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닥터리의 워싱턴 약국일기
<114> 에스파뇰 공부 좀 해볼까요?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입력 2012-11-07 10: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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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히스패닉계로 보이는 청년이 처방전을 들고 왔다. 이름을 보니 라스트네임이 라미레즈, 역시 히스패닉이었다. 그런데 퍼스트네임을 보니 Jesus였다. 아, 예수님, 그래서 You have a good name, 지저스! 했더니 지저스가 아니고 헤수스란다. 오잉?
 

메릴랜드에 있는 바이오텍 회사에 다니면서 독성실험 건으로 샌프란시스코로 출장을 간 일이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버클리 앞에 있는 독성 실험 연구소 였는데 거기 책임자는 멕시칸이었다. 같이 간 동료 말로는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호모 동네에 사는 거로 보아 동성연애자인듯 하다고 했는데 정말 말투가 좀 여성스러웠긴 했다. 이름이 Jorge 여서 내가 아, 죠지라고 했더니 거기 있던 안내 아가씨가 죠지가 아니라 호헤라고 정정해 주었다. 뭐 호헤? 그 아가씨 왈, 에스파뇰에선 J는 H로 발음이 되고 G도 H 비슷하게 발음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샌프란시스코 바로 밑의 도시 San Jose도 산조세가 아니라 산호세로 발음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영수, 철수 처럼 흔한 호세, 바로 그 호세이다. 영어도 힘든데 이 놈의 나라 스패니쉬 피플이 점점 많아지니 나같은 외국인도 살아가려면 최소한 기초 발음 정도는 알고 지내야 한다. 그래서 Jesus도 헤수스.

캘리포니아는 원래 멕시코 영토였던 것을 미국이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뺏어왔으므로 멕시칸들이 상당히 많이 살고 있다. 지명이름도 San Francisco 를 비롯하여 San Jose, San Diego등 가톨릭 성인들의 이름을 딴 것이 많다. 거리 이정표도 대부분 영어와 스패니쉬가 같이 병기되어 있다.

California tortilla 라는 멕시칸 레스토랑 체인점이 있는데 tortilla 라는 멕시칸 음식을 파는 곳이다 . 우리 동네에도 이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애들한테 캘리포니아 토칠라 가서 점심 먹자 하면 애들이 아빠 또 발음이 틀렸다 한다. 토칠라가 아니라 토티야란다. 왜냐하면 스패니쉬에서 LL은 Y 로 발음이 되기 때문이라는데 나에겐 아직 어렵다. 

아이들 생일날엔 Piñata 를 만들어 생일을 축하해 주는게 멕시칸 전통이다. 하지만 언제 부턴가 이 풍습은 멕시칸뿐 아니라 미국의 많은 집에서 아이들 생일을 축하해 주는 행사중 하나로 지내오고 있다. Pinata 는 종이로 예쁜 인형을 만든 다음에 그 안에 사탕을 가득 채워 생일인 아이가 두들겨 패서(?)  인형이 깨지면 초대된 아이들이 사탕을 집어 가져 나눠 가지는 풍속이다. 한국에서 운동회날 하는 박터트리기와 비슷한 형식인데 생일인 아이를 축하해 박수를 치긴 하지만 볼 때 마다 느끼는 건 예쁜 곰, 토끼, 천사를 두들겨 패는 것 같아 보기 안 좋을 때도 많다. 못 생긴 대왕쥐나 괴물 같은 걸 만들어 두고 두들겨 패면 좋겠는데 말이다. 그냥 동물 모양 비스켓을 아이들이 깨물어 먹듯이 예쁜 인형을 패서 먹는 것이라고 하고 생각해 보기도 하는데 어쨋든 이런식으로 멕시칸 음식이나 풍습등이 미국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다.

인종적으로 히스패닉은 당뇨병 환자가 다른 인종, 특히 백인들 보다 두 배나 더 많다고 한다. 그리고 스트로크가 일어나는 평균 나이가 보통 평균 67세라 하는데 백인의 그것이 80세라하니 상당히 이른 편이다. 이러한 당뇨병과 스트로크 확률이 높기 때문에 히스패닉 들은 그와 관련되어 알츠하이머 발병 확률도 백인 보다 2 배나 높고 특히 간암 확률은 인종상 아시안 혈통이 섞여 있어 이 또한 훨씬 높다고 한다.

멕시코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라틴아메리카 나라들은 미국이나 한국처럼 의약분업이 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 몇몇 나라를 제외하곤 약사제도 자체가 없다. 그래서 미국에 온지 얼마 안 되는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은 약국에 와서 항생제나 고혈압약들을 자기 나라 습관대로 나한테 달라고 하는데 약을 받기위해 의사에게 가서 처방전을 받아 오라 하면 매우 불편하고 어색해 한다. 그리고 사실 그 비용도 만만치않으니. 그들말로는 자기네들 병원은 비싸지 않은데 약값은 무척 비싸다 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약을 수입하기 때문이라는데. 하지만 성인병이 유난히 많은 그들의 인종 특성상 어느 나라보다도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은 서둘러 의약분업을 현실화 시켜 그들 국민의 질병을 제대로 컨트롤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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