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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와 변호사의 법률민원상담
<13> 창고형 약국 열풍과 설립자금의 외부 조달,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이종운
입력 2026-07-14 17:03 수정 최종수정 2026-09-1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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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약국 열풍과 설립자금의 외부 조달, 어디까지 허용되는가

최근 대용량·저가 판매를 표방하는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 큰 관심을 받으면서, 상당한 자본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약사에게 “자금을 제공할테니 약사님 면허로 함께 창고형 약국을 열자”는 취지의 제안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 제안은 그 구조와 방식에 따라서는 단순한 차입을 넘어 약사법이 엄격히 금지하는 ‘비약사의 약국 개설(이른바 사무장약국)’에 해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약사가 창고형 약국 등의 설립을 위해 외부 자금을 조달할 때 반드시 유의하여야 할 법적 쟁점을 정리합니다.

금지되는 ‘약국 개설행위’의 핵심 - ‘주도적 처리’ 여부

자금 조달과 관련하여 가장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부분은, 약사법이 금지하는 ‘약국 개설행위’의 의미입니다. 판례는 약사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금지되는 약국 개설행위를, 약사 또는 한약사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약국의 시설 및 인력의 충원·관리, 개설신고,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의 시행, 필요한 자금의 조달, 그 운영성과의 귀속 등을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21도6092 판결). ‘필요한 자금의 조달’은 약국 개설의 주도성을 판단하는 핵심 징표 중 하나입니다. 

외부 자금 조달 시 ‘차입’과 ‘공동개설·투자’의 구별

단순 소비대차(차입)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반면, 운영 참여·성과 분배형 자금은 ‘비약사의 약국 개설’로 평가될 위험이 높습니다.

약사가 자신의 책임과 계산으로 약국을 개설·운영하면서, 외부로부터 단순히 금전을 빌려(소비대차) 이를 자기자본처럼 사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됩니다. 핵심은 자금의 출처가 외부일지라도 약국의 개설·운영을 약사가 주도적으로 처리하는가에 있습니다.

반면, 외부 자금 제공자가 운영을 직접 담당하거나, 운영성과(이익)가 자금 제공자에게 귀속되고, 약사는 정해진 ‘급여’만 수령하기로 약정한 경우, 또는 약사 명의의 계좌·카드·공인인증서 등을 자금 제공자에게 교부하여 약국 자금이 사실상 자금 제공자의 지배하에 관리되는 경우는 모두 ‘비약사의 약국 개설’로 평가될 위험이 높습니다. 

위반 시 제재 - 형사처벌을 넘어선 행정·민사상 위험

비약사의 약국 개설에 가담한 약사 역시 약사법위반죄의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으며, 나아가 요양급여비용을 청구·수령한 경우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약사법 제9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참조).

약사법 제20조 제1항을 위반하여 개설된 약국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요양기관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대구고등법원 2014. 7. 9. 선고 2013나20503,20510 판결). 면허대여 약국이 급여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해당하여, 부당이득징수처분의 상대방이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19두61243 판결).

약국개설자는 자신이 그 약국을 관리하여야 합니다(약사법 제21조 제2항). 외부 자금 제공자에게 운영을 사실상 위임하는 구조는 이 관리의무 위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무상 유의점 정리

 외부 자금을 조달하려는 약사라면 다음 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자금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할 것: 단순 차입(소비대차)인지, 운영 참여·이익 분배를 전제로 한 투자·동업인지 계약서상 명확히 구분하여야 합니다. 동업·투자계약에는 필요하나 소비대차에는 불필요한 ‘이익 배분’, ‘운영 참여’, ‘예치금’ 등의 문구가 혼입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 운영 주도권을 약사가 보유할 것: 시설·인력, 의약품 발주·결제, 자금 및 회계, 운영성과 귀속 등 주요 운영사항은 ​약사가 실질적으로 관리·통제하고 성과도 약사에게 귀속​되도록 함이 바람직합니다.

▶ 자금관리 계좌의 통제권을 약사가 유지할 것: 약국 계좌·카드·인증서 등을 자금 제공자에게 교부하는 행위는 운영 주도권 상실의 강력한 징표가 됩니다.

▶ 이익 분배·급여 약정 구조를 피할 것: 약사가 ‘급여’만 받고 나머지 수익을 자금 제공자가 가져가는 구조는 사무장약국으로 평가될 결정적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맺으며

약국 설립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것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조달 방식이 자금 제공자에게 운영의 주도권과 운영성과를 귀속시키는 형태로 설계되는 경우, 외형상 약사 명의로 개설되었더라도 약사법이 금지하는 ‘비약사의 약국 개설’로 평가되어 형사처벌은 물론 요양급여비용 환수 등 중대한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금 조달 단계에서부터 그 법적 성격과 운영구조를 신중히 설계하고, 필요한 경우 사전에 법률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필자소개>  심연와 변호사는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했으며 제50회 사법시험 합격 후 사법연수원 41기 수료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 중인 민형사 금융 소송 전문 14년차 중견 변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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