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의약품의 창조(창약학), 제조 (제약학), 사용(용약학) 및 사회성 (사회약학)에 관한 전문 지식과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수를 잘 뽑고 강의 커리큘럼을 효율적으로 짜야 합니다.
학부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4분야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지식들을 교육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교집합의 크기가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 대한 누락이나 부족, 또는 중복이 없도록 완벽에 가까운 강의 커리큘럼을 구성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얼마전 50~60년전에 약대를 졸업한 대선배들을 만나, 최근의 약대 커리큘럼을 보여드렸더니 ‘학과목 이름이 너무나 친숙하다’고 신기해(?) 하더군요.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말이지요. 혹자는 그 구태의연함의 원인이 약사국가고시 과목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만, 이유를 막론하고 첨단과학의 물결 속에서 약학의 존재가치를 드높일 수 있도록 커리큘럼 개혁을 해 오지 못한 점은 다 같이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약대 교육에서 강의 요목(要目, syllabus) 중에 어떤 요목은 중복되고 어떤 요목은 누락되어 있다면, 이는 그 대학의 교수진이 특정 전공에 중복 또는 누락되어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균형을 잃은 교수진이 균형 잡힌 커리큘럼을 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대 약대의 전임 교수의 수가 50명을 넘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 약학교육 110년사에 기념할 만한 숫자이지요.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특정 전공에 다수의 교수가 몰려 있는 반면, 꼭 필요한 전공의 교수는 없거나 모자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만약에 교수 50명의 전공이 각자 다 다르게 분포되어 있다고 가정해보면,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전공 지식을 균형있게 교육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 전공의 중복에 따른 일부 강의 요목의 중복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또한 약학교육의 목표에 대한 교수들의 컨센서스를 도출할 때에 보다 중심이 잘 잡힌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종래에는 예컨대 약제학 교수가 한 명 정년 퇴임하면 그 자리를 다시 약제학 전공 교수로 채우는 식으로 교수를 채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새로운 전공 분야를 교육 과정에 도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약대의 교과목 이름이 시대에 뒤떨어지게 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교수 채용제도 탓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1980년초에 직접 봤던 일인데요, 일본의 동경대학에서는 한 전공의 교수가 퇴임을 하면 다른 전공의 교수들이 모여 그 자리를 어떤 전공으로 채울까 논의합니다. 만약 학문 발전 추이(推移)상 그 전공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하루 아침에 그 전공을 없앨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인지 오늘날 동경대를 비롯한 일본 약대의 커리큘럼은 우리에게 생소한 과목 이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다행히 서울대 약대는 지난번 오유경 학장(현 식약처장) 때부터 교수 공채 제도의 개혁을 시작했습니다. 어떤 전공의 교수가 정년 퇴임을 하면 그 자리를 반드시 같은 전공의 교수로 채우지는 않도록 바꿨다고 합니다. 대신 미리 신규 채용이 필요한 전공의 우선 순위를 정해 놓고, 그 순서에 따라 교수를 채용한다고 합니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약학 및 생명 과학 영역의 인재 풀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마음만 잘 먹으면 새로운 전공의 교수를 얼마든지 모셔올 수 있습니다. 다만 노파심에서 한 말씀 추가하자면, 새로운 전공을 도입하거나 전공의 우선 순위를 정할 때에 현장의 실무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라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교수들은 현장을 잘 모르기 쉽기 때문입니다.
교수진을 잘 갖추고 나면 강의 실라버스를 1~6학년에 걸쳐 합목적적으로 배열해야 합니다. 그리고 누락되거나 중복된 부분은 없는지, 학년별 수준에 맞게 단계적으로 잘 배열되어 있는지 끊임없이 검토해야 합니다.
요컨대 1) 교수를 잘 뽑고, 2) 커리큘럼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약학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의약품의 창조(창약학), 제조 (제약학), 사용(용약학) 및 사회성 (사회약학)에 관한 전문 지식과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수를 잘 뽑고 강의 커리큘럼을 효율적으로 짜야 합니다.
학부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4분야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지식들을 교육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교집합의 크기가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 대한 누락이나 부족, 또는 중복이 없도록 완벽에 가까운 강의 커리큘럼을 구성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얼마전 50~60년전에 약대를 졸업한 대선배들을 만나, 최근의 약대 커리큘럼을 보여드렸더니 ‘학과목 이름이 너무나 친숙하다’고 신기해(?) 하더군요.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말이지요. 혹자는 그 구태의연함의 원인이 약사국가고시 과목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만, 이유를 막론하고 첨단과학의 물결 속에서 약학의 존재가치를 드높일 수 있도록 커리큘럼 개혁을 해 오지 못한 점은 다 같이 반성해야 할 일입니다.
약대 교육에서 강의 요목(要目, syllabus) 중에 어떤 요목은 중복되고 어떤 요목은 누락되어 있다면, 이는 그 대학의 교수진이 특정 전공에 중복 또는 누락되어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균형을 잃은 교수진이 균형 잡힌 커리큘럼을 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대 약대의 전임 교수의 수가 50명을 넘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 약학교육 110년사에 기념할 만한 숫자이지요.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특정 전공에 다수의 교수가 몰려 있는 반면, 꼭 필요한 전공의 교수는 없거나 모자라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만약에 교수 50명의 전공이 각자 다 다르게 분포되어 있다고 가정해보면,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한 전공 지식을 균형있게 교육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 전공의 중복에 따른 일부 강의 요목의 중복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또한 약학교육의 목표에 대한 교수들의 컨센서스를 도출할 때에 보다 중심이 잘 잡힌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종래에는 예컨대 약제학 교수가 한 명 정년 퇴임하면 그 자리를 다시 약제학 전공 교수로 채우는 식으로 교수를 채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새로운 전공 분야를 교육 과정에 도입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약대의 교과목 이름이 시대에 뒤떨어지게 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교수 채용제도 탓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1980년초에 직접 봤던 일인데요, 일본의 동경대학에서는 한 전공의 교수가 퇴임을 하면 다른 전공의 교수들이 모여 그 자리를 어떤 전공으로 채울까 논의합니다. 만약 학문 발전 추이(推移)상 그 전공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판단되면, 하루 아침에 그 전공을 없앨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인지 오늘날 동경대를 비롯한 일본 약대의 커리큘럼은 우리에게 생소한 과목 이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다행히 서울대 약대는 지난번 오유경 학장(현 식약처장) 때부터 교수 공채 제도의 개혁을 시작했습니다. 어떤 전공의 교수가 정년 퇴임을 하면 그 자리를 반드시 같은 전공의 교수로 채우지는 않도록 바꿨다고 합니다. 대신 미리 신규 채용이 필요한 전공의 우선 순위를 정해 놓고, 그 순서에 따라 교수를 채용한다고 합니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약학 및 생명 과학 영역의 인재 풀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마음만 잘 먹으면 새로운 전공의 교수를 얼마든지 모셔올 수 있습니다. 다만 노파심에서 한 말씀 추가하자면, 새로운 전공을 도입하거나 전공의 우선 순위를 정할 때에 현장의 실무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라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교수들은 현장을 잘 모르기 쉽기 때문입니다.
교수진을 잘 갖추고 나면 강의 실라버스를 1~6학년에 걸쳐 합목적적으로 배열해야 합니다. 그리고 누락되거나 중복된 부분은 없는지, 학년별 수준에 맞게 단계적으로 잘 배열되어 있는지 끊임없이 검토해야 합니다.
요컨대 1) 교수를 잘 뽑고, 2) 커리큘럼을 끊임없이 개선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