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정재훈의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비한 약이야기
<55> 마스크와 해열제 이야기
정재훈 약사
입력 2020-03-11 10:24 수정 최종수정 2020-03-1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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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약사▲ 정재훈 약사
오늘은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마스크부터 정리해보자. 3월 3일 식약처에서 마스크 사용 개정 권고사항을 내놨다. 감염 의심자와의 접촉 등 감염 위험성이 있는 경우와 기저 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보건용(KF인증) 마스크 사용을 권고하지만, 감염우려가 높지 않거나 보건용 마스크가 없는 상황에서는 면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면마스크라도 직경 5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비말을 막아주는 데는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다. 사이즈가 큰 비말이 날아가는 거리는 2미터이다.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실내라도 환기가 잘 되는 개별공간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지만 건강한 사람이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를 돌보는 경우와 기침이나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쓰도록 권하는 이유다.

많은 사람을 접촉해야 하는 직업군의 종사자 보건용 마스크를 쓰도록 권한다. 약국에 마스크를 사러 와서 줄선 분들 가운데 식당에서 일하는 분이 마스크에 대한 우선권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언뜻 무리한 요구 같지만 맞는 말이다. 음식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식당 종사자는 사람을 많이 접촉해야 하므로 마스크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

보건용 마스크를 일시적으로 사용한 경우 동일인에 한해 재사용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연속 또는 간헐적으로 보건용 마스크를 8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라 꼭 필요한 경우에만 마스크를 사용하면 여러 날 동안 보건용 마스크 사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단 마스크 사용 뒤 환기가 잘 되는 깨끗한 장소에 걸어 충분히 건조한 후 재사용하라는 권고를 준수해야 한다.

옆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지 않는 이상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더라도 씻지 않은 손으로 눈코입(T-zone)을 만지지만 않는다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한 시간에 평균 23번 얼굴을 손으로 만진다. 이 중 절반은 눈코입이다. 어떻게 하면 얼굴을 만지는 습관을 끊을 수 있을까?

뉴욕타임즈에서 전문가 인터뷰로 정리한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티슈를 휴대하라. 너무 간지러워서 얼굴을 꼭 만져야겠다면 손이 직접 닿지 않도록 티슈를 사용하라. 티슈는 기침할 때 입을 가리기에도 유용하다. 2. 왜 얼굴을 만지는지 미리 알아둬라. 눈이 건조해서 자꾸 비비는 경향이 있다면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식으로 얼굴을 만지게 하는 유발 요인을 제거하라.

3. 손을 바쁘게 만들라. 스트레스 볼처럼 뭔가를 손에 잡고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만지는 걸 줄일 수 있다. 단 손에 쥐고 있는 물체를 반드시 자주 소독해줘야 한다. 향기 비누나 로션을 쓰면 손이 얼굴에 닿기 전에 냄새를 맡아 자기 행동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4. 냉정을 되찾자. 지나친 스트레스는 면역을 저하시킨다. 얼굴을 만지면 절대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씻지 않은 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는 거다. 세상의 종말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침착하게 마음을 가라앉히자. 
               
약에 대한 가짜뉴스도 함께 정리하자. 모 의대 단체카톡방에서 나온 이야기라며 이런 약을 미리 모아둬야 한다고 사재기를 부추기는 문자와 카톡이 돌고 있다. 대표적 진통제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해열진통제와 해열소염진통제다.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같은 해열진통제는 열을 가라앉히고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염증에는 효과가 없다. 애드빌, 부루펜(이부프로펜), 낙센, 탁센(나프록센)과 같은 해열소염진통제는 해열, 진통에 더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소염제(NSAID)면 해열진통효과도 있는 거지 염증에만 효과가 있는 게 아니다.

보통 용어를 축약해서 해열제, 진통제, 해열진통제, 소염진통제 등으로 이야기하니까 혼동하는 사람이 많다. 전문가와 상담 없이 열이 난다고 해열진통제나 해열소염진통제를 오래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약을 복용중일 때 열이 잘 나지 않아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성 질환을 제때 발견하기 어렵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상비약은 가지고 있으면 도움이 되겠지만 현시점에서 불필요하게 사재기를 해야 할 이유는 없다. 방심과 공포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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