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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382> 믿음의 성장
심창구
입력 2023-11-13 17: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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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믿는 믿음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은혜로, 거저 주시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그 믿음을 갖기가 그리 간단치는 않다. 내 경우에는 그랬다. 나의 죄성(罪性) 때문일 것이다.

내가 원주에서 군대 졸병(卒兵)으로 근무하던 1972년, 주일마다 사령부에 있는 군부대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가면서 길거리에서 호빵도 사 먹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졸병에게는 괴롭기만 한 내무반 생활을 잠시나나 피할 수 있었다. 그때가 교회 생활의 시작이었다.

군 교회에 나간 첫날 우리 부대 고참병이 하는 대표기도를 들었다. 놀랍게도 그는 우리 졸병들의 생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 정세 전반에 대한 기도를 하였다.  나는 속으로 “졸병 주제에 오지랖이 너무 넓네” 하는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그 고참병의 평소의 언행을 잘 아는 나로서는 그의 미사여구(美辭麗句) 기도가 별로 ‘은혜롭게 들리지 않았다.

나는 내 믿음이 약해서 기도가 은혜롭게 들리지 않나 보다 생각했다. 그 때부터 나는 교회에 가면 “저도 하나님을 잘 믿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요. 하나님, 제 믿음이 굳건해 주도록 역사해 주세요”라는 기도를 드렸다.

그 후 34개월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제약회사에 취직했다가 일본 유학을 마치고 서울대 교수가 된 지 11년 후인 1994년, 직장암 3.5기로 대수술을 받은 후 병상에 누워있는데, 문득 군대 시절에 내가 드린 그 기도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내가 처한 지금의 상황이 “제 믿음을 굳건하게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드린 그 기도의 응답인가 싶어 순간 모골(毛骨)이 송연(松煙)해지는 전율을 느꼈다. ‘기도가 그냥 땅에 떨어지는 법이 없다’는 말이 실감으로 다가왔다. 그 때부터 “하나님, 송구하지만 제 믿음은 제가 어떻게 해 볼 테니까 이런 시련을 통해 굳건하게 만들어 주지는 마십시오”라고 기도를 바꾸어 드리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비록 한 웅큼도 되지 않는 믿음이지만 그래도 내가 하나님을 믿는 상태에서 이 고난을 맞았으니 망정이지 만약 믿지 않는 상황에서였다면 어쩔 뻔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보니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몇 년 간에 걸친 방사선 조사와 항암제 주사 등의 투병을 하는 동안 암이 재발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좀 덜 하며 지낼 수 있었다. 특히 불안해서 잠을 못 자는 일이 전혀 없었다.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 때 왜 내가 다른 환자들보다 덜 불안해했고 잠을 잘 잤으며, 위문하러 온 사람들을 만나면 앞장서 우스운 소리를 할 수 있었는지 되돌아본다. 그때마다의 결론은 다 하나님의 은혜였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믿음이 생기면 과거가 해석된다”고 하신 고 하용조 목사님 말씀이 생각난다.

2004년에는 교회가 장로 직분을 주셨다. 무자격자에게 넘치는 직분이었다. 그 덕분에 겉으로나마 교회를 통한 믿음 생활을 충실하게 하게 되었다. 장로 직분은 믿음이 부실한 나를 위한 하나님의 특별한 배려였던 것이다. 그러나 장로라고 저절로 믿음이 굳어지지는 않았다. 때때로 무엇을 어떻게 믿는 것이 믿음의 본질일까 확신이 서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 때 마침 “성격의 맥을 잡아라” 라는 시리즈 강의를 두 번 들을 수 있었다. 강사는 ‘수많은 별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일정한 궤도를 규칙적으로 돌고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별들을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요즘 방송을 보니 우주의 확장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도 빠르기 때문에 우리는 그 끝을 영원히 볼 수 없다고 한다. 

이런 일들은 조막만한 나의 도량(度量)으로는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절대자 즉 하나님의 역사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를 비롯한 사람이 어찌 그 크신 하나님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하나님은 ‘사람의 믿음을 위한 마지막 카드’로 하나님이자 사람이신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 주셨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을 보고 들을 수 있게 되었다. 할렐루야!

나이를 먹으며 조금씩 믿음이 선명해지는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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