스캔들> 방송에서 다룬 적이 있다. 2019년에는 아이슬란드 남부의 한 숙박시설에서 10년 전에 사서 보관한 햄버거와 감자튀김이 상하지 않았다는 뉴스가 국내 여러 방송에 소개됐다.
과거에 일부 전문가는 보존료를 넣어서 안 상하는 게 아닌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햄버거가 이렇게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 것은 수분 제거로 인한 현상일 뿐이다. 보존료 없이도 수분을 충분히 제거하면 식품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생명체는 성장을 위해 물을 필요로 한다. 인체의 절반 이상은 수분이다. 수분이 부족하면 우리의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음식을 부패시키는 미생물도 마찬가지다. 수분 없이는 세균이나 곰팡이도 성장할 수 없다.
감기약 시럽과 같은 설탕 시럽의 경우에는 수분이 있긴 하지만 고농도의 설탕에 붙잡혀 있어서 미생물이 이용가능한 수분이 없다. 그래서 시럽은 별도의 보존제 없이도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다. (냉장고에 시럽을 넣었다가 꺼냈다가 하면 이런 과정에서 응결된 물 때문에 시럽의 일부가 희석되어 세균 번식이 일어날 수 있다. 따로 표시가 없는 한 시럽은 실온 보관이 원칙이다.)
건조는 인류가 식품을 보관하기 위해 사용한 가장 오래된 방법이다. 봄나물은 냉장고에 둬도 장기 보관하기 어렵지만 생으로 말리거나 끓는 물에 삶거나 데친 다음 건조하여 묵나물로 만들면 겨울에도 나물을 즐길 수 있다. 예부터 정월 대보름에 묵나물을 삶아 먹을 수 있었던 것도 건조 기술을 활용한 덕분인 것이다. 그냥 말리기도 하지만 삶거나 데쳐주면 식물 세포 속의 산화 효소를 불활성화하여 갈변과 항산화물질의 파괴를 막아준다.
하지만 가열 과정에서 나물 속의 비타민과 항산화물질이 파괴될 수도 있다. 온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55-70°C에서 가열하면서 열풍 건조하는 방법이 자주 쓰인다. 과일을 말릴 때 갈변을 막기 위해 황 화합물을 뿌려 주기도 한다.
식품을 건조할 때 갈변을 피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녹차는 가열하여 갈변 효소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건조하지만 우롱차, 홍차를 만들 때는 갈변 효소의 반응을 이용하여 색깔과 향을 낸다. 이렇게 하여 잎을 말려주면 차를 오랫동안 보관하며 마실 수 있게 된다. 녹차를 가열 건조할 때도 수증기로 찌느냐 뜨거운 가마솥에서 덖어주느냐에 따라 색깔과 향이 달라진다.
음식을 건조할 때 표면을 너무 빠르게 말리면 겉이 딱딱해지면서 속의 수분은 대부분 그대로 남게 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빵을 구울 때는 이렇게 말리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식품을 오래 저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조할 때는 너무 빠르게 겉면을 말려서는 안 된다. 식품 속 수분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수분의 이동은 열전도에 비하면 매우 느린 편이어서 고르게 수분을 제거하여 건조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분을 날려 건조한 식품은 원래보다 영양소 함량이 높아진다. 가끔 방송에서 열 배, 스무 배라며 호들갑 떠는 것만큼 대단한 일은 아니다. 그저 물이 빠져나간 만큼 영양소 밀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적은 양을 먹어도 고열량을 섭취할 수 있으며 무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우니 길을 걷는 도보 여행자들에게 건조식품은 훌륭한 비상식품이 된다.
대신 칼로리가 높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말린 망고 같은 과일을 집에 두고 먹을 때 자칫하면 평소 먹을 과일 양의 여러 배 칼로리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조식품은 원래의 영양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 풍미가 좋으며 오랫동안 두고 즐길 수 있어 오랫동안 인류의 사랑을 받아왔다. 햄버거가 상하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고 놀라는 일도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
썩지 않는 햄버거는 거의 매년 화제가 된다. 2012년 JTBC <미각스캔들> 방송에서 다룬 적이 있다. 2019년에는 아이슬란드 남부의 한 숙박시설에서 10년 전에 사서 보관한 햄버거와 감자튀김이 상하지 않았다는 뉴스가 국내 여러 방송에 소개됐다.
과거에 일부 전문가는 보존료를 넣어서 안 상하는 게 아닌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햄버거가 이렇게 오랫동안 상하지 않는 것은 수분 제거로 인한 현상일 뿐이다. 보존료 없이도 수분을 충분히 제거하면 식품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생명체는 성장을 위해 물을 필요로 한다. 인체의 절반 이상은 수분이다. 수분이 부족하면 우리의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음식을 부패시키는 미생물도 마찬가지다. 수분 없이는 세균이나 곰팡이도 성장할 수 없다.
감기약 시럽과 같은 설탕 시럽의 경우에는 수분이 있긴 하지만 고농도의 설탕에 붙잡혀 있어서 미생물이 이용가능한 수분이 없다. 그래서 시럽은 별도의 보존제 없이도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다. (냉장고에 시럽을 넣었다가 꺼냈다가 하면 이런 과정에서 응결된 물 때문에 시럽의 일부가 희석되어 세균 번식이 일어날 수 있다. 따로 표시가 없는 한 시럽은 실온 보관이 원칙이다.)
건조는 인류가 식품을 보관하기 위해 사용한 가장 오래된 방법이다. 봄나물은 냉장고에 둬도 장기 보관하기 어렵지만 생으로 말리거나 끓는 물에 삶거나 데친 다음 건조하여 묵나물로 만들면 겨울에도 나물을 즐길 수 있다. 예부터 정월 대보름에 묵나물을 삶아 먹을 수 있었던 것도 건조 기술을 활용한 덕분인 것이다. 그냥 말리기도 하지만 삶거나 데쳐주면 식물 세포 속의 산화 효소를 불활성화하여 갈변과 항산화물질의 파괴를 막아준다.
하지만 가열 과정에서 나물 속의 비타민과 항산화물질이 파괴될 수도 있다. 온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55-70°C에서 가열하면서 열풍 건조하는 방법이 자주 쓰인다. 과일을 말릴 때 갈변을 막기 위해 황 화합물을 뿌려 주기도 한다.
식품을 건조할 때 갈변을 피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녹차는 가열하여 갈변 효소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건조하지만 우롱차, 홍차를 만들 때는 갈변 효소의 반응을 이용하여 색깔과 향을 낸다. 이렇게 하여 잎을 말려주면 차를 오랫동안 보관하며 마실 수 있게 된다. 녹차를 가열 건조할 때도 수증기로 찌느냐 뜨거운 가마솥에서 덖어주느냐에 따라 색깔과 향이 달라진다.
음식을 건조할 때 표면을 너무 빠르게 말리면 겉이 딱딱해지면서 속의 수분은 대부분 그대로 남게 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빵을 구울 때는 이렇게 말리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식품을 오래 저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조할 때는 너무 빠르게 겉면을 말려서는 안 된다. 식품 속 수분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수분의 이동은 열전도에 비하면 매우 느린 편이어서 고르게 수분을 제거하여 건조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수분을 날려 건조한 식품은 원래보다 영양소 함량이 높아진다. 가끔 방송에서 열 배, 스무 배라며 호들갑 떠는 것만큼 대단한 일은 아니다. 그저 물이 빠져나간 만큼 영양소 밀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적은 양을 먹어도 고열량을 섭취할 수 있으며 무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우니 길을 걷는 도보 여행자들에게 건조식품은 훌륭한 비상식품이 된다.
대신 칼로리가 높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말린 망고 같은 과일을 집에 두고 먹을 때 자칫하면 평소 먹을 과일 양의 여러 배 칼로리를 한 번에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조식품은 원래의 영양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 풍미가 좋으며 오랫동안 두고 즐길 수 있어 오랫동안 인류의 사랑을 받아왔다. 햄버거가 상하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고 놀라는 일도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