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러스
김영만 FP가 제안하는 희망재무설계
<7> 아파트 사려다 쪽박 찰라…
입력 2007-06-20 17:54 수정 최종수정 2007-06-2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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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만 FP

이 컬럼을 통해 많은 약사분들께 보다 체계적으로 돈을 관리하실 기회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많은 재테크 정보들을 접하면서 빠지기 쉬운 “이렇게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의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건강한 부를 축적하실 수 있는 내용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사례> 결혼한 지 2년 된 29세의 약사입니다. 남편은 대기업에 다니고 저는 관리약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직 자녀는 없습니다. 부부의 월 평균 세후수입은 490만 원입니다. 2~3년 이내에 서울이나 수도권에 30평형대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상담 부탁드립니다. 

3년 후 아파트를 사고 말거예요 !!! 

신혼부부들의 재무 상담을 하다 보면 내 집 마련이 가장 큰 재무목표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부분 2~3년 내에 서울이나 수도권에 30평형대 아파트를 대출을 끼고 사겠다고 한다. 집값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기 때문에 빨리 안사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도 가지고 있었다.

주변의 형제들이나 선배들도 일단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사서 대출을 갚아 나가면 돈을 버는 것이라고 이야기들을 한다. 재테크 성공사례를 보더라도 빚을 내서라도 지금 당장 집을 사는 것이 재테크의 가장 기본이라고 말한다.

과연 3년 내에 두 부부가 희망한대로 아파트를 살 수 있을까? 그리고 3년 내에 집을 사는 것이 과연 최선의 선택일까 ?

상담을 하면서, 먼저 두 부부의 인생의 꿈에 대해서 물었다. 라이프사이클을 그려 가면서 지금부터 두 부부가 사망할 때까지 발생하는 재무적인 사건에 대해서 진지하게 짚어 나갔다.

두 부부는 2년 후 첫 애를, 4년 후 둘째를 낳아 기본적으로 두 아이를 대학교육까지는 시키고 싶다고 하였다. 그리고 3년 후에 서울이나 수도권에 30평형대 아파트를 사고 자산이 어느 정도 모이면 10년 후 쯤에 약국을 창업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남편의 나이 60세 정도에는 본격적으로 은퇴를 하여 모아놓은 재산으로 두 부부가 여유 있게 은퇴후 여유로운 노후를 즐기기를 희망하였다.

두 부부가 세운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자산 및 부채 현황과 현금흐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을 파악하여 그 위험을 고려한 가장 적합한 재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민 약사 부부가 희망하는 3년 이내의 주택구입의 타당성 검토를 위해 지금 당장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면 어느 지역의 몇 평형대 아파트를 선호하는가를 질문했다. 용인의 상현동에 친정 부모님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아이들을 출산하여도 직장 생활을 계속하려면 부모님이 계시는 상현동이 좋다고 하였다. 현재 시가를 파악해보니 대략 4억2,000만 원 정도에 거래가 형성되고 있다.

민 약사가 아파트를 구입한다면 세금 등의 부대비용을 감안하여 대략 2억7,000만 원 정도의 현금 자산이 추가로 필요하다. 나머지 재무목표를 주택을 구입한 후에 실행한다고 해도 지금부터 부채 없이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매달 650만 원씩을 기대 수익률 10%로 36개월간 저축(투자)해야 부채 없이 희망하는 아파트를 살 수가 있다.

두 부부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다른 가계에 비해 씀씀이가 커 외식비나 문화생활비 및 소비성 지출이 많았다. 따라서 상담을 통해 연 일시금 지출을 포함해 매월의 생활비를 200만원으로 줄였다. 또한 보장성 보험료의 비중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보험료를 32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조정했다. 그리고 가계부를 작성하여 지출이 파악되지 않는 누수자금 42만 원을 잡아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매월 추가적으로 118만 원을 더 저축할 수 있었다.따라서 월 저축액은 248만 원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투자패턴에서 벗어나 다소 공격적인 적립식 펀드의 비중을 늘려 기대 수익률을 연 10%이상으로 높였다. 

3년 후에 아파트를 사는 것이 정답인가 ? 

이렇게 소비생활 패턴 및 현금흐름 등을 조정하여 저축을 늘려도 3년 동안 1억 정도의 자금밖에 모을 수 없다. 아파트 가격이 인상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1억 7,000만 원의 대출을 받아야만 아파트의 구입이 가능하다. 이자만 갚더라도 매월 92만 원 정도의 금융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예상되는 리스크로는 자녀 출산 시 민 약사의 일시적인 소득 중단이 예상되고, 출산 후에는 양육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또한 친정 부모님이 자녀를 돌보아 주지 못할 경우 도우미 아주머니의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재산세를 납부하는 등 예상치 못한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저축 여력은 점점 더 감소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가계에 심각한 현금흐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예상되는데 3년 후에 아파트를 사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일까?

재무 상담을 하다보면 지난 호에 이야기 했듯이 사교육비와 주택구입에 대한 생각만 바로 가져도 심각한 재무적인 위험에 빠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빚을 내서라도 아파트를 구매하기만 하면 무조건 가격이 올랐다.

금융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자산가치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과거의 예에서는 전혀 발견할 수 없었던 부동산 가치의 양극화 현상이 발생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부동산의 단기예측은 전문가조차도 그 추이를 맞추기 힘들다.

그러나 장기예측에서는 인구통계학으로 근접한 전망을 할 수 있는데 대략 10년 후에는, 고령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극단적인 핵가족화로 인한 다양한 소형가구의 형태가 예상 된다.

인구구성의 변화로 중대형 평형을 선호하는 세대도 감소한다. 자녀들로 인해 은퇴를 준비하지 못해 주택을 매각하여 은퇴자금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세대도 증가한다. 결국 부동산 불패의 신화도 깨지게 될 것이다. 

주택마련도 합리적인 재무목표와 전략에 따라...... 

이상과 같은 위험요인과 부동산의 장기 전망 등을 고려하여, 재무목표를 수정하기로 하였다.

아파트는 첫애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1년 전에 구매하기로 하였다. 이럴 경우 합리적인 수준의 부채와 금융비용으로 안전하게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10년 후 창업을 대비한 창업자금 마련과 두 부부의 은퇴자금에 대한 준비를 동시에 하기로 하였다.

재무적인 사건으로는 주택마련이 시간적으로 가장 먼저이지만 나머지 재무목표가 주택마련보다 더 중요한 재무목표가 된다.

창업자금의 마련은 남편의 조기 퇴직 등의 리스크를 대비할 수 있고, 은퇴준비는 저금리 고령화 사회에서는 빠르면 빠를수록 적은 부담으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녀의 교육자금은 출산 후 재무점검을 통해 다시 합리적인 전략을 검토, 수립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재무전략의 수립 및 실행으로 민 약사의 가정은 극단적인 위험에 노출되지 않고 합리적인 생활수준을 유지하면서 주택마련, 창업, 자녀교육 그리고 풍요로운 은퇴 등의 재무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재무 설계의 과정 없이 인생을 즉흥적으로 눈앞에 긴급한 상황과 목표만을 해결하면서 산다면 어느 순간 극단적인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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