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창립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가 발행하는 ‘약학사회지(藥學史會誌)’ 제5호가 지난 10월 발간됐다. 이번 5호에는 원보(原報) 2편, 단보(短報) 1편, 원로 녹취록 2편, 약학사 관련 회고 4편과 ‘약학사 관련 도서 소개’, ‘약학사 관련 국내 및 일본 논문 소개’, ‘회무 및 정보’ 등이 실려 있다. 이하에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1. 논문
(1)원보인 ‘1950년대 의약품 신문광고와 여성 의약 문화’(이영남, 충북대학교 명예교수)에는 의약품 구매나 소비에 소극적이었던 한국 여성이 일제강점기에서 1950년대 중반에 이르면서 적극적인 소비자로 바뀐 과정이 서술돼 있다.
(2)두번째 원보인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의 역사’(박혜영 이화여대 명예교수 외 2인)에는, 1945년 제1회 입학생을 모집한 이화여대 약학대학의 역사와 발전상이 소개돼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화여대 약대의 역사를 최초로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의미가 큰 논문이다.
(3)단보인 ‘천연물화학 연구의 개척자 우린근 박사’(이은방 서울대 명예교수)에는 1940년부터 서울대학교 생약연구소(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천연물과학 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연구소의 발전을 주도했던 고 우린근 교수의 공적이 실려 있다.
2. 녹취록
(1)첫 번째로 서울대 이상섭 명예교수의 ‘냉전기 동구권 학회 참석기’가 실려 있다. 1981년 불가리아에서 열린 학회에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참석한 이야기인데, 서울대 김진웅, 주승재 교수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이상섭 교수는 1954년 서울대 약대를 8회로 졸업한 원로이다. 이 녹취록은 약학사회지 제4권에 실린 고 손동헌 교수에 이어 두 번째로 실린 ‘약계 원로의구술사’이다.
(2)두번째는 ‘광복 후 혼란기에 학교를 지켜내다: 서정규 서울약학대학 4년제 제1회 졸업생의 회고’라는 제목의 녹취록인데, 심창구, 김진웅, 주승재 교수가 서정규 님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서정규 님은 1948년 서울약학대학 전문부를 제1회로 졸업한 후 1950년 다시 4년제 학부를 제1회로 졸업한 특이한 학력의 소유자이다. 이 녹취록에는 일제(日帝)로부터 광복 후 학교(사립 서울약학대학)의 혼란상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학교를 미군정에 팔아 넘기고 일본으로 도주하려 했던 일본인 교장 타마무시(玉蟲)에 맞서 당시 학생과 동문 등이 어떻게 학교를 지켜냈는가 하는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안타깝게도 서정규 님은 약학사회지 제5권 발간 도중에 작고하셨다.
3. 약학사 관련 회고
여기에는 (1)‘임상약학 도입 배경과 Pharm. D. 양성에 대한 소회’(김종국 서울대 명예교수) (2)‘한국 신농약1호, KH502의 개발 배경 및 과정’(황기준, 전북대 명예교수) (3)‘우리나라 약학교육 발전에 공헌한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설립 10년에 붙여’(문애리 덕성여대 교수) (4) ‘서울약학대학 전문부 졸업(1회)후 화공업계에 투신한 나의 아버지 김선봉’(김형순, 김선봉 님의 아들)의 글이 실렸다. 애통하게도 김종국 교수님도 이 글을 마지막으로 작고하셨다.
4. 약학사 관련 도서 소개
지난 1년간 국내에서 발간된 약학사 관련 도서 중 ‘한국약학교육협의회 10년’(한국약학교육협의회), ‘한국약제학회50년사’(한국약제학회),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장홍제), ‘도핑의 과학: 경기장을 뒤흔든 금지된 약물의 비밀’(최강),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전사(前史)’(심창구)등의 내용이 소개돼 있다.
5.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된 약학사 관련 논문 소개
국내 논문 3편과 일본 약사학회지에 실린 논문 1편의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6. 회무 및 정보
약학사분과학회 뉴스레터 8호를 전재(轉載)함으로써 분과학회의 올해 활동을 알 수 있게 했다.
7. 끝으로 분과학회의 정관과 ‘약학사회지’의 투고 규정이 실렸다.
제한된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발간된 약학사회지의 일독을 권고드린다. 아울러 약학사와 관련해 약계 제현의 투고 및 제언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