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정재훈의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약이야기
<81> 바르는 약이야기
편집부
입력 2021-03-31 10:41 수정 최종수정 2021-03-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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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약사. ▲ 정재훈 약사.
연고와 크림은 어떻게 다를까? 연고는 바셀린처럼 조금 더 기름에 가까운 끈적끈적한 타입이다. 크림은 물과 기름이 섞여있는 제형으로 조금 더 촉촉한 느낌이다. 쉽게 말해 크림은 수분감이 있다고 표현하는 타입이다. 대부분의 화장품은 크림 타입이다. 하지만 콜드크림은 크림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음에도 유분감이 크다. 콜드크림은 수분이 유분 속에 분산되어 있는 형태이다. 피부에 발랐을 때의 차가운 느낌 때문에 콜드크림이라고 불린다. 

바르는 약에는 수분 함유량이 더 높은 젤이나 로션 제형도 있다. 이들 중에서 어떤 성분이 피부를 제일 건조하게 할까? 정답은 겔이다. 겔이나 로션에는 수분이 많이 들어가는데, 대체로 약성분은 기름에 잘 녹는 것들이다. 그래서 이런 약성분을 물과 함께 녹이려면 알코올 성분이 들어가게 된다. 알코올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겔은 건조한 느낌이 들기 쉽다. 게다가 물 자체는 금방 말라버리기 때문에 피부 보습에 큰 도움이 안 된다. 보습을 위해서는 연고, 크림, 겔 순으로 효과가 좋다. (단, 이는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분류이다. 연고 기제로 사용되는 친수성 연고나 PEG 연고는 이름은 연고이지만 물로 잘 씻긴다.)  

연고는 그 자체에 물이 안 들어 있어서 특별히 보존제나 유화제가 필요없다. 하지만 크림은 물과 기름을 섞어서 만들어지는 에멀젼이다. 수분이 있으면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크림에는 미생물 오염을 막기 위한 보존제를 넣어주어야 한다. 간혹 보존제에 피부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같은 약성분이 들어있는 로션이나 크림보다 연고를 사용하는 게 낫다. 아토피성 피부나 피부가 건조해서 고생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연고가 상대적으로 보습이 잘 되면서 자극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연고가 끈끈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보습을 위해 크림, 로션, 연고를 사용할 때도 바셀린 같은 연고타입은 효과는 오래가는데 끈적거려서 사용에 어려움이 있고, 크림이나 로션은 사용에는 편리한데 효과가 금방 사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같은 약성분이 들어있어도 제형이 연고냐 크림이냐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약 성분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는 경우, 연고나 겔이 크림이나 로션에 비해서 더 잘 흡수되어서 효과가 잘 나타난다. 연고는 겔이나 크림에 비해 바른 부위에 더 오래 머물기 때문에 약성분이 오랫동안 흡수되고 약을 바른 부위를 보호해주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런 장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연고는 기름진 성질 때문에 제거하기 어렵고 진물이 나는 부위에는 바르기 힘들다. 상처 부위에 진물이 날 때 연고를 바르면 제대로 펴 발라지지 않고 들뜨게 되므로 이때는 가급적 동일 성분의 크림을 발라주는 게 낫다.      

약의 흡수를 높이기 위해 흡수촉진제 등을 넣어 특수하게 제형 설계한 연고나 크림도 있다. 이렇게 같은 약이라도 제형이 여러 가지이므로, 자신에게 맞는 제형을 골라서 쓰는 게 좋다. 

연고나 크림은 사용상 지시사항이 애매한 경우가 많다. 환부(질환 부위)에 적당량을 바른다고 쓰여 있다. 적당량이 얼마인가를 알려주는 설명이 없다. 적당량은 약성분에 따라 다르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는 연고는 얇게 펴서 바른다.

구체적으로 사용량은 손끝마디단위(finger tip unit, FTU)를 따른다. 성인의 손가락 끝마디에 연고를 한 줄 짜냈을 때 0.5그램 정도 되는데 이걸 1 FTU라고 한다. (연고 튜브 노즐이 표준 5mm 직경이라고 가정했을 때 이야기이다.) 1 FTU는 양손 손가락과 손바닥면을 바르기에 충분한 양이다. 한 손으로 치면 손가락 전체와 손등, 손바닥을 바를 수 있는 양이다. 부위에 따라 스테로이드 연고나 크림을 바르는 양이 다르다. 계산이 복잡하게 느껴질 때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아껴 쓴다는 걸 원칙으로 생각하고 바르면 된다. 상처에 바르는 크림이나 페이스트는 경우에 따라 두껍게 발라야 할 때도 있다. 친숙한 제형의 약이라도 제대로 알고 써서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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