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어귀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려고 스쿨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 동네 저 동네 다니면서 스쿨버스는 아이들로 꽉 차서 학교에 도착한다. 그런데 뒤늦게 또 다른 스쿨버스가 한 대가 단지 깊숙히 들어 온다. 이 동네 끝 집의 한 아이를 태우기 위해서다. 그 아이는 잘 걷지 못하는 장애아다. 그 한 아이를 위해 정부에서 전용기사와 전용 스쿨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를 가면 잘 걷지 못하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같이 수업을 받지만 지적 장애아들은 따로 교육을 받는다. 각 학교마다 특수 전문 교사가 있어 이 아이들을 거의 개인 교습하듯 가르친다. 미국 공공교육의 초점은 잘하는 아이들 쪽 보다는 따라 오기 힘든 아이들을 일정한 궤도까지 끌어 오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못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ESOL(English for Speakers of Other language) class도 그러한 제도의 일환이다. 이 아이들은 영어를 따로 배우다가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ESOL선생님의 지도로 일반반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장애아들에 대한 제도가 미국에 정착된 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그것이 그냥 저절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전형으로 소위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최고의 이념으로 손꼽히는 나라였다. 언뜻 보기엔 굉장히 합리적인 표현 같은 이 말에는 사실 무서운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은 버리고 가자는 말이기 때문이다. '인구론'을 쓴 맬서스가 미래에는 식량이 부족할 것이니 병자들은 죽게 내버려 두라는 말처럼 무서운 말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자본주의의 발달로 부를 축적한 미국은 뒤를 돌아다보게 되었고 결국 뒤처진 이들에게 손을 내밀게 되었다.
케이블 TV TLC의 "The Little Couple"은 난장이 부부의 생활을 생생히 담은 리얼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2009년부터 방영되고 있는 매우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데 난장이 부부 중 아내인 제니퍼는 키가 96cm이고 남편 윌리암은 112cm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니퍼는 Dr. Arnold로 텍사스병원의 소아과 의사다. 그 작은 키로 어떻게 의사 수련을 감당했을까 궁금하지만 미국의 훌륭한 장애자 시스템이라면 충분히 가능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존스홉킨스 병원 의사인 이승복 박사는 고등학교때 운동을 하다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었다. 그는 자서전에서 그가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역경에 좌절하지 않고 그것을 딛고 일어선 그의 의지도 있었지만 그와 더불어 그의 장애를 인정해 주고 학업과 수련을 계속 할 수 있게 배려를 해 준 학교측에도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현재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재활의학과를 선택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얼마 전 어느 약국 체인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전자칩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전자칩은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복용약물에 대한 효능과 부작용, 복약지도 등을 담은 설명서를 시각장애인이 소리로 들을 수 있게 만든 전자칩이다. 이 회사는 이 칩과 함께 칩을 이용할 수 기계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한다. 그 많은 약물에 대한 칩 제작비가 만만치 않을 텐데 일반 사기업에서 정말 놀라운 결단을 내렸다.
맹자왈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측은지심'이 있다고 했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도 처음엔 물질적인 최대행복에 기울었겠지만 차츰 정신적인 행복,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진다는 사회적 합의에 다다른 것일 것이다. 지금 이뤄지고 있는 모든 장애인을 위한 제도도 주민들, 바로 우리 이웃들이 동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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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장애자 배려하는 미국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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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6 11:21
▲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동네 어귀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려고 스쿨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 동네 저 동네 다니면서 스쿨버스는 아이들로 꽉 차서 학교에 도착한다. 그런데 뒤늦게 또 다른 스쿨버스가 한 대가 단지 깊숙히 들어 온다. 이 동네 끝 집의 한 아이를 태우기 위해서다. 그 아이는 잘 걷지 못하는 장애아다. 그 한 아이를 위해 정부에서 전용기사와 전용 스쿨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를 가면 잘 걷지 못하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같이 수업을 받지만 지적 장애아들은 따로 교육을 받는다. 각 학교마다 특수 전문 교사가 있어 이 아이들을 거의 개인 교습하듯 가르친다. 미국 공공교육의 초점은 잘하는 아이들 쪽 보다는 따라 오기 힘든 아이들을 일정한 궤도까지 끌어 오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못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ESOL(English for Speakers of Other language) class도 그러한 제도의 일환이다. 이 아이들은 영어를 따로 배우다가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ESOL선생님의 지도로 일반반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장애아들에 대한 제도가 미국에 정착된 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그것이 그냥 저절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전형으로 소위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최고의 이념으로 손꼽히는 나라였다. 언뜻 보기엔 굉장히 합리적인 표현 같은 이 말에는 사실 무서운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은 버리고 가자는 말이기 때문이다. '인구론'을 쓴 맬서스가 미래에는 식량이 부족할 것이니 병자들은 죽게 내버려 두라는 말처럼 무서운 말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자본주의의 발달로 부를 축적한 미국은 뒤를 돌아다보게 되었고 결국 뒤처진 이들에게 손을 내밀게 되었다.
케이블 TV TLC의 "The Little Couple"은 난장이 부부의 생활을 생생히 담은 리얼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2009년부터 방영되고 있는 매우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데 난장이 부부 중 아내인 제니퍼는 키가 96cm이고 남편 윌리암은 112cm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제니퍼는 Dr. Arnold로 텍사스병원의 소아과 의사다. 그 작은 키로 어떻게 의사 수련을 감당했을까 궁금하지만 미국의 훌륭한 장애자 시스템이라면 충분히 가능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존스홉킨스 병원 의사인 이승복 박사는 고등학교때 운동을 하다 사지마비 장애인이 되었다. 그는 자서전에서 그가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역경에 좌절하지 않고 그것을 딛고 일어선 그의 의지도 있었지만 그와 더불어 그의 장애를 인정해 주고 학업과 수련을 계속 할 수 있게 배려를 해 준 학교측에도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현재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재활의학과를 선택해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얼마 전 어느 약국 체인은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전자칩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전자칩은 일반인에게 제공하는 복용약물에 대한 효능과 부작용, 복약지도 등을 담은 설명서를 시각장애인이 소리로 들을 수 있게 만든 전자칩이다. 이 회사는 이 칩과 함께 칩을 이용할 수 기계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한다. 그 많은 약물에 대한 칩 제작비가 만만치 않을 텐데 일반 사기업에서 정말 놀라운 결단을 내렸다.
맹자왈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측은지심'이 있다고 했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도 처음엔 물질적인 최대행복에 기울었겠지만 차츰 정신적인 행복,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해진다는 사회적 합의에 다다른 것일 것이다. 지금 이뤄지고 있는 모든 장애인을 위한 제도도 주민들, 바로 우리 이웃들이 동의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