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닥터리의 워싱턴 약국일기
<18> 아르메니안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입력 2008-10-08 07:54 수정 최종수정 2008-10-0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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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아르메니안이란다. 아르메니아 사람이라 아르메니안이라 한다는데 한국사람중에 이름이 코리안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 하겠다. 하긴 한국에 김한국이라는 코메디안도 있었지. 그가 미국에 온다면 이름이 코리안이리라. 김미화하고 꽤 재밌게 코너를 진행했었는데, 인터넷을 보면 김미화씨는 아직도 활동하는 듯한데 김한국씨는 지금 뭐하고 있는지 새삼 궁금해진다. 그들이 웃겨주던 그 순악질 여사 코메디를 다시 보고 싶다. 미국에 온지 꽤 되니 고국에 두고 온 많은 게 그리워진다.

아르메니안은 국적이 이란이란다. 그녀에 의하면 오래 전에 이란의 파드왕이 아르메니아의 땅을 빼앗아 그 때부터 일부의 아르메니아인이 이란 사람이 되었단다. 지금 중국의 조선족과 비슷한 경우라 하겠다.

같은 이란이라도 나의 인턴 시절의 슈퍼바이저 미스 페리와는 많이 다른 듯하다. 미스 페리는 흔히 우리가 볼 수 있는 이란 사람 스타일, 축구경기등에서 보는 축구 선수들, 이를테면 알리 다에이 선수같은 타입인데 아르메니안은 그리스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다. 종교도 이란은 대부분 이슬람인데 아르메니안은 이슬람이 아니라 그리스 정교란다. 그러고보니 그 지역에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두 나라가 이웃하고 있는데 한 나라는 이슬람이고 한 나라는 기독교라는 얘기를 학교에서 배운 듯하다. 오래 전엔 서로 전쟁도 했던 것 같고.

그녀도 나와 같은 외국 약사로 미국의 약사 자격증을 따려고 인턴생활을 한달 전에 시작했단다. 한달된 것치곤 꽤 잘하는 편이다. 미국에 온지는 일 년 밖에 안됐고.
미국에 특히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중에 이란 사람들이 꽤 많다. 내가 인턴으로 일하던 Key West 약국의 미스 페리도 그렇고 German town의 바하, 그리고 Quince Orchard의 약사인 미리암도 이란인이다.

대부분의 이란인들은 카터 대통령 시절 팔레비왕조가 망할 때 많이들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국에서 비교적 우대해서 받아 주었을 것이다. 그들 중 많은 이란인이 몰락 귀족층들이라 돈들도 많이 들고 왔을테니 미국이 마다했을리가 없다. 사실 그 옛날 러시아 혁명 당시 러시아 귀족들이 돈 들고 다른 유럽으로 튄 거(?) 같은 거라면 너무 지나친 비약일까. 쿠바가 공산화 되면서 쿠바의 몰락 정권계층이 플로리다로 몰려 왔듯이, 그리고 베트남이 통일되면서 난민들이 미국으로 건너왔듯이 그렇게 각 민족은 자기의 독특한 이민 역사가 있다. 그에 비하면 한국의 이민 역사에는 그런 급격한 사건은 없었던 것 같다. 나름대로 우리도 이민 역사가 있겠지만 나와 같이 그냥 어쩌다가 미국에 정착하게된 사람들이 대부분인 듯하다.

이런 소수 민족들의 자제들이 미국에서 백인들과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자격증을 가지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란인 약사가 많은 거고 인도, 중국계 의사, 변호사들이 많은 이유일 거다. 한국사람들도 자식들을 어떻게든 의사나 변호사를 시킬려고 하니까. 뭐 사실 이 부분은 한국 본토안에서도 그러니까.

이 곳 약국에서 일하다 보면 백인들을 보기가 매우 힘들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는 어느 나라 출신이냐고 물어보는게 인사인데 그 전에 뉴욕주 시골에서 이쪽으로 건너온 백인 약사에게 습관적으로 출신을 물어 봤더니 그녀가 좀 황당해 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이름이 크리스틴이었는데 자기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공부한 미국 사람인데 이 곳 메릴랜드에 오니까 모두들 자기보고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 본단다. 하긴 백인들만 우글거리는 뉴욕주 시골 출신이니 그녀에겐 그런 질문이 한국의 서울에서 한국 약사들이 서로 어느 나라 출신이냐고 물어보는 거와 같은 황당한 느낌이리라. 그녀 얘기론 자기가 졸업한 약대에선 유색인종은 25%도 안된다고 한다. 반면 메릴랜드 약대에는 거꾸로 백인이 아마 5%도 안되리라.

미국은 세계의 각 지역에서 각각의 인종들이 몰려와 각자의 고유 언어와 문화를 유지하면서 서로 어울려 사는 세계 유일의 나라다. 이 곳에 살고 있는 난 어쩔 수 없이 한국의 국가 대표(?)의 자격을 갖게 되었다. 만나는 사람과의 대화, 행동, 모든 것에 코리아가 따라 올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따라서 자랑스러운 한국 민족의 우수성을 이들에게 알려 보겠다고 아이들과 함께 새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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