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켈리가 처방전을 들고 왔다. 성인병약 처방전인데 그가 항상 복용하는 약이다. 미스터 켈리는 올해 45살인데 난 이사람이 약국에 오는 걸 싫어한다. 왜냐하면 몸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노인이 되면 나는 냄새와는 다른 이상한, 굳이 표현하자면 치즈 썩는 냄새 같은게 난다. 미스터 켈리는 나에게 매우 친근한 사람인데 내가 냄새 때문에 잘 응대를 해 주지 못해 항상 미안하다.
미스터 켈리가 남자라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아가씨인 미스 레이놀드도 같은 냄새가 난다. 특히 3층의 요가 클래스를 갔다 온 후 약국에 온 날은 땀냄새와 겹쳐 정말 견딜 수가 없다. 그 예쁜 얼굴을 바로 쳐다 볼 수 없을 정도다. 미스터 켈리나 미스 레이놀드가 백인이라서 그런 특유의 냄새가 나는가 했더니 흑인인 미스 존슨도 같은 냄새가 난다. 향수로 약간 가려졌지만 그 독특한 냄새가 나의 무딘 코를 강하게 찌른다.
냄새가 어느정도냐하면 냄새 나는 손님이 앞에 있으면 냄새 때문에 일을 하기 힘들 정도다. 손님이 가고 난 후에도 냄새의 여운(?)이 코에 남아 한동안 그 냄새에 시달리고 그 냄새의 기억도 한참 간다. 백인이나 흑인이나 여자나 남자나 노인이나 젊은이나 구별이 없는 것을 보면 아마 이 냄새는 음식에 기인한 듯 싶다. 치즈가 그 원인일 듯 한데 확실한 근거는 없다. 물론 모든 사람이 냄새가 나는 건 아니다. 한 5% 정도의 사람들에게서 냄새가 난다.
씻지 않으면 물론 냄새가 난다. 우리 약국에 오는 노숙자 환자들이 있는데 그 분들이 오면 씻지 않은 냄새가 멀리서부터 난다. 그렇지만 이 냄새는 미스터 켈리 등의 냄새와는 달리 익숙한(?) 냄새이다. 역사상 냄새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프랑스의 루이 14세이다. 그는 소위 태양왕으로 스스로를 칭하면서 절대권력을 휘둘렀다. 한편으론 폭정으로 민중들을 괴롭히고 한편으론 냄새로 주위사람들을 괴롭힌 인간이었다. 그는 절대로 몸을 씻는 일이 없었고 그냥 아침에 고양이 세수만 했다고 한다. 거기다 이빨 썩는 냄새도 나서 왕을 시중드는 사람들은 정말 고역이었다고 한다. 특히 그의 여자들은 항상 향수를 뒤집어 쓰고 그를 맞았다고 하는데 프랑스 향수가 발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부 남부 아시아 사람들도 특유의 냄새가 난다. 종교의식 때문에 향냄새가 배어 있는 사람도 있지만 겨드랑이 암내가 나는 사람도 많고 카레 냄새와 암내가 섞여 나는 사람도 꽤 있다. 그들은 카레 말고도 실란트로(Cilantro)라는 채소를 즐겨 먹는데 혹시 그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실란트로 냄새가 암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실란트로는 멕시코 사람들도 즐겨 먹는데 멕시코 음식에 들어 있는 실란트로의 향은 동남아 쪽 것 보다는 약하다. 그래서 그런지 멕시코 사람들에게는 실란트로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실란트로의 향은 모기를 쫓아 내는 효과가 있어 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향이 강한 것을 더 상품으로 친다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 그 냄새는 정말 역하다.
약도 냄새 나는 약이 있다. Armour® Thyroid라는 Natural Thyroid는 돼지에서 추출한 약으로 고약한 냄새가 난다. 당뇨병약 Metformin도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이 약의 구조에 시안이 섞여 있어 그렇다. 코팅을 했는데도 냄새가 나는데 이 약들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자주 냄새의 역류를 경험한다 한다.
우리끼리라 잘 모르지만 한국사람들도 특유의 냄새가 난다. 미국 이민 초기에 한국사람들이 마늘 냄새 난다고 양키들이 내뱉던 말들이 그냥 인종차별로 하는 말들만은 아니었다. 한국음식엔 정말 마늘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난 삼겹살 등 고기 먹을 땐 꼭 생마늘을 같이 먹으니 말은 안했지만 미스터 켈리도 내 냄새 때문에 코를 찡그렸을지도 모를일이다. 미국에서 두루두루 여러 인종들이랑 섞여 살려면 그들의 냄새에도 익숙해 져야 할 것이다.
*본 칼럼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미스터 켈리가 처방전을 들고 왔다. 성인병약 처방전인데 그가 항상 복용하는 약이다. 미스터 켈리는 올해 45살인데 난 이사람이 약국에 오는 걸 싫어한다. 왜냐하면 몸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노인이 되면 나는 냄새와는 다른 이상한, 굳이 표현하자면 치즈 썩는 냄새 같은게 난다. 미스터 켈리는 나에게 매우 친근한 사람인데 내가 냄새 때문에 잘 응대를 해 주지 못해 항상 미안하다.
미스터 켈리가 남자라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아가씨인 미스 레이놀드도 같은 냄새가 난다. 특히 3층의 요가 클래스를 갔다 온 후 약국에 온 날은 땀냄새와 겹쳐 정말 견딜 수가 없다. 그 예쁜 얼굴을 바로 쳐다 볼 수 없을 정도다. 미스터 켈리나 미스 레이놀드가 백인이라서 그런 특유의 냄새가 나는가 했더니 흑인인 미스 존슨도 같은 냄새가 난다. 향수로 약간 가려졌지만 그 독특한 냄새가 나의 무딘 코를 강하게 찌른다.
냄새가 어느정도냐하면 냄새 나는 손님이 앞에 있으면 냄새 때문에 일을 하기 힘들 정도다. 손님이 가고 난 후에도 냄새의 여운(?)이 코에 남아 한동안 그 냄새에 시달리고 그 냄새의 기억도 한참 간다. 백인이나 흑인이나 여자나 남자나 노인이나 젊은이나 구별이 없는 것을 보면 아마 이 냄새는 음식에 기인한 듯 싶다. 치즈가 그 원인일 듯 한데 확실한 근거는 없다. 물론 모든 사람이 냄새가 나는 건 아니다. 한 5% 정도의 사람들에게서 냄새가 난다.
씻지 않으면 물론 냄새가 난다. 우리 약국에 오는 노숙자 환자들이 있는데 그 분들이 오면 씻지 않은 냄새가 멀리서부터 난다. 그렇지만 이 냄새는 미스터 켈리 등의 냄새와는 달리 익숙한(?) 냄새이다. 역사상 냄새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프랑스의 루이 14세이다. 그는 소위 태양왕으로 스스로를 칭하면서 절대권력을 휘둘렀다. 한편으론 폭정으로 민중들을 괴롭히고 한편으론 냄새로 주위사람들을 괴롭힌 인간이었다. 그는 절대로 몸을 씻는 일이 없었고 그냥 아침에 고양이 세수만 했다고 한다. 거기다 이빨 썩는 냄새도 나서 왕을 시중드는 사람들은 정말 고역이었다고 한다. 특히 그의 여자들은 항상 향수를 뒤집어 쓰고 그를 맞았다고 하는데 프랑스 향수가 발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부 남부 아시아 사람들도 특유의 냄새가 난다. 종교의식 때문에 향냄새가 배어 있는 사람도 있지만 겨드랑이 암내가 나는 사람도 많고 카레 냄새와 암내가 섞여 나는 사람도 꽤 있다. 그들은 카레 말고도 실란트로(Cilantro)라는 채소를 즐겨 먹는데 혹시 그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실란트로 냄새가 암내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실란트로는 멕시코 사람들도 즐겨 먹는데 멕시코 음식에 들어 있는 실란트로의 향은 동남아 쪽 것 보다는 약하다. 그래서 그런지 멕시코 사람들에게는 실란트로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실란트로의 향은 모기를 쫓아 내는 효과가 있어 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향이 강한 것을 더 상품으로 친다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 그 냄새는 정말 역하다.
약도 냄새 나는 약이 있다. Armour® Thyroid라는 Natural Thyroid는 돼지에서 추출한 약으로 고약한 냄새가 난다. 당뇨병약 Metformin도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이 약의 구조에 시안이 섞여 있어 그렇다. 코팅을 했는데도 냄새가 나는데 이 약들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자주 냄새의 역류를 경험한다 한다.
우리끼리라 잘 모르지만 한국사람들도 특유의 냄새가 난다. 미국 이민 초기에 한국사람들이 마늘 냄새 난다고 양키들이 내뱉던 말들이 그냥 인종차별로 하는 말들만은 아니었다. 한국음식엔 정말 마늘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난 삼겹살 등 고기 먹을 땐 꼭 생마늘을 같이 먹으니 말은 안했지만 미스터 켈리도 내 냄새 때문에 코를 찡그렸을지도 모를일이다. 미국에서 두루두루 여러 인종들이랑 섞여 살려면 그들의 냄새에도 익숙해 져야 할 것이다.
*본 칼럼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