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훈 약사. 지난 4월 말부터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약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콧속 깊이 비인두에서 전문가가 검체를 채취하여 검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으나 집에서도 손쉽게 코로나 검사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검사 전 손을 깨끗이 씻는다. 제품에 포함된 멸균면봉을 반대편 끝으로 잡고 한쪽 콧구멍 속에 1.5cm 깊이로 넣어 10번 정도 원을 그리면서 문지른다. 동일한 면봉으로 반대쪽 콧구멍 속에 면봉을 넣고 동일 과정을 한 번 더 반복한다.
이렇게 하여 면봉에 콧속 점액을 충분히 뭍힌 뒤에 면봉을 용액이 들어있는 통에 넣고 다시 10번 정도 원을 그리면서 저어준다. 마지막으로 면봉을 용기 벽면에 대고 눌러 짜내면서 꺼낸다. 미리 포장박스에 용액통을 꽂아두면 편리한데 꽂는 곳이 잘 안 보인다. 짜장 컵라면 뚜껑에 젓가락 꽂아서 물 버리는 곳을 찾는다는 느낌으로 표시된 부분을 찾아보면 쉽다. 면봉을 용액통에 넣고 휘젓는 과정을 통해 이제 콧속 점액을 용액에 녹이는 과정까지 완료된 상태이다. 노즐캡을 눌러 닫고 검사용 디바이스의 동그란 검체점적부위에 4방울만 떨어뜨린다. 검사 결과는 15분 뒤에 판독하면 된다. 두 줄이 다 나타나면 양성, C라고 표시된 대조선만 나타나면 음성, T라고 표시된 곳 아래만 선이 나타나거나 선이 둘다 안 보이면 무효이다.
검사 결과에 따라 취해야 할 행동이 달라진다. 양성일 경우는 우선 1339콜센터에 확인한 후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방문하여 PCR 검사(RT-PCR)를 받아야 한다. 음성이어도 발열, 마른기침, 피로감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1339콜센터에 확인한 후 선별진료소에 방문해야 한다. 검사 결과는 15분 뒤에 확인해야 한다. 30분이 지난 뒤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
기존 유전체 분석 검사가 코와 목의 경계부위인 상기도 비인두 부위에서 채취했다면 자가 검사키트는 비강에서 채취하는 것이 차이다. 면봉을 깊이 넣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검사를 할 수 있다.
편리해서 좋지만 검사 결과 정확하지 않으니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반론도 있다. 정확한 용어는 민감도(sensitivity), 특이도(specificity)이다. 검사 결과 양성이어도 실제로는 양성이 아닌 위양성이 있다. 검사 결과가 양성일 때 실제로 양성일 확률이 민감도이다. 반대로 검사결과가 음성인데 실제 음성일 확률이 특이도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임신진단테스트로 생각해보자. 민감도는 검사 결과가 양성일 때 실제로 임신일 확률, 특이도는 검사 결과가 음성일 때 실제로 임신이 아닐 확률이다. 결과 판독 뒤 행동도 비슷하다. 임신 테스트기로 양성이 나오면 정말 임신인지 확인하기 위해 우선 병의원부터 가야한다. 임신 테스트기로 음성이 나왔는데도 임신 증상이 있다면 역시 확인을 위해 병의원부터 가야한다.
지난 4월 23일 식약처에서 조건부로 신속허가를 받은 항원방식 자가검사키트 2개 제품은 임상시첨 자료를 추가 제출하라는 조건 하에 3개월 동안 사용이 허가된 것이다. SD바이오센서 제품은 민감도 90%, 특이도 96%, 휴마시스 제품은 민감도 89.4%, 특이도 100%로 전문가용 허가를 받은 적이 있다. 코크란 리뷰(Cochrane review)에 따르면 항원 테스트는 코로나19 증상이 있을 때는 감염자를 제대로 확인할 확률이 72%로 높은 편이지만 무증상자일 경우는 확률이 58%로 떨어진다. 증상이 나타나고 1주일 이내에 검사했을 때 실제 감염자가 양성으로 나타날 확률이 78%로 제일 정확하다.
64건의 보고서를 분석한 리뷰에서 연구자들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사용으로 PCR 검사를 해야 할 사람을 선별하거나 접촉자 추적을 하여 검사에 드는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가검사키트를 가정에서 사용할 때 얼마나 정확히 지시사항을 따르냐,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올 경우 자발적으로 콜센터에 연락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실제 효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자가검사키트 검사결과 두 줄(대조선 C, 시험선 T) 모두 붉은색이 나타나 양성인 경우에는 사용한 키트를 비닐 등으로 밀봉 후 선별 진료소 등 검사기관에 제출해 코로나19 격리의료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