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정재훈의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약이야기
<103> 약과 식품에 함께 사용되는 물질이야기
편집부
입력 2022-02-23 16:17 수정 최종수정 2022-02-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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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성분이 들어있는 약인데 사용법이 다른 경우가 있다. 처방약인 라미나지액과 비처방약인 개비스콘 더블액션, 윌로겔 더블액션과 같은 약에는 동일한 알긴산 나트륨 성분이 들어있다. 둘 다 위식도 역류 증상 개선에 사용된다. 하지만 복용 방법이 다르다. 처방약은 식전 공복에 복용하고 비처방약은 식후에 복용한다. 

같은 알긴산 나트륨이 들어있지만 이렇게 복용법이 다른 것은 하나는 아래로 가라앉도록 하나는 위로 뜨도록 만들어져있기 때문이다. 알긴산은 상처가 낫도록 도와주는 일부 습윤밴드에도 들어있는 성분으로 물을 잘 빨아들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상처에 진물이 과도하게 나오는 걸 흡수하고, 지혈 및 상처 부위가 더 빨리 재생되도록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처방약으로 된 알긴산 나트륨 물약을 복용하면 위장으로 내려가서 위산과 반응하면 젤리처럼 변하여 위 또는 십이지장의 상처 부위를 마치 습윤밴드처럼 보호해준다. 약을 빈속에 복용해야 궤양 또는 상처 부위를 커버해주기 좋고 그런 이유로 1일 3~4회 공복에 복용을 권장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약국에서 처방 없이 구입 가능한 위장약에도 같은 알긴산 나트륨 성분이 처방약과 동일한 양으로 들어있다. 그런데 비처방약(일반의약품)의 경우에는 약 성분이 두 가지가 더 들어있다. 탄산수소나트륨, 탄산칼슘 두 가지이다. 이 성분은 제산제로 작용하여 위산을 중화시키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산과 반응하여 만들어지는 알긴산 젤을 위로 뜨게 해서, 위 내용물 윗부분에 방어층을 형성한다. 이렇게 생겨나는 방어층이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것을 막으면 위식도 역류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리하면 처방약은 위궤양이나 손상된 위점막의 보호를 위해 쓰는 거라서 공복에 복용해서 위점막을 코팅해주는 것이라면, 일반약은 위산 역류로 인한 속쓰림을 막는 용도여서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다. 

알긴산 나트륨은 해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이다. 우리가 흔히 먹는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에 많이 들어있다. 알긴산이 물을 흡수하면 팽창하는 성질을 이용하여 다이어트를 돕는 용도로도 쓰인다. 복용 후 주성분인 알긴산이 위장에서 겔 형태로 변하면서 최대 2~300배까지 부풀어 오르고 이로 인해 포만감을 주지 않겠느냐는 논리인데 실제로는 효과가 크지 않다. 사람의 위가 그렇게 만만치 않다. 영양가 없는 물질로 배를 채우기만 하는 식으로 속지 않고 진짜 음식을 찾는다. 

알긴산은 식품 제조에도 이용이 되는데, 아이스크림에 쓰인다. 아이스크림 속에 큰 결정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여 부드러운 느낌을 주도록 한다. 디저트 푸딩이나 젤을 만드는데도 알긴산을 사용한다. 한동안 미식 트렌드를 이끌었던 분자요리에도 알긴산이 사용된다. 알긴산나트륨을 섞은 과일주스나 고기국물을 염화칼슘을 녹인 물에 떨어뜨리면 젤리처럼 굳으면서 구슬처럼 동그란 알이 만들어진다. 젤리처럼 생겼는데 씹으면 주스나 맑은 수프가 터져 나오는 느낌이 재미있어서 분자요리에 자주 쓰인다.

약과 식품의 경계는 대체로 뚜렷하지만 때로 모호할 때도 있다. 보통 기호식품이라고 불리는 커피, 술과 같은 음료는 음식이다. 하지만 각각 카페인과 알코올이라는 약리활성물질이 보통 마시는 양으로도 약리적 효과를 내기에 충분한 정도로 들어있다. 원료 면에서 봐도 동일한 성분이 약에도 사용되고 식품에도 사용될 때가 있다.

알긴산 나트륨 외에도 많다. 스테아린산 마그네슘도 대표적 예 중 하나다. 일부 업체에서 마치 스테아린산 마그네슘을 알약에 쓰면 큰일 나는 것처럼 몰고 가지만 이 역시 식품에도 쓰인다. 알약이나 캔디를 찍어내는데 틀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면 곤란하다. 이때 달라붙지 않도록 막아주는 성분이 스테아린산 마그네슘이다. 스테아린산은 소고기, 양고기, 돼지고기에도 들어있는 지방산이고 야자유, 팜유와 같은 식물성 유지류에도 들어있다. 마그네슘이야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이 둘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스테아린산 마그네슘이 해를 준다는 이야기는 그냥 마케팅 공해다. 약과 식품보다는 과도한 마케팅을 경계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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