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30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의 신임 교수 세 분에게 ‘약학이란 어떠한 학문인가?’를 주제로 강의를 한 일이 있었다. 이 분들은 약학대학 학부 출신이 아니었다. 대학에서는 이 분들에게 약학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좀 해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 때의 강의 동영상을 금년 초에 학교로부터 받았다. 화질이 그럭저럭 괜찮기에 페이스북에 올려 보았더니, 짧은 기간 안에 700회에 육박하는 조회수가 나왔다. 이 주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그래서 그 동영상의 음성을 쳇지피티의 도움을 받아 문자화 한 다음, 이를 다소 수정 가감하여 약창춘추에 연재해 보기로 하였다.
연재에 앞서 독자 제현의 양해를 `구하는 바는, 여기에서 언급하는 내용은 필자의 생각일 뿐이라는 점이다. 감히 약학을 정의하는 것은 필자의 분수에 넘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독자들께서는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일람해 주시기 부탁드린다.
강의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강의했을 때의 경어체를 그대로 살려 싣기로 한다.
1.서론
방금 들어보니까 세 분이 발령받은 지 한 달 정도 되었다고 그러는데 학교에서 신임 교수들을 위해서 이와 같은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을 전에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이러한 프로그램은 나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분이 이런 강의를 듣기 원했는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굉장히 바쁘고 여러 가지로 정신이 없을 시기에 이 자리에 와 주신 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그 동안 공사석에서 ‘약학은 이러한 학문이다’라고 얘기를 좀 해왔지만 막상 귀중한 분들의 귀중한 시간을 할애 받아 이야기를 하려니까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걱정이 좀 됩니다. 앞으로의 교육과 연구 방향 정립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으실 수 있다면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크게 기대하지 마시고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제 소개를 잠시 하면 저는 1967년도에 연건동에 있던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제약학과에 입학해서 1971년도에 졸업했어요. 1967년은 이화여대와 서울대에 제약학과가 처음으로 생긴 해예요. 그러니까 제가 우리나라에서 제약학과 최고의 고참 선배입니다.
서울대 약학대학은 왜정 때인 1915년에 개교한 조선약학교를 거쳐 1930년 경성약학전문학교라는 이름으로 40년간 을지로6가에 있었어요. 그 시절에는 나름대로 교수들이 공부를 잘 가르쳤던 것 같아요. 동경대학 약학과 및 일본의 약학전문학교 출신들이 교수진이었어요.
그러다가 1945년 우리나라가 광복이 되자, 경성약학전문학교는 1946년 사립 서울약학대학을 거쳐 6.25 전쟁 중인 1950년에 국립서울대학교 약학대학으로 편입되었어요. 6.25 전쟁 때는 서울대학교가 부산으로 피난을 가서 본부가 부산에 있었고, 입학시험도 부산에서 치뤘어요. 그러다가 전황이 좀 안정이 되자 을지로에 있는 약대 건물에 서울대학교 서울 분교가 생겼어요. 그리고 서울 거주자를 대상으로 신입생을 뽑았어요. 신입생들을 학과 구분 없이 이과 2반, 문과 2반으로 나누어 약 6개월 정도 강의를 하다가 9.28 수복 때 부산에 있던 서울대학교가 서울로 오면서 부산 본교 학생들과 서울 분교 학생들이 합치게 되었어요. 1959년 약학대학은 을지로에 있던 건물을 음악대학에 넘겨주고 종로구 연건동으로 옮겨와 거기에서 16년간 있다가 1975년에 관악 캠퍼스로 옮겨왔습니다.
나는 연건동에서 공부했어요. 그리고 1979년에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동경대학에 가서 3년 반 만에 제제학(製劑學) 전공으로 약학박사 학위를 받고 1983년 3월에 모교 조교수가 되었어요. 당시만 해도 학위를 받으면 바로 조교수가 될 수 있었어요. 지금에 비해 모든 게 수준이 낮았죠. 2003~2004년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하고 학교로 돌아와 .2013년에 정년퇴직해서 지금 명예교수로 있습니다.
약학대학의 상세한 역사는 ‘서울대학교약학대학 100년사 (서울대출판문화원, 2015)’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2년 9월 30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의 신임 교수 세 분에게 ‘약학이란 어떠한 학문인가?’를 주제로 강의를 한 일이 있었다. 이 분들은 약학대학 학부 출신이 아니었다. 대학에서는 이 분들에게 약학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좀 해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 때의 강의 동영상을 금년 초에 학교로부터 받았다. 화질이 그럭저럭 괜찮기에 페이스북에 올려 보았더니, 짧은 기간 안에 700회에 육박하는 조회수가 나왔다. 이 주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그래서 그 동영상의 음성을 쳇지피티의 도움을 받아 문자화 한 다음, 이를 다소 수정 가감하여 약창춘추에 연재해 보기로 하였다.
연재에 앞서 독자 제현의 양해를 `구하는 바는, 여기에서 언급하는 내용은 필자의 생각일 뿐이라는 점이다. 감히 약학을 정의하는 것은 필자의 분수에 넘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독자들께서는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일람해 주시기 부탁드린다.
강의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강의했을 때의 경어체를 그대로 살려 싣기로 한다.
1.서론
방금 들어보니까 세 분이 발령받은 지 한 달 정도 되었다고 그러는데 학교에서 신임 교수들을 위해서 이와 같은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을 전에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이러한 프로그램은 나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분이 이런 강의를 듣기 원했는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굉장히 바쁘고 여러 가지로 정신이 없을 시기에 이 자리에 와 주신 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그 동안 공사석에서 ‘약학은 이러한 학문이다’라고 얘기를 좀 해왔지만 막상 귀중한 분들의 귀중한 시간을 할애 받아 이야기를 하려니까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걱정이 좀 됩니다. 앞으로의 교육과 연구 방향 정립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으실 수 있다면 영광으로 생각하겠습니다 크게 기대하지 마시고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제 소개를 잠시 하면 저는 1967년도에 연건동에 있던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제약학과에 입학해서 1971년도에 졸업했어요. 1967년은 이화여대와 서울대에 제약학과가 처음으로 생긴 해예요. 그러니까 제가 우리나라에서 제약학과 최고의 고참 선배입니다.
서울대 약학대학은 왜정 때인 1915년에 개교한 조선약학교를 거쳐 1930년 경성약학전문학교라는 이름으로 40년간 을지로6가에 있었어요. 그 시절에는 나름대로 교수들이 공부를 잘 가르쳤던 것 같아요. 동경대학 약학과 및 일본의 약학전문학교 출신들이 교수진이었어요.
그러다가 1945년 우리나라가 광복이 되자, 경성약학전문학교는 1946년 사립 서울약학대학을 거쳐 6.25 전쟁 중인 1950년에 국립서울대학교 약학대학으로 편입되었어요. 6.25 전쟁 때는 서울대학교가 부산으로 피난을 가서 본부가 부산에 있었고, 입학시험도 부산에서 치뤘어요. 그러다가 전황이 좀 안정이 되자 을지로에 있는 약대 건물에 서울대학교 서울 분교가 생겼어요. 그리고 서울 거주자를 대상으로 신입생을 뽑았어요. 신입생들을 학과 구분 없이 이과 2반, 문과 2반으로 나누어 약 6개월 정도 강의를 하다가 9.28 수복 때 부산에 있던 서울대학교가 서울로 오면서 부산 본교 학생들과 서울 분교 학생들이 합치게 되었어요. 1959년 약학대학은 을지로에 있던 건물을 음악대학에 넘겨주고 종로구 연건동으로 옮겨와 거기에서 16년간 있다가 1975년에 관악 캠퍼스로 옮겨왔습니다.
나는 연건동에서 공부했어요. 그리고 1979년에 일본 문부성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동경대학에 가서 3년 반 만에 제제학(製劑學) 전공으로 약학박사 학위를 받고 1983년 3월에 모교 조교수가 되었어요. 당시만 해도 학위를 받으면 바로 조교수가 될 수 있었어요. 지금에 비해 모든 게 수준이 낮았죠. 2003~2004년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역임하고 학교로 돌아와 .2013년에 정년퇴직해서 지금 명예교수로 있습니다.
약학대학의 상세한 역사는 ‘서울대학교약학대학 100년사 (서울대출판문화원, 2015)’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