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불편·약업시장위축등 총체적 위기
1일 평균 4곳 폐업…분업후 계속 증가세
노년층, 제도변화 대응 못해 경영포기
젊은층, 공동투자 의료기관주변 이동
1.존폐기로에선 동네약국
동네약국들이 무너지고 있다. 주민의 건강상담소 역할을 수행하고 있던 동네약국들이 분업실시로 인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특히 동네약국이 무너질 경우 주민들의 의약접근성이 와해되고 약업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동네약국 생존방안 마련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이에따라 본지는 `동네약국을 살립시다'라는 캠페인을 전개, 존폐기로에 선 약국들의 실태와 원인을 분석하여 생존방안을 제시한다.<편집자 주>
“분업시대 현재의 약국형태로는 생존할 수 없어 폐업하고 병의원 주변으로 약국을 이전했습니다. 분업전에는 1일 50~60만원정도의 매출을 올렸지만 분업후에는 처방건수가 1일 20건도 미치지 못하고 일반약까지 매출이 저조, 수입이 1일 10만원정도에 불과하여 어쩔 수 없이 약국을 이전하게됐습니다”
서울시 모 약사회 회장은 현재의 위치에서 약국경영이 어렵다고 판단, 약국을 폐업하고 의료기관주변으로 약국을 이전했다.
서대문구 고령의 K 약사는 “젊은 약사들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지만 고령의 약사로는 분업시대에 생존할 수 없습니다.
40년가까이 한 자리에서 약국을 경영했지만 분업이라는 제도로 인해 이제는 약국을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좀더 지켜본후 약국 폐업을 결정하려고 합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K약사는 가계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분업에 영향을 적게 받는 분업예외지역으로 약국을 이전할 계획도 같고 있다고 말했다.
분업 실시로 인해 전·폐업하는 약국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민들의 투약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0년대 후반부터 대형약국들의 잇따른 개설로 경영에 몸살을 겪고 있던 동네 약국들은 분업실시로 인해 폐업에 급증하고 있다.
특히 분업이 정착될 경우 약국 폐업은 급물살을 타 동네약국의 기반이 와해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일 3.8개꼴 감소
본지가 전국 시도 약사회를 통해 집계한 약국수 변동현황에 따르면 9월 18일 현재 17,432개소로 금년초 18,415개소보다 무려 8개월 사이에 983개소가 감소했다.
이는 1일 평균 3.8개소가 감소하는 꼴이다.
약국의 감소는 분업실시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약국수는 6월말 현재 17,766개소였으나 분업이 실시된 7·8월에 무려 338곳이 감소, 분업실시로 1일 평균 폐업약국수가 3.8개소에서 불과 2개월사이에 4.4개꼴로 늘어났다.
이처럼 약국의 구조조정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분업실시로 병의원 주변의 약국이동과 급격한 제도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워 약국경영을 포기하기때문으로 분석된다.
처방전을 수용하기 위해 2명이상의 약사들이 동업형태로 병의원 주변서 약국을 새로 개설하고 있다는 것이다.
처방전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약국의 전산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컴퓨터세대가 아닌 고령의 약사들은 약국을 포기하거나 타업종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약사회의 한 관계자는 “의료기관 주변으로 약국을 이전하려는 약사들은 주로 젊은층이며 폐업약사들은 고령층이다”고 밝혀 이같은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일반약 판매까지 영향
일반의약품의 매출저조도 약국의 경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중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환자들은 약국서 일반의약품도 처방전을 통해 판매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 약국을 찾는 주민들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 약국가의 설명이다.
창동의 여약사인 L씨는 “분업전부터 동네약국의 실정을 감안하여 한방·일반약중심으로 경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환자들의 약국을 찾는 빈도가 낮아 일반약의 매출은 예전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상담을 통해 일반약의 매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처방전처리에 모든 시간을 소비, 상담할 시간조차 없다”고 말했다.
약국의 경영악화로 인한 폐업약국들이 늘어남에 따라 제약·도매업소들의 경영까지 심한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에 있어 약업계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개국약사는 “동네약국 생존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생존할 수 있는 약국들은 1만여개에 불과할 것이며 주로 병의원주변들 약국들이다.
결국 동네약국의 무너질 경우 약사회존립기반자체 흔들릴 것이다. 이제 동네약국을 위해 약사회가 특단의 조치를 내실 시점이다”고 말했다.
동네약국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약사 스스로의 자구노력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