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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미국변호사의 기술특허 길라잡이
<44> 특허 청구항 해석: 게임의 모든 것? 
편집부
입력 2022-08-04 12: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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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청구항 해석: 게임의 모든 것? 

특허 청구항을 해석은 침해소송 혹은 특허거래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래서 특허 청구항을 게임의 이름 혹은 게임의 전부 (the name of the game, or the entire game)이라고 하곤 한다.  특허 청구항의 해석은 청구항에 의해 정의된 권리 범위를 정하는 법률적인 과정이고, 따라서 특허 침해소송에서 배심이 판단하지 않고 판사만이 담당 할 수 있는 영역이다. 특허침해 소송에서는 소위 Markman 절차를 통해 청구항 해석을 포함하는 판사의 명령이 내려진다.

특허 청구항을 해석하는 데 사용되는 기준 들은 우선 해당 청구항의 기재 내용 자체, 동일 특허 내의 다른 청구항 들, 명세서 기재 내용, 심사과정의 기록 (혹은 때론 동일한 우선권 주장에 기초한 가족 특허 들의 심사과정의 기록 혹은 청구항들)을 가장 우선 하여 결정하는데, 이 과정 중에 해당 기술 분야의 전문가 들의 증언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또 하나의 원칙은 발명자는 자신의 발명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 들을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것과는 다르게 정의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허침해의 유무 혹은 유효성 여부를 기술적 전문성을 갖지 않은 판사 혹은 일반인 배심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과, 특허 서류는 발명자에 의해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 제 3자에 의해 읽혀지고 그 권리범위를 제 3자가 어느 정도 예측성을 갖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가능한 많은 용어 들에 대한 정의를 명세서에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방순회항소법원에서 하급심인 연방 지방법원의 판결을 파기하거나 번복하는 비율은 일부 파기-일부 확인과 전부 파기를 합쳐 약 25% 정도 되는데,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청구항 해석에서의 오류이다.  이는 물론, 청구항 해석은 순전히 법률적 이슈이기 때문에, 항소심인 연방순회항소법원이 지방법원의 판단을 완전히 새롭게 리뷰 (de novo review)하기 때문인 것에도 기인한다.  

그리고 등록된 특허의 청구항을 해석하는 기준은 위에 언급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하여 결정된 “customary and ordinary plain meaning”인 반면, 특허 등록을 위한 심사과정에서는 “broadest reasonable interpretation”이라고 하여 가장 넓은 합리적인 범위를 청구항을 해석하고 그 해석에 기초하여 각종 특허성을 판단하도록 되어 있다.  심사과정 중에 이렇게 넓은 해석을 하도록 하는 것은, 출원인이 심사과정 중에 청구항을 보정/수정하거나 혹은 의견내용을 통해 발명의 범위 혹은 특정 용어의 정의를 정립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customary and ordinary plain meaning”이라고 하는 기준 자체가 지극히 주관적이고, 발명자나 출원인은 통상적이고 평범한 것으로 생각하여 사용한 표현이 전혀 평범하지 (plain)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청구항 해석은 게임의 시작이기도 하고 끝이 되기도 한다.  

2022년 6월 13일에 연방순회항소법원은 델러웨어 연방지방법원이 University of Massachusetts v. L’Oreal 사건에서 한 청구항 해석이 오류가 있다는 이유로 사건을 파기환송하였는데,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된 청구항 표현은 “wherein the adenosine concentration applied to the dermal cells is 10−4 M to 10−7 M”이었다.

University of Massachusetts (“MU”)는 미국특허 6,423,327호와 6,645,513호의 특허권자이고, L’Oreal에 대하여 델러웨어 연방지방법원에 2017년에 특허침해소송을 시작하였다.  ‘327특허의 대표적 청구항 1은 다음과 같다:

A method for enhancing the condition of unbroken skin of a mammal by reducing one or more of wrinkling, roughness, dryness, or laxity of the skin, without increasing dermal cell proliferation, the method comprising topically applying to the skin a composition comprising a concentration of adenosine in an amount effective to enhance the condition of the skin without increasing dermal cell proliferation, wherein the adenosine concentration applied to the dermal cells is 10−4 M to 10−7 M. 

위 청구항은 아데노신을 포함하는 조성물은 피부에 적용하는 단계를 포함하고 있고, 진피 세포 (dermal cells)에 적용되는 아데노신 농도는 10−4 M to 10−7 M이라고 기재하고 있다. 위 두 특허는 부모 출원과 계속 출원의 관계에 있어서, 두 특허의  명세서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명세서에 사람의 피부는 표피 (epidermis)와 좀더 깊은 층은 진피 (dermis)를 포함하고 있고, 진피에는 각종 진피 세포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L’Oreal은 미국특허청 심판원에 두건의 특허에 대하여 무효심판을 신청하였지만, 심판원은 심판개시를 거부하였다. 심판개시 거부 결정을 함에 있어서, 심판원은 the adenosine concentration applied to the dermal cells이라고 하는 문구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여, L’Oreal이 선행기술의 어디에, 진피층에 존재하는 진피 세포에 적용된 아데노신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기재되어 있는 지를 밝히지 못하였다고 설명하였다. 

한편, L’Oreal은 wherein 구절에 언급된 아데노신 농도는 (진피 세포가 아니라) 표피에 적용된 아데노신의 농도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심판원과 지방법원 모두 L’Oreal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MU측의 주장을 받아 들여, 청구항에 적힌 그대로 진피세포에 적용된 농도라고 해석하였다.   

지방법원의 청구항 해석 명령이 있은 후, L’Oreal은 청구항 1항에 포함된 “topically applying to the skin a composition comprising a concentration of adenosine in an amount effective to enhance the condition of the skin”과 그 뒤의 wherein the adenosine concentration applied to the dermal cells은 서로 연관관계가 성립하지 않아 청구항이 불명료 하므로 특허가 무효라고 하는 판결을 내려줄 것을 요청하였고, 법원은 그 요청을 받아 특허가 불명료하여 무효라고 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에 불복하여 MU는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를 하였다. MU는 아데노신의 농도는 진피 세포 내에 (in dermal cells) 존재하는 아데노신의 농도이며,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 “M”은 아데노신의 몰 수를 진피 자체의 부피 (리터)로 나누어 얻는 값이라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연방순회항소법원은, UM은 심판원 절차에서 “apply”는 직접적인 적용 (to the skin surface)과 간접적인 적용 (to the sub-surface layer) 모두를 포함하는 의미라고 확인한 바 있으며, “the adenosine concentration applied to the dermal cells”는 이 문장에 앞서 언급된 피부에 적용된 조성물에 포함된 “a concentration of adenosine”을 인용하는 것이므로 (저자 주: 즉, 청구항 1항은 하나의 농도를 언급하고 있음), wherein 구절에 언급된 adenosine concentration은 피부에 적용된 후 진피로 침투된 후의 아데노신 농도라고 하는 UM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하여, 지방법원 절차에서, L’Oreal의 제품이 침해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하여, 특허권자 측의 전문가가 진피 세포에 적용된 아데노신의 농도 (즉, 지방법원의 청구항 해석 그대로)를 측정하기 위하여, 진피의 부피를 측정하고 적용된 아데노신의 몰수를 계산하는 실험을 행한 바 있다. 이 실험을 언급하며, 연방순회항소법원은, wherein 구절은 “진피 층으로 침투된 아데노신은 진피 층에 존재하는 10−4 M 내지10−7 M  아데노신 농도로 됨”이라고 다시 작성하는 수준의 해석을 요구하는 것이고, 이런 재구성된 해석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UM이 주장하는 해석이 전혀 평범한 해석일 수 없음을 반증한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연방항소법원은 명세서 전반에 걸쳐, 아데노신-함유 조성물을 피부에 적용한 후 진피 층에 침투된 후의 아데노신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음을 주시하였다. 

다음으로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심사과정 기록을 검토하였는데, 원 청구항에 포함된 종속항 중에 “wherein the adenosine concentration is 10−4 M to 10−7 M” (저자 주: 즉, “applied to dermal cells”이라는 표현이 없음)을 기재한 항이 있었고, 거절이유를 극복하기 위하여 독립항을 보정하면서 “this amended would add no new matter, as it merely includes a range of concentrations of adenosine recited in dependent claims”라고 하는 의견이 개진 되었던 것에 주목하였다.

결론적으로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청구항 자체, 명세서 기재사항, 그리고 심사과정 중 출원인의 의견내용을 기초로, 청구항 1항에 기재된 wherein 구절에 언급된 “the adenosine concentration”은 피부에 적용되는 조성물에 포함된 아데노신의 농도라고 해석하여, 지방법원의 (청구항 불명료성에 근거한) 특허무효 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해석에 기초하여 다시 절차를 밟도록 환송하였다 (2022년 6월 13일 판결). 

UM은 6월 판결에 대하여 재심 (rehearing)을 요청하였으나,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재심을 거부하였고 (2022년 7월 29일), 사건은 지방법원에서 계속 다투어지거나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UM 측에서 보면, 불명료성에 근거한 무효판결을 파기시킬 수 있었지만, 새롭게 해석된 청구항은 선행기술에 의한 신규성이나 진보성 공격에 취약하게 되는 문제점을 안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필자소개>
이선희 변호사는 30여년 동안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출원 뿐만 아니라, 특허성, 침해여부, 및 Freedom-to-operate에 관한 전문가 감정의견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또한 생명과학, 의약품, 및 재료 분야 등에서 특허출원인이 사업목적에 맞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도록 자문을 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한미약품이 아스트라제네카를 대상으로 하여 승소하였던 미국뉴저지 법원의 에스오메프라졸 ANDA 소송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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