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5일,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는 운영위원회를 열어 지난 7월 31일 발간된 ‘한국약학교육의 발자취(동명사)’의 출판을 자축하였다. 이 책에는 402페이지에 걸쳐 20개 약학대학을 정년퇴직한 교수 20분의 회고담 (인터뷰 형식)이 실렸다. 이날 자축연에는 이 사업을 지원한 대한약학회의 홍진태 전회장과 이미옥 현회장도 참석하였다. 나는 분과학회의 명예회장으로서 이 책의 머리에 다음과 같은 축사를 쓴 바 있다.
민속박물관에 가 보면 옛날에 흔하게 볼 수 있던 지게, 호미, 삽, 멍에나 등잔 같은 물건들이 ‘선조들의 유물’로까지 대접받아 전시되어 있음에 놀라게 됩니다. 구 세대에게는 눈길을 줄 필요도 없을 정도로 평범했던 이런 물건들이 얼마 지나지 않은 오늘날 이런 대접을 받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로부터 지금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물건들도 세월이 흐르면 귀중한 유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제가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의 물건들도 이미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교복, 정성분석 실습용 실험상자, 가리방, 철필(鐵筆), 등사기(謄寫機), 프린트물, 청사진(靑寫眞), 논문 발표 용 괘도(卦圖), 슬라이드, 빔 프로젝터, OHP 등 잠시 꼽아봐도 사라진 품목이 수십가지에 이릅니다. 추억이 서린 이런 물품들은 이미 웬만한 박물관에 가서도 만나보기 쉽지 않게 된 것이 현실입니다.
약계의 여러 선배님들의 행적도 기록으로 남은 것이 매우 드문 실정입니다. 저는 2020년 고 홍문화 교수님 평전(評傳)을 쓴 바 있는데, 이는 당대 최고의 명사(名士)이셨던 홍교수님이 후학들로부터 완벽(?)하게 잊혀지고 있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기 때문에 한 일이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약학사분과학회는 2014년 창립된 이래 2022년말까지 총 18회의 심포지엄을 개최하였고, 2018년부터 매년 ‘약학사회지’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저는 약학사회지의 창간사에서 “우리의 약학사 연구 현황은 연구의 첫 재료가 되는, 과거에 대한 기록과 자료의 집적(集積) 단계에서부터 매우 빈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늘 자료와 기록의 빈약함을 안타까워합니다. 그러나 둘러보면 우리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기록과 자료 수집을 소홀히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대목이 아닌가 합니다. 약학사분과학회는 이와 같은 반성에서 탄생된 학회입니다”라고 하며 모든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약학사분과학회는 고려나 조선시대 같은 먼 과거의 약학사를 연구함에 앞서 아직 증언을 해 줄 사람이 생존해 있는 최근세 및 현재의 약학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왔습니다. 이 책의 발간도 분과학회의 이러한 철학과 신조(信條)에 따른 것입니다.
이 책은 전적으로 약학사분과학회의 2대 회장인 김진웅 명예교수의 기획과 진두지휘로 발간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20개 약학대학의 원로 교수 한 분씩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각 인터뷰를 주선하고 내용을 정리하여 원고를 보내주신 각 대학 학장실의 협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비록 체제의 통일성에 부족함이 없지 않지만, 이 책은 세월이 지날수록 우리나라 근 현대 약학 교육의 역사 자료로써 그 가치를 더해 갈 것입니다. 일견(一見) 평범한 기록도 결코 그 끝이 평범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회고록이 지속적으로 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기록 남기기’ 작업이 교육 연구계를 넘어 범(凡)약계로 확산되기를 기원합니다.
끝으로 이 책의 발간 취지를 적극 이해하시고 물심 양면의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홍진태 대한약학회 회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약학사분과학회 명예회장 심창구
이 날 자축연에서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책이 매우 읽기 쉽고 예쁘게 편집되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정록 명예교수가 써준 제자(題字)도 책의 품위를 높여주었다. 이 책을 구독하고 싶으신 분은 김진웅 분과학회장에게 연락하시기 바란다.
2023년 9월 5일,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는 운영위원회를 열어 지난 7월 31일 발간된 ‘한국약학교육의 발자취(동명사)’의 출판을 자축하였다. 이 책에는 402페이지에 걸쳐 20개 약학대학을 정년퇴직한 교수 20분의 회고담 (인터뷰 형식)이 실렸다. 이날 자축연에는 이 사업을 지원한 대한약학회의 홍진태 전회장과 이미옥 현회장도 참석하였다. 나는 분과학회의 명예회장으로서 이 책의 머리에 다음과 같은 축사를 쓴 바 있다.
민속박물관에 가 보면 옛날에 흔하게 볼 수 있던 지게, 호미, 삽, 멍에나 등잔 같은 물건들이 ‘선조들의 유물’로까지 대접받아 전시되어 있음에 놀라게 됩니다. 구 세대에게는 눈길을 줄 필요도 없을 정도로 평범했던 이런 물건들이 얼마 지나지 않은 오늘날 이런 대접을 받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로부터 지금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물건들도 세월이 흐르면 귀중한 유물이 될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제가 학부와 대학원에서 공부하던 시절의 물건들도 이미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교복, 정성분석 실습용 실험상자, 가리방, 철필(鐵筆), 등사기(謄寫機), 프린트물, 청사진(靑寫眞), 논문 발표 용 괘도(卦圖), 슬라이드, 빔 프로젝터, OHP 등 잠시 꼽아봐도 사라진 품목이 수십가지에 이릅니다. 추억이 서린 이런 물품들은 이미 웬만한 박물관에 가서도 만나보기 쉽지 않게 된 것이 현실입니다.
약계의 여러 선배님들의 행적도 기록으로 남은 것이 매우 드문 실정입니다. 저는 2020년 고 홍문화 교수님 평전(評傳)을 쓴 바 있는데, 이는 당대 최고의 명사(名士)이셨던 홍교수님이 후학들로부터 완벽(?)하게 잊혀지고 있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까웠기 때문에 한 일이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약학사분과학회는 2014년 창립된 이래 2022년말까지 총 18회의 심포지엄을 개최하였고, 2018년부터 매년 ‘약학사회지’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저는 약학사회지의 창간사에서 “우리의 약학사 연구 현황은 연구의 첫 재료가 되는, 과거에 대한 기록과 자료의 집적(集積) 단계에서부터 매우 빈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늘 자료와 기록의 빈약함을 안타까워합니다. 그러나 둘러보면 우리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대한 기록과 자료 수집을 소홀히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대목이 아닌가 합니다. 약학사분과학회는 이와 같은 반성에서 탄생된 학회입니다”라고 하며 모든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약학사분과학회는 고려나 조선시대 같은 먼 과거의 약학사를 연구함에 앞서 아직 증언을 해 줄 사람이 생존해 있는 최근세 및 현재의 약학사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왔습니다. 이 책의 발간도 분과학회의 이러한 철학과 신조(信條)에 따른 것입니다.
이 책은 전적으로 약학사분과학회의 2대 회장인 김진웅 명예교수의 기획과 진두지휘로 발간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20개 약학대학의 원로 교수 한 분씩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각 인터뷰를 주선하고 내용을 정리하여 원고를 보내주신 각 대학 학장실의 협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비록 체제의 통일성에 부족함이 없지 않지만, 이 책은 세월이 지날수록 우리나라 근 현대 약학 교육의 역사 자료로써 그 가치를 더해 갈 것입니다. 일견(一見) 평범한 기록도 결코 그 끝이 평범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회고록이 지속적으로 발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기록 남기기’ 작업이 교육 연구계를 넘어 범(凡)약계로 확산되기를 기원합니다.
끝으로 이 책의 발간 취지를 적극 이해하시고 물심 양면의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홍진태 대한약학회 회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약학사분과학회 명예회장 심창구
이 날 자축연에서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책이 매우 읽기 쉽고 예쁘게 편집되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정록 명예교수가 써준 제자(題字)도 책의 품위를 높여주었다. 이 책을 구독하고 싶으신 분은 김진웅 분과학회장에게 연락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