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타이레놀(Acetaminophen)과 애더빌(Ibuprofen) 중에 어느게 더 좋은 가요?" "위장장애가 없으시면 애더빌을 드시구요, 그렇지 않으면 타이레놀을 드십시요." 타이레놀과 애더빌 중에 추천을 해 달라면 난 이렇게 대답해 준다. 꼭 정답이라 할 수 없지만 질문에 짧게 대답할 수 있게 나 나름대로 고안한 답이다.
OTC 상담을 하다보면 환자들은 복잡한 설명보다는 약사가 결론으로 딱 찍어 주기를 원한다. 두 개의 서로 다른 회사의 인공누액을 들고 와서 추천해 달라고 하면 난 주저 없이 그냥 한 회사 것을 추천해 준다. 사실상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 저것 설명을 해 주고 환자보고 선택하게 하면 대부분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말투에서 이 약사 실력 없네 하는 느낌까지도 전해진다. 같은 이유로 알러지약 Zyrtec과 Claritin을 들고 오면 난 Claritin을 추천해 준다.
팽팽하던(?) 타이레놀과 애더빌의 승부를 FDA가 확실히 갈라 놓았다. FDA는 최근에 타이레놀의 간독성과 알러지 유발작용을 고려하여 복합진통제 처방약에 들어가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양을 325mg 이하로 줄이라고 각 제약회사에 권고, 사실상 명령하였다. 이를테면 대표적인 복합 진통제 Vicodin의 경우에 Hydrocodone/ Acetaminophen: 5mg/300 과 5mg/500mg 두 종류가 있는데 5mg/500mg은 더 이상 생산하지 말고 마켓에서 거둬 들이라는 것이다. 마약진통제인Oxycodone과 Acetaminophen의 복합제도 마찬가지로Acetaminophen의 양을 325mg 이하로 제한하고 그 이상의Acetaminophen이 들어 있는 품목들은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결정하였다.
Hydrocodone/ Acetaminophen과Oxycodone/ Acetaminophen 복합제 는 대개 Take 1-2 tablets every 4-6 hours as needed for pain으로 처방하는데 그러면 최대 하루에 12개를 먹게 되고Acetaminophen 500mg이 들어 있는 Vicodin의 경우 하루 6g까지 복용하게 되어 하루 허용량 4g을 훌쩍 넘게 된다. 물론 처방전에 maximum 8 tabs/24 hrs, 이런식으로 주의를 주기도 하지만 환자들이 그냥 의사의 용법을 따라가다 보면Acetaminophen과용량에 자기도 모르게 처하게 된다. 이 점을 고려하여 FDA가 복합제의Acetaminophen의 양을 325mg이하로 내리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1990-1998사이에 Acetaminophen 과복용으로 응급실을 찾은 건 수가 연평균 56,000건이나 되며 그 중 26,000명이 입원하였고 매년 458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3년에는 Acute liver failure의 48%는 Acetaminophen에 의한 것이라는 보고가 있었고Acetaminophen이Acute liver failure의 'leading cause'라는 이 사실은 2007년에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처방약뿐 아니라 OTC도 문제가 될 수 있다. OTC 타이레놀은 500mg 짜리 2알을 6시간마다 복용하라 하면서 하루 6알이 최대복용량이다라고 적혀있지만 이것도 실수로 계속 복용하면 임계치 4g에 도달하게 된다. 더구나 Tylenol Arthritis란 제품은Acetaminophen이 한 알에650mg 이나 들어 있는데 용법대로 복용해도 쉽게 4g에 육박하고 만일 환자가 주의사항에 신경 안쓰면 과용량 복용에 의한 간독성 가능성은 매우 높게 된다. 이래서 OTC도 약사 감독하에 판매되는게 보다 바람직했던건데 한국정부의 슈퍼판매 결정의 조급함이 아쉽다.
미스 케네디는 Acetaminophen이 750mg이 들어 있는 Vicodin ES을 복용하고 있다. Regular Vicodin (Hydrocodone/ Acetaminophen : 5/500mg)으로 부족하여 용량을 올린 케이스다. 미스케네디는 이번 FDA news를 접하더니 자기는 300mg으로는 어림 없다며 OTC 타이레놀500mg을 Vicodin과 같이 복용하겠다고 한다. 간독성과 알러지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하였지만 자기는 여태 문제가 없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약사로서 어찌 걱정이 되지 않겠는가? 이제껏 그랬지만 그녀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본 칼럼 '위싱턴 약국일기' 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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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간독성 유발 약물 타이레놀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자
@
입력 2013-11-20 10:45
수정 최종수정 2016-03-16 15:12
▲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진통제 "타이레놀(Acetaminophen)과 애더빌(Ibuprofen) 중에 어느게 더 좋은 가요?" "위장장애가 없으시면 애더빌을 드시구요, 그렇지 않으면 타이레놀을 드십시요." 타이레놀과 애더빌 중에 추천을 해 달라면 난 이렇게 대답해 준다. 꼭 정답이라 할 수 없지만 질문에 짧게 대답할 수 있게 나 나름대로 고안한 답이다.
OTC 상담을 하다보면 환자들은 복잡한 설명보다는 약사가 결론으로 딱 찍어 주기를 원한다. 두 개의 서로 다른 회사의 인공누액을 들고 와서 추천해 달라고 하면 난 주저 없이 그냥 한 회사 것을 추천해 준다. 사실상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 저것 설명을 해 주고 환자보고 선택하게 하면 대부분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말투에서 이 약사 실력 없네 하는 느낌까지도 전해진다. 같은 이유로 알러지약 Zyrtec과 Claritin을 들고 오면 난 Claritin을 추천해 준다.
팽팽하던(?) 타이레놀과 애더빌의 승부를 FDA가 확실히 갈라 놓았다. FDA는 최근에 타이레놀의 간독성과 알러지 유발작용을 고려하여 복합진통제 처방약에 들어가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양을 325mg 이하로 줄이라고 각 제약회사에 권고, 사실상 명령하였다. 이를테면 대표적인 복합 진통제 Vicodin의 경우에 Hydrocodone/ Acetaminophen: 5mg/300 과 5mg/500mg 두 종류가 있는데 5mg/500mg은 더 이상 생산하지 말고 마켓에서 거둬 들이라는 것이다. 마약진통제인Oxycodone과 Acetaminophen의 복합제도 마찬가지로Acetaminophen의 양을 325mg 이하로 제한하고 그 이상의Acetaminophen이 들어 있는 품목들은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결정하였다.
Hydrocodone/ Acetaminophen과Oxycodone/ Acetaminophen 복합제 는 대개 Take 1-2 tablets every 4-6 hours as needed for pain으로 처방하는데 그러면 최대 하루에 12개를 먹게 되고Acetaminophen 500mg이 들어 있는 Vicodin의 경우 하루 6g까지 복용하게 되어 하루 허용량 4g을 훌쩍 넘게 된다. 물론 처방전에 maximum 8 tabs/24 hrs, 이런식으로 주의를 주기도 하지만 환자들이 그냥 의사의 용법을 따라가다 보면Acetaminophen과용량에 자기도 모르게 처하게 된다. 이 점을 고려하여 FDA가 복합제의Acetaminophen의 양을 325mg이하로 내리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1990-1998사이에 Acetaminophen 과복용으로 응급실을 찾은 건 수가 연평균 56,000건이나 되며 그 중 26,000명이 입원하였고 매년 458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3년에는 Acute liver failure의 48%는 Acetaminophen에 의한 것이라는 보고가 있었고Acetaminophen이Acute liver failure의 'leading cause'라는 이 사실은 2007년에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처방약뿐 아니라 OTC도 문제가 될 수 있다. OTC 타이레놀은 500mg 짜리 2알을 6시간마다 복용하라 하면서 하루 6알이 최대복용량이다라고 적혀있지만 이것도 실수로 계속 복용하면 임계치 4g에 도달하게 된다. 더구나 Tylenol Arthritis란 제품은Acetaminophen이 한 알에650mg 이나 들어 있는데 용법대로 복용해도 쉽게 4g에 육박하고 만일 환자가 주의사항에 신경 안쓰면 과용량 복용에 의한 간독성 가능성은 매우 높게 된다. 이래서 OTC도 약사 감독하에 판매되는게 보다 바람직했던건데 한국정부의 슈퍼판매 결정의 조급함이 아쉽다.
미스 케네디는 Acetaminophen이 750mg이 들어 있는 Vicodin ES을 복용하고 있다. Regular Vicodin (Hydrocodone/ Acetaminophen : 5/500mg)으로 부족하여 용량을 올린 케이스다. 미스케네디는 이번 FDA news를 접하더니 자기는 300mg으로는 어림 없다며 OTC 타이레놀500mg을 Vicodin과 같이 복용하겠다고 한다. 간독성과 알러지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하였지만 자기는 여태 문제가 없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약사로서 어찌 걱정이 되지 않겠는가? 이제껏 그랬지만 그녀에 대한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본 칼럼 '위싱턴 약국일기' 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