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닥터리의 워싱턴 약국일기
<108> 엉클 톰스 캐빈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입력 2012-08-08 09: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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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미스터 화이트가 본인의 고혈압약을 픽업하러 왔다. 역시 오늘도 하얀 옷을 입고 왔다. 다 그런 건 물론 아니지만 흑인들은 하얀색을 좋아한다.  피부색깔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흑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은 하얀색이다.  흑인 사회의 파티나 교회 모임등에 가면 하얀색 옷을 입은 흑인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흑인들이야말로 진짜(?) 백의 민족인 것이다.
 

미국에 사는 흑인들은 두 부류가 있다. 하나는 먼 옛날 본의 아니게 노예로 끌려온 흑인의 후예이고 다른 부류는 비교적 최근 아프리카등 자발적으로 이민온 부류이다. 최근 아프리카에서 온 이민자들은 우리 아시안이나 다른 나라의 이민자들과 마찬가지로 그 나라에서는 제법 잘 살거나 비교적 우수한 인물들이 이민왔기 때문에 미국에 와서도 대체적으로 잘 적응하는 편이다. 우리 약사들 중의 흑인들도 보면 대부분 아프리카 이민자들이지, 정통(?) 노예 후손인  아프리칸 아메리칸등은 거의 볼 수가 없다. 대부분 나이지리아, 카메룬, 이디오피아 등지에서 온 흑인약사들이 많다. 바로 오바마 대통령 자신도 이런 아프리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의 후손이다.

하지만 노예들의 후손인 아프리칸 아메리칸 흑인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성공한 사람들을 보긴 힘들다. 사실 이 정통 미국 흑인들은 기본적으로 백인들과의 혼혈이기 때문에 백인들의 몸집과 흑인의 민첩성, 운동신경등이 결합하여 스포츠 분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프로농구나 미식축구를 보면 거의 90% 이상이 흑인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 스타나 영화, 가수등의 분야를 제외하곤 성공한 흑인들을 찾아 보기 힘든데 이러한 이유의 대부분은 그들의 가정 환경 때문이다. 노예해방으로 부터 지금껏 쭈욱 대를 이어온 가난이 아직도 그들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흑인들의 말투와 억양은 매우 특이한데 그것은 조상이 남부에서 노예로 시작하여 그 남부집안 말투가 계속 전해져 오기 때문에 그렇다. 사실 백인들도 남부에 사는 사람들은 남부 사투리와 억양이 있기 마련인데 유독 흑인들은 북쪽으로 이동해서도 같은 말을 쓰고 비교적 다른 인종과 섞이게 되지 않았으므로 계속 같은 언어를 쓰게된 것이다. 영화 포레스트검프를 보면 남부 시골 출신으로 등장하는 톰행크스도 특유의 남부 억양을 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흑인 언어는 남부언어로 출발하여 대를 이어오며 그들 특유의 말투가 형성되었다.

흑인들은 안타깝게도 비만환자, 그래서 고혈압 환자가 많다. 사실은 음식에 의한 영향이 큰데 인종별로 통계를 봐도 백인이나 다른 인종보다 흑인의 고혈압 비율이 크게는10% 정도 높다고 보고 되어 있다. 돈이 없기때문에 다른 건강 음식보다는 햄버거등의 패스트푸드를 즐겨먹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 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비만이나 고혈압등은 흑인뿐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많이 발견되는데 흑인환자가 유독 많은 것은 그들이 다른 인종보다 더 가난하기 떄문이다.

내가 사는 지역은 전반적으로 비교적 백인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흑인 들만 모여사는 조그만 마을이 있다.  또한  그들만 다니는 작은 교회도 따로 있다. 이 마을은 오래 전에 아마 해방된 노예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후 아직도 그 후손들, 그리고 동네 흑인이 이사가면 다른 흑인이 이사오는 식으로 흑인 들만 모여 살고 있다. 아침에 그 쪽을 지나가다 스쿨 버스를 타려고 흑인 아이들이 길게 늘어선 것을 보면 노예해방 이후 거의 150여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믹스가 제대로 안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이 동네에서 머지 않은 곳에 남북 전쟁과 노예해방에 영향을 준 스토우부인의 소설주인공, 톰이 살았던 엉클톰스캐빈이 있다. 그 동안 이 캐빈은 개인의 사유지라 일반에게 공개는 커녕 존재자체도 잘 알려지지가 않았는데 얼마전에 시당국이 그 주택을 매입하여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래서 한 번가보니 그 캐빈은 주인집에 살짝 붙어 있는 정말 작은 오두막으로 그 당시의 노예들의 생활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하얀색을 좋아하는 흑인들은 이름도 미스터 화이트처럼 화이트 성을 가진 흑인이 많다.  당연한건지는 모르겠지만 흑인 중에 블랙이란 성을 가진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블랙은 백인의 성이다. 미스터 화이트건, 미스 블랙이건 모든 인종, 모든 사람들이 고혈압이건 당뇨병이건 걱정없이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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