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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창구 교수의 약창춘추
<340> 홍문화 교수님과 손동헌 교수님
편집부
입력 2022-01-26 14: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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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021년) 6월 15일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손동헌(孫東憲) 교수님(1953년 중앙대 약대 입학, 1957년 제1회 졸업)께서 갑작스럽게 운명하셨다. 향년 91세. 손 교수님을 추모하며 내가 쓴 『대한민국 약학박사 1호 대하 홍문화』라는 책(2020년)으로부터 홍문화 교수님과 손 교수님 간의 인연을 발췌(拔萃)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중앙대학교는 1953년 피난지 부산에서 홍문화(경성약전 7회), 우린근(동 7회), 양형호(동 10회)의 3명에게 중앙대 약대를 신설하는 책임을 맡겼다. 당시는 전시(戰時)라 마땅한 교사(校舍)가 없어 학생들은 부산 송도에 있는 ‘승리장(勝利莊)’이라는 요릿집의 6조 넓이의 다다미 방에서 의자도 없이 수업을 받았다. 1953년 4월에 입학한 첫 신입생 40명이 강의를 받았다. 손동헌이 그 40명 중에 있었다.

홍 교수님은 1학년에게는 무기화학, 2학년에게는 무기제약을, 우린근은 정성분석화학을, 양형호는 유기화학을 강의하였다. 홍 교수님은 서울대 약대 조교수도 겸하고 있었다. 당시 손동헌은 홍 교수님의 실험 심부름을 해 드리는 등 홍 교수님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제자였다. 손동헌은 1학년부터 3년간 학도호국단 운영위원장을 맡은 학생들의 리더였다. 

1953년 4월부터 시작된 1학기 강의를 마치고 그해 9월 1일 중앙대학교도 서울로 환도(還都)하였다. 흑석동에 있던 미군 부대가 철수하면서 그 자리에 중앙대 캠퍼스가 조성되기 시작하였지만, 아직 임영신 총장의 개인 저택도 강의실로 사용해야 할 만큼 강의실 사정이 열악하였다. 시내에 별도의 자택이 있던 임 총장은 관악구 흑석동 산 10의 11에 있는 자신의 이층집 적산가옥(敵産家屋)을 홍 교수님에게 내어 주며 거기에서 강의하게 하였다. 이때부터 홍 교수님의 흑석동 거주 시대가 열린 것이다. 

중앙대는 임영신 총장의 노력으로 1954년경 미국 파이퍼(Pfeiffer) 재단으로부터 10만 달러를 기부 받아 1956년에 1,400평 면적의 4층 건물(파이퍼 홀)을 준공하였다. 그리고 남은 돈으로 약대 교수 두 명을 1년간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게 되었다. 이 때 당시 중앙대 약대 학장이던 고주석 박사와 홍 교수님이 선발되었다. 홍 교수님은 퍼듀대학교 약대에서 1년간 물리약학의 창시자이자 대가(大家)인 마틴(Alfred N. Martin) 교수의 지도로 ‘입자학(粒子學)’을 연구하여 논문을 완성하고 1956년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때 손동헌은 유학 중인 홍교수님에게 편지도 자주 보냈다고 한다.  

1년 후 홍 교수님은 화물선을 타고 약 두 달에 걸친 항해 끝에 1956년 11월 16일 부산항에 내려 경부선 기차를 타고 그날 저녁에 서울역에 도착하였다. 서울역에는 서울대 약대의 나운용, 김신근, 이상섭 등 조교들, 허백, 지형준, 조항연, 백덕우 등 학도호국단 간부들, 그리고 김조형, 이은방을 비롯한 학생 대표 등 총 40~50명의 학생이 플랫폼에까지 들어가 홍 교수님을 영접하였다.  

손동헌을 비롯한 중앙대 약대 학도호국단 간부들도 환영을 나갔다. 그런데 기차가 도착했을 때 누가 먼저 꽃다발을 드리느냐 하는 문제로 서울대와 중앙대 학생들 간에 가벼운 승강이가 있었다. 이는 당시 홍 교수님이 서울대와 중앙대 두 대학의 교수를 정식으로 겸하고 있어서, 두 학교 학생들이 서로 홍 교수님을 자기 학교 교수님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꽃다발은 서울대 학생 대표가 먼저 드렸다고 한다. 

홍 교수님은 귀국 후 고심 끝에 중앙대 교수직을 포기하고 서울대 교수직을 선택하셨다. 그때 한 사람이 두 대학의 교수를 겸할 수 없도록 문교부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홍 교수님이 귀국하였을 때, 중앙대 약대 학생들이 명동의 신세계 백화점 5층에 있는 강당에서 귀국 환영회를 열었다. 그때 홍 교수님이 ‘케 세라, 세라(Que Sera, Sera)’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때부터 그 노래가 학생들 사이에 유행되었다고 한다.
홍문화와 손동헌, 두 선생님을 회상할수록 존경과 추모의 정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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